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계 미투] “자기 OO를 만지게 하고 빨라고 강요했다” “성폭행도 당했다”
2021-02-26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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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용에게 성폭력당했다고 주장하는 이들의 '과거'
전남 드래곤즈 중학생 유소년팀서 발생했던 성폭력
기성용에게 초등학생 시절 성폭력을 당했다고 폭로한 이들의 변호인인 박지훈 변호사(법무법인 현의)는 26일 보도자료를 발표해 기성용이 초등학생 시절 성폭력을 가했다는 주장은 모두 사실이라며 "충분하고 명백한 증거를 확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 변호사는 다만 제보자인 C와 D가 2004년에 학교 폭력을 저지른 사실을 모두 인정하고 있다면서 “피해자들에게 진심으로 사죄한다. 당시 철저한 조사를 통해 C, D 모두 엄한 징계 및 처벌을 받은 사실이 있다”라고 말했다.
박 변호사는 그러면서 언론을 겨냥해 “본 사안의 본질에 대해 눈을 질끈 감은 채 2004년 사건만을 언급한다. C와 D의 과오를 찾아내 이를 부풀려 인신 공격하는 데 집중하고 있는 바 그 의도를 심각히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박 변호사가 말한 학교 폭력 사건의 진상은 무엇일까.
2004년 프로축구 전남 드래곤즈 중학생 유소년팀에서 성폭력 사건이 발생한 바 있다. 그해 10월 중학생들로 이뤄진 유소년팀에서 고학년들이 저학년을 상대로 성폭력을 저지른 사실이 드러나 유소년 팀장, 유소년 감독, 팀닥터 3명이 직무정지를 당했다.
당시 사건 내용은 충격적이었다. 한 피해자는 “3학년 형들이 자신의 성기를 만지라고 했고 보는 앞에서 자위행위를 하라고 강요했다”고 밝혔다. 또 다른 피해자는 가해자들이 돈을 뺏고 성폭행했다고 폭로했다. “3학년 형이 자신의 성기와 가슴을 빨라고 시켜서 억지로 했다”고 폭로한 피해자도 나왔다.
당시 성폭력 사건은 우연히 밝혀졌다. 신체검사를 하던 3학년 학생들이 검사를 받지 않고 외부로 놀러가자 격분한 팀닥터가 한 학생을 때렸다. 맞은 학생의 아버지인 구단 직원이 팀닥터에게 거세게 항의하자 팀닥터가 저학년 학생들이 고학년생들로부터 평소 폭력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발칵 뒤집힌 구단이 진상 조사에 나섰다. 이후 저학년 학생들이 선배들에게 성폭력을 당했다는 내용의 진술서를 작성했다.
구단은 가해 학생들을 숙소에서 내보내고 진학이 확정됐던 광양제철고 입학을 무산시켰다. C는 다른 학교로 옮겨 축구선수로 활동했고, D는 브라질로 유학을 떠나야 했다. 전남드래곤즈 임원이었던 D의 아버지도 직장에서 해고됐다. D는 현재 에이전트로 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