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주 유퀴즈에 저희 누나 괴롭힌 남자 선배가 출연합니다” (전문)

2021-02-26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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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퀴즈 출연자, 대학 시절 후배들 괴롭혔다는 의혹
“그 사람이 나오는 방송 편집됐으면 좋겠습니다”

tvN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유퀴즈)'에 출연하는 남성이 대학 시절 여자 후배를 괴롭혔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 남성은 과거 '인터넷 스타'로 인기를 끌었던 주인공이다.

tvN '유퀴즈'
tvN '유퀴즈'

지난 25일 커뮤니티 네이트판에 "대학 시절 후배들에게 폭력을 가하던 사람이 유퀴즈에 나온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을 작성한 네티즌은 의혹 당사자의 이름과 출신 대학을 초성만 언급했다. 그는 "UCC 시절 야자시간 립싱크로 유명해진 영상의 주인공"이라고 주장했다. 의혹 당사자는 과거 '야자시간 립싱크'라는 UCC 영상으로 인기를 끌었던 A 씨였다. 당시 고등학생이었던 그는 친구들과 함께 영상을 찍었다.

과거 화제가 됐던 '야자시간 립싱크' UCC 영상 / 네이트판
과거 화제가 됐던 '야자시간 립싱크' UCC 영상 / 네이트판

A 씨는 다음 달 3일 방송되는 '유퀴즈'에 출연한다. A 씨와 그의 친구가 함께 출연한다는 예고 편이 지난 24일 '유퀴즈' 방송 마지막 부분에 나오기도 했다.

문제의 사건은 이 씨의 대학 시절 벌어졌다고 해당 네티즌은 주장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누나가 이 대학 연극학과 신입생 때 선배였던 A 씨가 후배들을 괴롭히고 이른바 '똥군기'를 잡았다고 주장했다.

가해자로 지목된 A 씨(오른쪽)가 출연한 '유퀴즈' 방송 예고편 / 이하 tvN '유퀴즈'
가해자로 지목된 A 씨(오른쪽)가 출연한 '유퀴즈' 방송 예고편 / 이하 tvN '유퀴즈'

해당 네티즌은 "누나는 그저 연기를 공부하고 싶다는 마음 하나로 ㅊ대학교 연극학과를 들어갔습니다. ㅊ대는 당시 학교 군기 문화가 공론화돼 '군기를 잡지 말자'라는 분위기가 생기기 시작한 때였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UCC 시절 야자시간 립싱크로 유명해진 영상의 주인공 ㅇㅎㄹ 씨는 ㅊ대학교 학생이었고, 더 이상 군기를 잡지 말자는 학교 분위기를 이해하지 못하는 선배 중 한 명이었습니다. 그 선배들은 '학교 들어와서 좋은 건 아는데 웃으면서 다니지 말아라'는 식의 언행들을 평소에 보이곤 했습니다"라고 했다.

그는 "ㅊ대학교는 학기 초 엠티를 갈 때 가기 전 일주일 내내 수업과 연습을 모두 마친 후 모여 술을 마시는 문화 같은 게 있었는데, 문제는 강제적으로 일주일 내내 잠도 재우지 않으면서 술을 먹인다는 점이었습니다"라고 주장했다.

'유퀴즈'에 출연한 A 씨
'유퀴즈'에 출연한 A 씨

그는 "엠티 조를 뽑자마자 ㅇㅎㄹ 씨는 누나를 포함한 여성 조원들만을 데리고 슈퍼로 데리고 갔고, 앞으로 일주일 동안 마실 많은 양의 술을 구매한 후 남녀평등이라는 말을 앞세우면서 들고 따라오라고 했습니다. 누나와 다른 여자 후배는 낑낑대며 양손 가득 술을 들고 따라갔고 본인은 주머니에 손 꽂고 걸어가고요"라고 주장했다.

