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정희·백건우 부부, 북한에 납치될 뻔하다가 극적으로 탈출했었다

2021-02-08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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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보다 영화 같은 삶을 살았던 부부
백건우 “윤정희 방치 의혹, 사실무근”

1956년부터 전 세계 음악계를 누비며 활발한 활동을 벌였던 피아니스트 백건우. 그는 최근 “치매에 걸린 아내를 방치했다”는 의혹을 받으며 논란에 휩싸였다. 그는 이러한 의혹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며 단호히 입장을 밝혔다.

피아니스트 백건우. / 이하 뉴스1
피아니스트 백건우. / 이하 뉴스1

의혹의 시작은 그의 아내이자 1967년부터 활발히 활동했던 배우 윤정희와 관련, 청와대 국민청원 및 온라인 커뮤니티에 누군가 올린 게시물이 그 발단이었다. 게시물을 올린 이는 백건우와 그의 딸 백진희가 현재 알츠하이머와 당뇨로 투병 중인 윤정희를 방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지난 7일 백건우 공연기획사 빈체로는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 및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당사 아티스트인 피아니스트 백건우와 그분의 딸인 백진희에 대해 허위사실이 유포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해당 내용은 거짓이며 근거 없는 주장이다”라며 “2019년 5월 1일 윤정희가 파리로 돌아가며 시작된 분쟁은 2020년 11월 파리고등법원의 최종 판결과 함께 항소인의 패소로 마무리됐다”라고 설명했다.

공연기획사 빈체로가 언급한 ‘분쟁’은 윤정희의 친정 가족들과 백건우가 2019년부터 아픈 윤정희의 ‘성인 후견인’ 자리를 놓고 벌인 법적 분쟁을 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분쟁은 지난해 11월 프랑스 파리 고등법원에서 백건우의 승소로 끝났다. 백건우가 승소한지 3개월 뒤 “백건우가 아내를 방치했다”는 해당 국민청원이 올라온 것이다.

빈체로는 이어 “백건우와 윤정희는 (중략) 가족과 가까이서 친밀하게 지낼 수 있는 환경인 백진희의 아파트 바로 옆집에서 백건우 가족과 법원에서 지정한 간병인의 따뜻한 돌봄 아래 생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빈체로는 “현재 윤정희는 안락하고 안정된 생활이 필요하다. 공인이라는 이유 하나로 개인사가 낱낱이 공개되는 상황은 원치 않는다”며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바탕으로 작성된 악의적인 게시글의 무분별한 유포 및 루머 재생산, 추측성 보도 등 아티스트와 아티스트 가족의 인격과 명예를 훼손하는 모든 행위를 더 이상 삼가시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배우 윤정희.
배우 윤정희.

윤정희·백건우 부부의 근황이 알려지면서 둘이 과거에 겪은 사건이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어렸던 딸을 비롯해 이 부부의 일가족은 구 유고슬라비아(현 크로아티아)에서 북한 공작원에 의해 납치될 뻔한 적이 있다.

1977년 유고슬라비아 여행 당시 납북 위기에서 탈출한 윤정희·백건우 부부. / 연합뉴스
1977년 유고슬라비아 여행 당시 납북 위기에서 탈출한 윤정희·백건우 부부. / 연합뉴스

1972년 독일에서 처음 만나 1976년 파리에서 결혼식을 올린 윤정희·백건우 부부. 이들은 결혼 1년 만인 1977년 백건우가 평소 극진히 모시던 화가 이응로의 부인, 박인경의 권유로 그 당시 공산권 국가였던 유고슬라비아 여행을 떠났다.

그러나 여행 도중 수상한 낌새를 느끼고 북한의 납치 움직임을 파악한 두 부부는 재빨리 택시에 올라타 미국 영사관에 도착했다.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서였다. 일가족은 그 당시 영사관 직원이었던 크리스텐슨의 도움으로 무사히 탈출하여 파리에 돌아올 수 있었다.

이처럼 영화 같은 삶을 살았던 윤정희·백건우 부부. 백건우는 지난해 11월 신영균예술문화재단이 주최한 ‘아름다운 예술인상’ 시상식에서 윤정희를 대신해 ‘공로예술인상’을 받기도 했다.

윤정희·백건우 부부의 모습.
윤정희·백건우 부부의 모습.

이날 백건우는 “귀한 공로상을 받는 이날, 윤정희는 영화의 나라 프랑스에서 가족들과 좋은 친구들의 보살핌으로 평화롭고 평안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라며 아내를 보살피는 심정을 소감으로 말했다.

home 황찬익 기자 story@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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