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둥이 선수들의 총 연봉은 10억원… 그런데 김연경의 연봉이 3억5000만원
2021-02-16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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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 선수 통틀어 역사상 가장 뛰어난 배구선수 김연경
해외서 20억원 받으며 활약하다 한국서 헐값 희생 계약
김연경은 역사상 최고의 여자배구 선수로 꼽히는 선수다. 가는 팀마다 100년 만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선수라는 찬사를 받을 정도로 세계 정상급 기량을 자랑한다. 실제로 김연경은 한때 전 세계 남녀 배구 선수 중 가장 고액의 연봉을 받은 바 있다. 기라성 같은 남자 선수들을 제치고 연봉 1위를 차지한 데서 김연경의 위상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다. 배구계에서 김연경이 차지하는 위치는 축구계에서 리오넬 메시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차지하는 위치 이상이다. 한마디로 살아 있는 전설이라고 칭해도 무방하다.
여자배구가 남자배구는 물론 남자농구의 지위까지 위협할 정도로 급성장한 데는 김연경의 힘이 컸다. 그만큼 상징적인 선수가 김연경이다.

김연경은 유럽 리그에서 20억원 안팎의 연봉을 받았다. 그런데 지난해 국내 복귀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흥국생명과 옵션 없이 연봉 3억5000만원에 합의했다. 김연경의 희생이 빛났다. 소속팀이 연봉으로 지급할 수 있는 총 금액 23억원 가운데 자신 몫을 3억5000원으로 낮췄다. 덕분에 흥국생명은 나머지 예산을 선수들의 연봉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됐다.
문제는 학교폭력으로 물의를 빚은 이재영·이다영 자매보다 김연경의 연봉이 낮다는 것이다. 흥국생명은 지난해 4월 올 시즌을 앞두고 자유계약(FA) 신분을 얻은 이다영을 계약기간 3년에 연봉 3억원, 인센티브 1억원의 조건으로 데려왔다. 이재영은 계약기간 3년에 연봉 4억원, 인센티브 2억원의 조건으로 팀에 잔류했다. 연봉과 인센티비 액수를 합하면 김연경이 이재영·이다영 자매보다 적은 돈을 받는 셈이다. 물론 이재영·이다영 자매의 기량도 훌륭했다. 하지만 실력으로 보나 상징성으로 보나 김연경과 같은 레벨의 선수들은 아니라는 데 배구계는 물론 배구 팬들의 의견이 일치한다는 점에서 김연경의 연봉이 상당히 적은 수준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
김연경이 연봉을 대폭 깎아가면서까지 한국으로 온 까닭은 한국 여자배구에 대한 애정 때문이다. 지난 10년간 여자배구 후배들을 위해 꾸준히 장학금을 지급해왔다는 사실만으로도 김연경이 왜 한국으로 건너왔는지 짐작할 수 있다.
한편 흥국생명은 15일 이재영·이다영 자매가 징계를 받는 동안엔 연봉을 지급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