의사들이 쓴 글씨를 일반인이 못 알아보는 이유… 그것 때문이라니 정말 놀랍네요
2020-12-04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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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차트 속 글자의 정체는 그레그 속기법
중간 모음 생략 등 빠른 필기 위해 개발돼

의사들이 진료 차트에 쓰는 글씨를 환자들이 알아보지 못하는 이유가 뭘까.
지난해 12월 온라인 커뮤니티 루리웹에 '사람들이 의사들 글씨를 못 알아보는 이유'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의사가 쓴 것으로 보이는 의미 모를 글자의 뜻을 약사인 형에게 물었다.
형은 곧바로 'Paraqcetamol'(해열제의 일종인 파라세타몰)이라고 답해 동생을 놀라게 했다.

그러자 한 누리꾼이 '의학 용여 표기법'을 소개했다.
표에는 그레그 속기법으로 사용하는 글자와 그 뜻이 담겼다.
속기법이란 글자·단어·어구 대신 기호나 약어를 사용하는 빠른 필기법이다.

이 가운데 의학계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그레그 속기법은 존 로버트 그레그(John Robert Gregg)가 1888년에 개발한 것이다. 소리에 따라 글자의 형태와 길이가 정해지는 자질 문자 체계로 이뤄졌다.

빠른 표기를 위해서 첫 번째나 마지막에 오지 않는 모음은 생략되기도 하며 발음이 유사한 문자 역시 대체될 수 있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최근에 들어서는 의료 차트도 점차 전산화하는 까닭에 속기법이 과거만큼 많이 사용되진 않는다.
이러한 사실을 몰랐던 과거에는 국내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의사들 스스로 우월감을 드러내는 행위라며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환자들이 진료 기록을 알아보지 못하도록 함으로써 자신들의 설명을 전적으로 믿게 하려는 의도라는 것.
해당 게시물을 접한 누리꾼들은 "가끔 자기들끼리도 못 알아봐서 의료사고 터졌다는데" "내가 아는 의사들 말로도 통용기호라고 하더라" "애초에 과마다 표기가 의미하는 게 다르기도 하고 요즘에는 전자 차트를 써서 의사들도 모른다" "예전에 의사 선생님이 영어 기호라고 했었을 때 안 믿었는데 진짜였네"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