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치겠어요, 코로나19에 걸린 뒤로 커피가 시궁창 물처럼 느껴져요'

2020-12-29 15:19

add remove print link

코로나19 바이러스 후각 조절 신경과 밀접한 관련 있는 듯
치약서 휘발유 냄새, 마늘서 젖은 개 냄새… 심지어 없는 냄새까지 맡는 사람도

글과 관련 없는 언스플래시 자료사진입니다.
글과 관련 없는 언스플래시 자료사진입니다.
코로나19 환자 중 일부가 완치 후에도 수개월째 후각 이상으로 고통을 호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바이러스가 감각을 왜곡해 커피 향기가 자동차 매연처럼 느껴지고 치약의 맛이 휘발유처럼 느껴진다는 것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후각을 조절하는 신경과 특히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으로 보인다.

28일(현지시각) 데일리메일 등 영국 언론에 따르면, 두 아이의 엄마인 사라 고비에르(44)는 지난 5월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돼 후각을 잃었다. 그는 “모든 음식에서 썩는 냄새가 난다“고 했다.

고비에르는 고기에서 비누나 향수의 맛이 나고, 치약에선 민트보다 가솔린 맛이 더 나며, 커피에선 자동차 매연이나 담배 연기 냄새가 난다고 밝혔다. 그는 “커피는 맛이 끔찍하고 치약으로 이를 닦는 것은 마치 가솔린으로 양치하는 것 같은 느낌”이라며 “매우 불쾌하다”고 말했다.

그녀는 마늘과 양파에선 젖은 개와 고인 물을 섞은 것을 생각나게 하며, 초콜릿 케이크는 맛이 너무 좋지 않아서 뱉어내야 한다고 밝혔다.

런던에 사는 은행원 다니엘 사베스키(24)는 지난 3월 코로나19에 감염된 후 2주 동안 미각과 후각을 잃었는데 회복된 뒤로도 착후(실제로는 냄새가 안 나는데도 난다고 느끼는 후각 이상)에 시달리고 있다. 강한 쓰레기통 냄새, 무언가 타는 냄새, 유황이나 토스트 냄새 등으로 인해 우울증과 식욕부진을 겪고 있다.

린 코베트(52)도 코로나19에서 회복된 뒤에 대부분의 음식에서 역겨운 냄새를 맡는다. 휘발유처럼 참을 수 없는 냄새가 나는 까닭에 커피를 끊을 정도가 됐다.

이에 대해 니르말 쿠마르 영국이비인후과의사협회장은 스카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영국 전역에서 장기간 후각 상실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들 중 일부가 역겨운 냄새를 맡는 착후 증상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과학자들은 코로나19에서 회복됐음에도 냄새를 제대로 맡지 못하거나 실제로는 나지 않는 냄새를 맡는 것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후각을 조절하는 신경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방증으로 여기고 있다. 뇌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메커니즘인 신경전달물질에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일부 환자가 환각, 수면장애, 청력 변화 등의 증세를 보이는 것으로 이 때문으로 해석되고 있다. 다만 대부분이 결국 정상적인 후각을 회복할 것으로 보고 있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NewsCha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