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를 짐칸에 방치”…동물학대 의심받던 택배기사, 반전글 올려 반응 터졌다

2021-01-11 11:51

add remove print link

'동물학대' 의심 받던 택배기사
해명 글 작성하자 누리꾼들 응원 메시지 보내

동물학대를 의심 받던 택배기사가 반전 글을 올렸다.

지난해 12월 한 누리꾼이 네이트판에 "택배기사가 강아지를 짐칸에 홀로 둬서 방치하고 있다"라며 동물학대를 주장하는 글을 올렸다.

동물학대 의심을 주장한 사진 / 이하 네이트판
동물학대 의심을 주장한 사진 / 이하 네이트판

이는 온라인 커뮤니티 개드립을 비롯한 많은 SNS 등에 퍼져 논란이 일었다.

이 글이 주목받자 지난 2일 동물학대 당사자로 지목된 해당 택배기사는 "반려견과 함께하는 택배기사입니다"라는 글을 작성하며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반려견과 함께하는 택배기사입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서울시 강동구 성내1동 cj대한통운 택배기사 입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올 한해도 무탈 하시길 기원합니다. 저는 글쓰는 재주도 솜씨도 없어 그간 이곳에 글을 써보려 했지만 권한이 없어 미루었다가 오늘에서야 큰 마음 먹고 인사 드립니다. 우선...
네이트판

CJ대한통운 택배기사라고 밝힌 택배기사 A 씨는 "우선 저와 저의 반려견으로 물의를 일으킨 점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라며 "저의 반려견은 올해로 열 살 말티즈이고 이름은 경태입니다"라고 소개했다.

A 씨에 따르면 경태는 2013년 장마철 집 앞 주차장 화단에서 발견된 유기견이었다. 당시 피부병 때문에 몸 털이 하나도 없었고 온몸이 사람에게 받은 물리적 타격으로 골절상태를 보이기도 했다.

A 씨는 "심장 사상충 말기 상태로 지금 당장 죽어도 이상하지 않을 그런 상태인 아이였다"라며 "저는 강아지나 고양이에게 큰 애정이 없던 사람이었지만 우리 경태를 만난 후 인생이 바뀐 사람입니다"라고 밝혔다.

A 씨가 공개한 2013년 퇴원 당시 경태
A 씨가 공개한 2013년 퇴원 당시 경태

'동물학대 주장'에 대해 A 씨는 "저의 반려견은 제가 없는 공간에서는 24시간이든 48시간이든 아무것도 먹지도 바라는 것 없이 짖고 울기만 한다"라면서 "분리 불안 증상을 보이는 경태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택배 배송 중에만 탑 칸에 넣어뒀다"고 설명했다.

A 씨 속사정을 전해 들은 해당 게시글 속 누리꾼들이 응원 메시지를 보내자 지난 9일 A 씨는 "지난주 작성한 저의 글 하나로 너무 많은 격려와 응원을 받았다"며 두 번째 글을 게재했다.

A 씨는 "저희의 사연 때문인지 왔다 갔다 할 때 경태를 지켜주시는 분들이 종종 계셔서 감사하면서도 죄송하다"라며 "많은 생각을 하고 제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라고 고마움을 전했다.

그러면서 '경태'라는 이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A 씨는 "처음 이름은 흰둥이었고, 병원 치료 과정에서 당시 수의사 선생님과 상의하여 최대한 정감 가는 사람 이름으로 조언받아 지은 이름이 경태다"라고 설명했다.

사연 이후 경태를 만난 시민이 게재한 사진
사연 이후 경태를 만난 시민이 게재한 사진
A 씨가 공개한 경태 최근 모습1
A 씨가 공개한 경태 최근 모습1
A 씨가 공개한 경태 최근 모습2
A 씨가 공개한 경태 최근 모습2

11일 해당 게시글 속 누리꾼들은 "경태 너무 천사같이 예쁘다", "강아지는요...그냥 주인이랑 같이 있는 게 제일 좋대요", "뒷이야기 감사합니다", "경태랑 늘 건강하고 행복하세요" 등 뜨거운 반응을 보냈다.

두 번째 해명글 속 댓글 창 캡처
두 번째 해명글 속 댓글 창 캡처
반려견과 함께하는 택배기사 두번째 글 입니다 안녕하세요 경태 아부지 두번째 글 입니다.^^ 이번 폭설로 가정에 아무런 탈 없으신지 매우 궁금합니다. 저와 경태는 무슨 일인지 평소보다 더 행복한 일상을 보내고 있습니다. 지난주 작성한 저의 글 하나로 너무 많은 격려와 응원을 받고 그저 평범했던 저희가 이렇...
네이트판

home 김용찬 기자 story@wikitree.co.kr

NewsCha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