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들을 위한 99만9000원짜리 룸살롱 세트메뉴가 출시됐습니다"
2020-12-09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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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검, 접대받은 검사 2명 불기소 처분
'96만원 술접대는 청탁 아냐'에 비난 폭발

8일 서울남부지검 검사 향응·수수 사건 전담팀(부장검사 김락현)에 따르면 현직 A검사, 김 전 회장, 검찰 출신 B변호사를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하지만 이날 술접대 장소에 동석한 다른 현직 검사 2명은 불기소 처분했으며 향후 감찰(징계) 관련 조치가 있을 예정이다.
이들은 지난해 7월 18일 오후 9시 30분께부터 서울 강남구 모 유흥주점에서 김 전 회장으로부터 술과 향응을 제공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A검사를 제외한 다른 검사 2명은 당일 밤 11시께 이전에 귀가했고, A씨는 다음날 오전 1시께까지 남아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당시 향응수수액이 총 536만원이라고 판단했다. 이 가운데 55만원은 밤 11시 이후 발생한 비용(밴드·유흥접객원 추가 비용 등)으로 적용했다.
이에 따라 불기소 처분된 검사 2명을 포함한 총 5명의 밤 11시께까지의 향응수수액은 481만원이 된다. A씨를 포함한 검사 3명, 김 전 회장, B변호사의 향응수수액은 각 96만원 가량인 셈이다.
즉, 검찰은 밤 11시께 귀가한 검사 2명의 경우 청탁금지법 기준을 초과하는 향응가액(100만원 이상)이 아니라고 보고 불기소 처분한 것이다.
청탁금지법(김영란법) 제8조(금품 등의 수수금지)는 공직자 등은 직무 관련 여부 및 기부·후원·증여 등 명목에 관계없이 동일인으로부터 1회에 100만원 또는 매 회계연도에 300만원을 초과하는 금품 등을 받거나 요구 또는 약속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 전 회장 측은 "김 전 회장은 접대자에 불과해 검사 3명과 B변호사 총 4명으로 술값을 나눠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전날 이번 수사와 관련해 '검찰시민위원회'(시민위)를 소집, '검사 술접대' 의혹 사건과 관련한 기소 대상과 범위 등에 대한 시민들의 의견을 접수했다.
그 결과, 시민위도 밤 11시께 이전에 귀가한 검사 2명의 경우 향응수수액이 100만원 미만이라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다수 시민은 이 같은 법원의 판결에 대해 어처구니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 시민은 "정말 기적의 계산법이다. 접대한 사람까지 향응 대상에 포함하는 게 말이 되냐"면서 "이런 X놈들이 범죄자 집단하고 뭐가 다른가"라며 비판했다.
또 다른 이 역시 " 전형적인 제 식구 감싸기네. 이래서 검찰개혁이 필요하다. 윤석열 총장이 다시 조사해서 잡아넣어야 한다. 추미애가 좀 무식하게 일 처리를 하는 게 눈에 거슬렸지만 왜 그랬는지 감이 온다"고 지적했다.

이외에도 "4만원 빼느라 욕 봤네" "다들 99만원까지 접대받자" "대한민국 검사의 현실이 참으로 어둡네" 등 이번 판결에 대한 부정적인 반응이 다수 있었다. 일부 눌꾼은 검사들을 위해 99만9000원짜리 룸살롱 세트메뉴가 출시됐다는 룸살롱 패러디 광고 홍보물을 만들어 검찰 비난에 가세했다.
특히 김영란법은 3만원 이상이면 위법인데 왜 100만원에 육박하는 향응을 받고 기소되지 않느냐고 의아해 하는 누리꾼들도 많았다.
실제로 같은 법 시행령 17조에는 사교·의례 등 목적으로 제공되는 '음식물(식사·다과·주류·음료 등)'의 수수 한도를 3만원으로 책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사안은 음식물이 아니라 금품으로 적용돼 100만원 미만을 기준으로 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앞서 김 전 회장은 지난 10월 16일 공개된 첫번째 옥중편지를 통해 지난해 7월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유흥업소에서 A변호사와 검사 3명에게 1000만원 어치의 술접대를 했고, 이중 한 명이 라임 사태 수사팀에 합류했다고 주장했다.
라임 사태는 2019년 7월 라임자산운용이 코스닥 기업들의 전환사채(CB) 등을 편법 거래하면서 부정하게 수익률을 관리하고 있다는 의혹에서 시작돼 10월 라임자산운용이 운용하던 펀드에 들어있던 주식 가격이 하락하면서 펀드런 위기에 몰리자 결국 환매중단을 선택한 사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