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박이말 맛보기] '도지다'

2012-03-21 2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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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발수레를 타고 일터로 가는 길. 이제는 춥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습니다. 언제 피

아침에 발수레를 타고 일터로 가는 길. 이제는 춥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습니다. 언제 피었는지도 모를 목련꽃이 하얀 꽃잎을 자랑하듯 활짝 피어 있는 걸 봐서 그런지 일터에 닿았을 때는 땀이 송글송글 맺혀 있었지요. 일터에서 집으로 갈 때는 실컷 땀을 흘리는 것이 좋지만 아침에 일터에 왔을 때 땀이 많이 나면 씻을 수도 없어서 좀 그렇긴 합니다.

아이들과 함께하는 '걷기' 동아리에서 배움터 바깥을 걸으러 갔습니다. 발수레를 타고 오가느라 보지 못했던 땅에는 온갖 풀들이 올라와 봄이 벌써 왔다는 걸 알려주고 있었습니다. 언제 쑥을 캐러 가야지 생각을 했었는데 쑥은 성큼 자라 있었습니다. 다음 이레 좋은 날을 골라 아이들과 쑥을 캐서 쑥떡을 해서 떡잔치라도 해야겠습니다.

쏟아지는 일. 해야 할 일이 많아서 하고 싶은 일을 못하는 것이 안타깝기만 합니다. 잠도 푹 자고 싶은 데 그러지 못하고 있고, '토박이말 맛보기'를 자주 못하는 것이 많이 아쉽습니다. 많은 겨를이 있어서 누구처럼 울룩불룩한 힘살을 만들어 자랑하고 싶은 마음은 없지만 꾸준하게 발수레도 타고 많이 걷고 해서 도진 몸을 만들고 싶습니다. 눈도 시리고 나이를 먹는 느낌이 드는 요즘입니다.

'도지다'는 우리가 잘 알고 쓰고 있는 '나아지거나 나았던 병이 도로 심해지다', '가라앉았던 노여움이 다시 생기다', 없어졌던 것이 되살아나거나 다시 퍼지다'는 뜻을 가진 말입니다. 하지만 이런 뜻 말고도 '매우 심하고 호되다', '몸이 야무지고 단단하다'는 뜻도 있답니다. 차돌처럼은 아니지만 도진 몸을 가졌다는 말을 듣는 걸 싫어할 사람은 없겠죠?

4345. 3. 21.ㅂㄷㅁㅈ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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