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인 사생활 동영상이 유출되는 과정을 알려드립니다" (feat. 중고폰)

2021-01-15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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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을 중고로 팔면 절대 안 되는 이유' 글 화제
공장초기화 작업 반복해서 데이터 복구 못하게 해야

뉴스1 중고 휴대폰 자료사진(왼쪽)과 픽사베이 자료사진을 합했습니다.
뉴스1 중고 휴대폰 자료사진(왼쪽)과 픽사베이 자료사진을 합했습니다.
‘휴대폰을 중고로 팔면 절대 안 되는 이유’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왜 휴대폰을 중고로 팔아선 안 된다고 한 것일까. 글쓴이는 은밀한 사생활을 담은 동영상이 유출될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글쓴이는 뽐뿌에 올린 글에서 “인터넷 성인 사이트에 들어가면 ‘일반인 유출’ 등의 키워드로 돌아다니는 영상들이 있는데 그런 영상이 어떻게 나온 건지 알면 앞으로 휴대폰을 중고로 팔 수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반인 성관계 영상을 당사자가 직접 유출할 가능성이 있을까? 유출하면 양측 다 골치아파지는 건 마찬가지다. 그 중 직접 유포하는 사례는 거의 없다. 그런데 어떻게 유출될까”라면서 “바로 폐하드디스크와 폐휴대폰을 통해서다”라고 밝혔다.

“사람들은 대부분 휴대폰을 중고로 팔거나 버릴 때 초기화를 한 번만 합니다. 하드디스크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드디스크는 빠른 포맷이 아닌 느린 포맷(하드디스크 전체 값을 0으로 초기화)를 하더라도 복구가 가능합니다. 실수로 포맷한 하드를 O정보시스템 같은 곳에 가져가면 거액을 받고 복구해주기도 하는데 그게 가능한 걸 보면 아시겠죠?”

그는 “이론적으로 하드디스크가 복원 불가능하도록 완전히 지우려면 일곱 번 정도 완전 포맷을 해야 한다. 그런데 일반인 중에 이런 식으로 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했다.

글쓴이는 “업자들은 폐하드를 수거해 데이터를 복원한 뒤 그 안에 있는 자료들 중 돈이 될 만한 자료들을 골라낸다”라면서 “만약 일반인 성관계 영상이 포함돼 있다면 그걸 유포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마찬가지로 스마트폰도 초기화 후 중고폰으로 판매해도, 업자가 프로그램을 쓰거나, 일부 경우 특수 장비를 쓰면 원래 있던 영상이나 사진 파일 정도는 복원할 수 있다”며 “이렇게 복원해 영상이 있으면 유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런 이유 때문에 휴대폰이든 하드디스크든 중고로 파는 건 절대 비추”라며 “이런 사실도 모른 채 그냥 생각없이 다 쓴 휴대폰을 초기화하면 안전하다고 생각해 파는 분들을 보면 안타깝다”며 “저는 다 쓴 휴대폰은 무조건 두 동강으로 박살 내고 일반 쓰레기로 버린다. 일반쓰레기로 버리면 쓰레기 처리장에서 태워버리니 완전히 안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삼성전자에 직접 문의 글을 넣어봤다. 서비스센터에 가져오면 프로그램으로 완전 초기화를 해주기는 하지만 그래도 특수 장비를 사용하면 복원이 아예 안 된다고는 못한다는 답을 받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글을 읽은 누리꾼들은 중고 휴대폰의 데이터를 살리는 것이 가능한지 불가능한지를 놓고 옥신각신했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가 도난, 분실된 스마트폰을 밀수출한 일당 21명을 검거해 압수한 스마트폰들. (2014년 뉴스1 자료사진)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가 도난, 분실된 스마트폰을 밀수출한 일당 21명을 검거해 압수한 스마트폰들. (2014년 뉴스1 자료사진)

그렇다면 글쓴이의 주장은 사실일까. 스마트폰에서 단순히 파일을 지우는 것만으로는 데이터를 완전히 삭제할 수 없다. 그러기에 중고로 휴대폰을 팔려면 공장 초기화 작업을 반복해 데이터 복구 가능성을 낮춰야 한다. 문제는 이론적으로 디지털 포렌식 기법을 통해 데이터를 살려낼 수는 있드는 점이다. 실제로 인도네시아, 태국 등에 있는 전문 포렌식 업체들이 중고 휴대폰의 데이터를 복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공장 초기화를 진행할 경우 복구가 대단히 어려운 것만은 사실이다.

이상진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장은 2019년 조선일보 인터뷰에서 "구형의 2G(2세대 이동통신)폰 정도가 아니라면 대부분의 스마트폰은 공장초기화만으로도 복구가 불가능하다"고 했다. 강구민 성균관대 과학수사학과 초빙 교수는 같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공장초기화를 한 번만 해도 충분하지만 정 불안하면 여러 번 하면 된다"고 했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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