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국장은 안 먹고 낫토는 잘 먹는 젊은 층이 급격하게 늘어나는 씁쓸한 이유

2021-02-25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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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차 축소되는 청국장 업계와 3년 만에 3배 성장한 낫토 시장
1인 가구·핵가족 증가와 섭취에 부담 없어 낫토 선호 추세

청국장(좌)와 낫토. /픽사베이
청국장(좌)와 낫토. /픽사베이

최근 젊은이들이 한국의 전통음식인 청국장보다 일본의 낫토를 더 선호하면서 무관심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대기업들도 낫토 생산에 더 주력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2월 온라인 커뮤니티 더쿠에 '요즘 10대나 20·30 세대가 엄청 싫어한다는 음식'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게시물엔 최근 젊은이들이 청국장보다 낫토를 더 선한다는 뉴시스의 기사와 청국장 장인의 한국일보 인터뷰 등이 담겼다.

이에 따르면 국내 청국장 소매시장 규모는 2018년 93억5000만원으로, 2016년(98억6000만원) 대비 5.2% 감소했다.

반면 낫토 시장 규모는 2014년 100억원을 넘어선 뒤 2017년 325억원으로 3배 이상 성장했다. 같은 해 청국장 소매시장 규모가 95억2000만원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격차도 3배가 넘는다.

이는 1인 가구와 맞벌이 가구 증가 등 인구 구조변화로 청국장 등 전통장류 판매가 주춤하지만, 젊은 층을 중심으로 그냥 먹기에도 부담이 없고 샐러드 등에도 섞어 먹을 수 있는 낫토를 선호한 데 따른 결과로 분석된다.

이 때문에 국내에서 판매되는 낫토는 국내 생산 물량 외에 일본에서 수입되는 제품도 점차 많아지는 추세다.

일본 낫토의 2018년 수출액은 9억8200만엔(약 103억6200만원)으로 전년 대비 2.6% 증가했다. 이전까지의 수출 규모로 보면 미국이 가장 많고 중국이 2위 자리를 유지해왔으나, 한국이 2위가 됐다. 당해 일본 낫토의 대한국 수출액은 1억엔(약 10억5500만원) 규모다.

업계는 이보다 더 많은 물량이 국내에 들어오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낫토는 국내 통계상 청국장 수입 실적으로 잡히기도 한다.

청국장 수입액은 2014년 92톤에서 2017년 249톤으로 270%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수입액은 43만2562달러에서 113만4487달러(약 12억6200만원)로 262% 늘었다.

반면 청국장 수출액은 2017년이 역대 가장 높은 수치로, 62만7963달러(약 6억5600만원)에 불과했다.

이는 대부분 해외 교민들의 수요다. 다른 나라 사람들에게는 낯선 냄새와 섭취 방법으로 본격적으로 수출되는 국가를 찾아보기 힘들다.

청국장 명인 서분례씨. /JTBC
청국장 명인 서분례씨. /JTBC

청국장 명인 서분례씨는 2018년 한국일보와 인터뷰에서 "청국장에서 냄새가 나는 이유는 온도와 습도가 수시로 변화는 환경에서 발효시키기 때문"이라며 "일정한 온도와 습도에서 발효시키면 누구나 집에서 냄새가 덜한 청국장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홈쇼핑 판매 방송에 나서게 된 이유에 대해 "청국장을 먹기만 해도 소화기관이 깨끗이 청소돼 면역력이 크게 올라가는 보물과 같은 우리 고유음식이다. 냄새난다는 이유로 우리들이 외면하고 그 자리를 일본 낫토 등이 차지하는 것이 너무 안타까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어 "내가 만든 청국장이 많이 팔리는 것보다 청국장의 효능과 제조 기법 등에 대해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는 게 더 기쁘고 다행스럽다"고 덧붙였다.

해당 소식을 전한 글쓴이는 "물론 여러분들 중 청국장 좋아하는 젊은 층도 많겠지만, 이미 각종 통계에서 외면하고 있는 것이 드러나기에 아쉬운 마음"이라며 "청국장의 현대화나 투자가 절실한 것 같다"고 밝혔다.

게시물을 접한 누리꾼들 역시 호불호가 반으로 갈렸다.

청국장을 좋아하는 이들은 "청국장 좋아해. 밥에 비벼 먹으면 진짜 맛있어" "맛있게 만든 청국장은 먹으면 진짜 맛있다" "난 청국장으로 밥 세 공기 먹는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반면 싫어하는 누리꾼들은 "청국장도 낫토도 극혐" "낫토는 냄새가 덜해서 그나마 먹는다" "청국장 먹고 나면 옷에 베는 냄새가 너무 싫더라" 등의 댓글을 남겼다.

home 방정훈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