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노예냐!” 들고 일어서자… 이케아 “그러면 식대 500원 올려줄게”

2020-12-17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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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케아코리아 조합원 800명 24일부터 파업 진행
사측에 의무휴업일 보장, 임금체계 개편 등 요구

이케아코리아 노조원들이 17일 오전 경기도 광명시 이케아 본점 앞에서 동종업계 평균 수준 노동환경 제공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파업을 선포했다. / 이케아코리아 노동조합
이케아코리아 노조원들이 17일 오전 경기도 광명시 이케아 본점 앞에서 동종업계 평균 수준 노동환경 제공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파업을 선포했다. / 이케아코리아 노동조합

직원들이 "우리가 노예냐!"라고 항의하고 나서자 이케아코리아는 답했다. "그러면 식대 500원 올려줄게."

이케아코리아 노조원들이 17일 오전 경기도 광명시 이케아 본점 앞에서 동종업계 평균 수준의 노동환경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파업을 선포했다. 최소한의 요구안마저 거부하는 회사를 상대로 '전쟁'을 선포한 것이다.

이케아 노조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쟁의에 돌입하자 이케아는 불법과잉대응으로 조합원들의 쟁의행위를 방해했고 허위사실유포, 명예훼손으로 노동조합 흠집내기에 혈안이 됐다"며 "지난 50여일 투쟁기간 동안 이케아 노동자들의 핵심 요구는 최소한이었다. 이마저도 수용할 수 없다는 이케아와 경영진에 대해 전체 직원들은 분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케아코리아 조합원 800명은 오는 24일부터 이케아 광명점·기흥점·이케아 고양점·CSC콜센터 등에서 파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다만 코로나19가 확산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해 집회 등 집합모임의 형식이 아닌 다양한 방식의 파업투쟁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박혜현 마트노조 이케아지회 기흥분회장은 규탄 발언문을 통해 "고객은 사람이고 직원은 노예냐, 저는 묻고 싶다"며 "잠정 합의했던 내용도 다 수정하고 기껏 내민다는 게 식대 500원 추가 지원하겠다는 제안이다. 노예 취급도 모자라서 이제 거지 취급까지 당하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자료제공=이케아코리아 노동조합
자료제공=이케아코리아 노동조합

박혜현 기흥분회장은 "한국 노동자를 끝까지 기만하면서 겉으로는 많은 사람을 위한다며 위선을 일삼는 이케아를 800명 조합원의 준엄한 목소리로 강력히 규탄한다"고 했다.

이케아 노조는 지난달 3일 쟁의돌입 기자회견을 하고 쟁의돌입을 선포했다. 그리고 하루 뒤인 4일 노동조합 지침에 따라 조합원들이 등벽보를 부착했다. 하지만 사측이 등벽보를 부착한 조합원에 대해 등벽보 제거를 지시하고 부서 이동근무, 비조합원과 격리 등의 조치를 진행했다고 노조 측은 주장했다.

이케아 노조는 현재 의무휴업일 보장, 일 최소 6시간 이상 근무, 출근 사이 14시간 휴식 보장, 임금체계 개편(기본급동결, 직무수당, 근속수당, 주말수당, 상여금신설), 명확한 해고기준마련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케아코리아 관계자는 "쟁의권은 직원과 고객의 안전 및 건강을 최우선시하며 이케아를 찾아주시는 고객의 쇼핑경험에 영향을 최소화하는 범위 내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며 "이케아는 앞으로도 노동조합과 진정성 있는 대화를 통해 건전한 노사관계를 구축하고, 고객의 쇼핑경험에 영향이 없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케아코리아는 기본적으로 식대가 조식 1500원, 중·석식이 2500원으로 저렴하고 양질의 식사를 직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며 "노동조합 역시 하루 빨리 대화와 협상의 장으로 복귀해 노사 모두에게 안정적이고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교섭에 임할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home 이지은 기자 story@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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