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레이터b] 벌써 10주년, 그러나 여전히 힙하다
2021-02-19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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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브랜드와 콜라보레이션으로 인기
10주년을 맞이한 '디스이즈네버댓 (thisisneverthat)'
Article by Brandup Studio(브랜드업 스튜디오 제공 기사)
잘 되는 브랜드에는 확고한 지지층이 존재한다.

우리는 특정 브랜드가 만드는 모든 제품에 열광하는 마니아들을 ‘~빠’라고 부른다. 대표적으로 스마트폰의 양대 경쟁사인 애플이나 삼성에는 ‘애플빠’, ‘삼빠’가 있다. 그들은 브랜드가 시키지 않아도 출시하는 제품마다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며 댓글을 달고 SNS에 공유한다. 이런 마니아들은 과한 신봉으로 눈살을 찌푸릴 때도 있지만 적당하게만 한다면 이보다 더 좋은 마케팅도 없다.
디스이즈네버댓(thisisneverthat)
디스이즈네버댓은 2010년, 박인욱, 조나단, 최종규가 합심해 론칭한 대한민국의 캐주얼 의류 브랜드다. 자사 온라인 스토어와 여타 유명 쇼핑몰 등이 있으며, 국내에는 직영 스토어 1개를 가지고 있다. 뉴욕과 보스턴, 홍콩에도 입점해 있으며, 자체적으로 해외 배송 인터내셔널 온라인 스토어도 있다.

브랜드 이름인 ‘디스이즈네버댓(thisisneverthat)’은 ‘디자인하기 위해 처음 떠올랐던 이미지와 여러 과정을 거쳐 실제 나온 제품과는 전혀 다르다’ 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로고는 이상적인 형태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결국 소문자만으로 이루어지고 띄어쓰기가 없다(그냥 붙여 쓴 것이 아니다).
이들은 자신들이 추구하는 디자인에 관한 명제 '이것은 결코 저것이 아니다'를 브랜드의 슬로건으로 삼아 1990년대 문화와 오늘날의 트렌드를 혼합해 시즌마다 새로운 컬렉션을 발표한다.
왜 디스이즈네버댓에 열광하는가

디스이즈네버댓은 일상 속에서 자연스러운 멋을 추구하는, 즉 ‘누구나 입을 수 있는 브랜드’를 추구한다. 디자인의 의도와 받아들이는 수용자 사이에 각각 주관적인 해석의 차이가 존재하듯, 하나의 옷을 가지고도 저마다의 개성을 표현할 수 있다는 점이 디스이즈네버댓 디자인의 장점이다.



디스이즈네버댓은 특히 2015 S/S 컬렉션 ‘Lake on Fire’로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으며, 힙합 래퍼 스윙스와 레디 등이 자주 입어 더욱 유명세를 얻었다. 특히 래퍼이자 프로듀서인 기리보이는 ‘디스이즈네버댓의 마니아’로 유명한데, ‘Lake on Fire’ 볼캡을 정규 2집 [성인식]의 앨범 표지에 입고 나왔을 정도다.


매 시즌 리뉴얼되어 발매하는 T-Logo 시리즈도 디스이즈네버댓의 스테디 셀러로 많은 스트리트 패션 러버들에게 사랑 받고 있다
이제 패션의 메인은 ‘스트리트’라는 말은 과언이 아니다


이제는 주류 문화가 된 스트리트 패션 이야기를 하자면 물론 슈프림, 스투시 등 다양한 브랜드들도 스트리트 패션 러버들의 페이보릿 리스트에 포함되어 있다. 콧대 높은 하이앤드 브랜드도 이미 스트리트 브랜드 특유의 오버사이즈나 로고 플레이, 유니섹스 무드의 디자인을 접목해 영한 소비자를 겨냥한 패션 아이템을 출시했다. 발렌시아가는 1990년대를 떠올리게 하는 뉴트로 성향의 어글리 슈즈를, 구찌는 화려한 로고 패턴의 저지 재킷을, 루이비통은 스트리트 브랜드 슈프림과의 이례적인 콜라보를 선보이는 등 스트리트 패션은 이미 메인 스트림에 올라왔다. 그만큼 경쟁 또한 치열하다는 얘기다.

