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가 막힌다…” 심각한 수준이라는 시골 '텃세' (+영상)

2021-01-13 22:19

add remove print link

시골 텃세 다룬 EBS 다큐멘터리, 재조명
“식수 공급도 안 해줘”

부푼 꿈을 안고 귀촌을 했지만 이른바 '시골 텃세'가 기다리고 있었다.

13일 유튜브 채널 'EBSDocumentary(EBS 다큐)'에는 '아름다울 줄만 알았던 시골 생활, 돌이킬 수 없는 상처로 남은 귀촌 귀촌하는 이주민과 원주민의 갈등 '시골 텃세'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해당 영상은 지난 2019년 9월 12일 EBS '다큐 시선'의 '보이지 않는 울타리 시골 텃세' 방송분 일부를 편집한 것이다.

영상에서는 아름다운 풍경으로 한 해 70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찾는 남해 한 마을에 거주하는 귀촌인 이승환 씨의 이야기가 소개됐다.

이하 EBS '다큐 시선'
이하 EBS '다큐 시선'

도시에서 건축업을 했던 그는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고자 연고도 없는 이곳으로 20년 전 이사를 왔다. 이승환 씨는 1995년부터 2012년까지 마을에서 주민들과 문제 없이 생활했다.

하지만 그에게 마을은 돌아갈 수 없는 상처로 얼룩진 공간이 돼버렸다. 바로 몇년전 마을에서 쫓기듯 1.5km 떨어진 외진 곳으로 이사를 와야만 했기 때문이다.

사연은 마을 이장이 바뀌면서부터 시작됐다. 마을에서 아무 문제 없이 잘 살고 있던 이승환 씨는 "이장은 갑자기 선대가 이곳에 살지 않는 '객지인'이라며 주민들과 차별을 두기 시작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동안 한 푼도 내지 않았던 마을 공동 시설물 이용료를 한 달에 12만원을 내라고 하더라"라며 "이 돈은 원주민들은 한 사람도 안 낸다. 자기네들은 안 내면서 객지 사람만 내라고 하는거다"라고 전했다.

특히 이승환 씨가 마을 자치 규약 중 가장 부당하게 여긴 항목은 바로 '마을 주민 기준'이었다. 그는 "영업이나 휴양을 목적으로 이 마을에 살면 주민이 안 된다고 하더라"라면서 "이 마을에 20여년을 넘게 살았는데 나는 주민이 아닌 셈"이라며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식수를 안 대줘서 1.3km 밖에 있는 생활 용수 계곡물을 받아 쓰고 있다. 이 물은 사람이 먹는 물이 아니다. 침전물이 많아서 걸러서 쓰고 있다"라고 말해 보는 이를 놀라게 했다.

이에 마을 관계자는 제작진과의 통화에서 "마을에 무슨 일이 있으면 동참을 하고 이렇게 해야 하지 않느냐. 그래야 마을 주민이 된다. 마을 규약에도 청소나 풀베기를 할 때 다 나와서 해줘야 한다. 시골에 있는 사람들 눈높이를 맞춰줘야 하지 않느냐. 그래야 마을 주민들하고 동화가 되서 같은 주민의 역할이 되지 않겠느냐. 처음에 왔던 펜션업자들 80%는 다 돌아갔다. 그런 사람들하고 어떻게 같이 살 수 있겠느냐"라며 나름의 입장을 밝혔다.

물 공급 관련 문제에 대해서는 "그 부분은 우리가 의도한 게 아니다. 수도사업소나 군청에서 관리한다. 한쪽에서 물을 많이 가져가면 우리는 농사를 못 짓는다"라고 설명했다.

행정 기관의 미온적인 태도에 이승환 씨는 24년간 '이방인'으로 살았던 마을을 떠나겠다며 "아쉬운 것도 없고, 이 사람들과 싸워서 이길 수도 없고 지금은 이곳에 들어온 것을 후회한다"라고 털어놓았다.

유튜브, 'EBSDocumentary(EBS 다큐)'
home 김유표 기자 story@wikitree.co.kr

NewsCha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