하지만 우리가 디스이즈네버댓에 특히 주목하는 이유는 ‘MZ 스트리트 패션러’들이 열광하는 브랜드이기 때문이다.
다양한 콜라보레이션, 예측하지 못하게 만들어라
디스이즈네버댓은 분야에 국한되지 않는 다양한 장르와의 과감한 협업으로도 유명하다. 디스이즈네버댓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는 유지하면서 전혀 예상치 못한 브랜드와의 콜라보레이션은 늘 많은 관심을 받는다.

지금까지 협업한 브랜드는 베르디(Verdy), 뉴발란스(New balance), 디키즈(DICKIES) 등으로, 매 협업 시즌마다 MZ세대들의 구매 욕구를 자극했다.




특히 지난 여름 선보인 포켓몬(POKÉMON)과의 협업은 온·오프라인 상에서 매진 행렬을 기록했고, 큰 호응 덕에 홀리데이 시즌에 다시 한번 선보일 정도였다. 팬텀 모양의 인센스 챔버, 피카츄 러그, 쿠션, 머그 컵 등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진 요즘, 집안에서도 재미있는 요소를 찾을 수 있는 리빙 제품으로 눈길을 끌었다.
기존의 양식을 버리고 변화하는 마케팅
디스이즈네버댓은 그 어떤 브랜드보다 소비자들과 소통이 활발하다. MZ세대들이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SNS에 정체성을 드러내고자 콘텐츠에 많은 심혈을 기울인다.

그들은 매 시즌 룩을 SNS 올리는 것은 기본, 디스이즈네버댓의 옷을 입거나 시즌 오픈 시기에 옷을 구매한 소비자가 브랜드를 태그해 스토리를 올리면 이를 리그램하는 등 소비자들과 활발한 소통으로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MZ세대들은 SNS를 통해 자신을 표현하는 포트폴리오로 사용한다. 여기에 ‘쿨한 이미지’를 갖고 있는 브랜드의 옷을 입은 나의 모습이 해당 브랜드 계정에 직접 리그램되니 그야말로 매력적인 것! 이는 패션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내고자 하는 요즘 MZ세대들이 원하는 바를 제대로 겨냥하며 소비자가 더욱 브랜드에 빠지게 만들었다.
앞으로 어디로, 어떻게 나아갈지 더 궁금해
디스이즈네버댓은 최근 새롭게 공개한 2021 S/S 콜렉션 제품과 뉴발란스 협업 제품을 AR 가상 현실로 구현했다. 룩북이 아닌 AR 가상 현실로 신제품을 볼 수 있는 파격적인 시도였다.



또 지난해 말에는 디스이즈네버댓의 10년 동안의 행보를 담은 ‘10주년 기념 에디션’을 발매했다. 10주년 기념 아카이브 북은 매 시즌 새로운 컬렉션을 발표하며, 다양한 협업을 통해 다채로운 발자취를 정리한 결과물이다. 그래픽 디자인 스튜디오 겸 출판사 워크룸프레스와 협업한 책은 1년이라는 작업 기간을 거쳐 브랜드가 가진 10년에 걸친 방대한 자료를 1,000페이지 분량의 인쇄물로 담아냈다.

아카이브북에 이어 디스이즈네버댓 비디오 음악의 지난 10년을 담은 아카이브 12인치 바이닐도 출시해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압축적으로 드러냈다.


디스이즈네버댓은 2월 26일 금요일, 여의도 파크원 그랜드 오픈을 앞두고 있다. 파크원에서만 만날 수 있는 익스클루시브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비대면 시기임에도 오프라인 유통망을 점진적으로 넓혀가고 있는 디스이즈네버댓의 다음 행보는 또 무엇일지 궁금하다.

개성있는 디자인에 멋진 이념, 소비자를 영민하게 다루며 열렬한 팬덤을 만드는 이 쿨한 브랜드를 마다할 이유가 뭐가 있을까. ‘디스이즈네버댓 마니아’는 오늘도 계속 생겨나는 중이다.
[큐레이터b] : 세상의 힙하고 핫한 브랜드와 제품을 엄선해 친절하고 쉽고 소개하는 ‘브랜드업 스튜디오’의 큐레이션 시리즈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