그는 "하루는 끝나자마자 모이라고 한 곳으로 갔을 때, 늦게 왔다는 이유로 물 잔에 술을 가득 따라주며 먹으라고 했고, 누나가 이를 거부하자 분위기를 험악하게 몰아갔습니다. 술자리가 시작되면 다음 날 아침수업 전까지 끝나지 않았으며, 억지로 술을 계속 마셔야 했고 장소는 술집, 자취방 등 다양했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누나는 비흡연자였으나 ㅇㅎㄹ 씨는 계속 자취방 안에서 담배를 피웠고, 누나가 냄새 때문에 힘들어하자 '내가 내 집에서 담배도 못 피우냐' 하며 말했습니다. 누나는 양해를 구하고 창문 앞에 앉아 숨을 고르곤 했습니다. 매일 잠도 못 자고 억지로 술을 먹였던 탓에 몸 상태가 점점 나빠졌는데도 누나는 집에는 갈 수 없었습니다. 결국 과호흡 증세까지 나타난 후에야 다른 여자 선배들의 도움으로 집을 갈 수 있었습니다"라고 주장했다.

'유퀴즈' 인스타그램
'유퀴즈' 인스타그램

그는 "이 모든 일이 학교에 입학한 지 채 한 달도 안 되어 일어난 일들이었고, 누나는 연기가 배우고 싶어 열심히 노력해 들어간 학교였는데도, 선배들의 강제적인 술 문화가 힘들어 자퇴까지 고민했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다가 이번에 유퀴즈 예고편에 ㅇㅎㄹ 씨가 나온다고 하더라고요. 인스타에서는 이미 이슈화가 많이 되었고 댓글에는 제작진들 섭외력 대단하다. 보고 싶다 등의 말들이 많던데 그 당시 누나가 얼마나 힘들어했는지 전화기 너머로 듣고 속상해했던 저한테는 그저 걱정이 됩니다. 이글이 작은 힘이라도 생겨 ㅇㅎㄹ 씨가 나오는 방송이 편집되었으면 좋겠습니다"라고 했다.

해당 의혹과 관련해 '유퀴즈' 측은 26일 텐아시아에 "처음 듣는 이야기다. 일반인이라 조금 조심스러운 부분이다. 사실 확인 후 말씀드리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해당 게시글 전문이다.

솔직히 유명한 사람이 아니어서 그 사람에게 얼마나 큰 타격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프로그램을 사랑하는 한 시청자로서, 보고 싶지 않은 사람의의 출연으로 인해 프로그램까지 미워하고 싶지 않아서 몇 자 적어봅니다.

저는 예체능관련 일을 하고 있고, 저랑 친한 누나도 그렇습니다. 가해자가 연극과를 나왔으니 이 정도는 공개해도 된다고 생각해 밝히고 시작하겠습니다.

누나는 그저 연기를 공부하고 싶다는 마음 하나로 ㅊ대학교 연극학과를 들어갔습니다. ㅊ대는 당시 학교군기문화가 공론화되어 ‘군기를 잡지말자’라는 분위기가 생기기 시작한 때였습니다.

UCC 시절 야자시간 립싱크로 유명해진 영상의 주인공 ㅇㅎㄹ씨는 ㅊ대학교 학생이었고, 더 이상 군기를 잡지 말자는 학교분위기를 이해하지 못하는 선배 중 한명이었습니다. 그 선배들은 "학교 들어와서 좋은 건 아는데 웃으면서 다니지 말아라" 라는 식의 언행들을 평소에 보이곤 했습니다.

ㅊ대학교는 학기 초 엠티를 갈 때 일주일 전 엠티 조를 뽑고 엠티에 가기 전 일주일 내내 수업과 연습을 모두 마친 후 모여 술을 마시는 문화 같은 게 있었는데, 문제는 강제적으로 일주일 내내 잠도 재우지 않으면서 술을 먹인다는 점이었습니다.

엠티 조를 뽑자마자 ㅇㅎㄹ씨는 누나를 포함한 여성조원들만을 데리고 슈퍼로 데리고 갔고, 앞으로 일주일동안 마실, 많은 양의 술을 구매한 후 남녀평등이라는 말을 앞세우면서 들고 따라오라고 했습니다. 누나와 다른여자후배은 20분정도의 시간을 낑낑대며 양손가득 술을 들고 따라갔고 본인은 주머니에 손꽂고 걸어가고요.

연극 제작연습은 교수님과 함께 이루어지기 때문에 마치는 시간은 늘 교수님의 재량이었습니다. 하루는 끝나자마자 모이라고 한 곳으로 갔을 때, 늦게 왔다는 이유로 물 잔에 술을 가득 따라주며 먹으라고 했고, 누나가 이를 거부하자 분위기를 험악하게 몰아갔습니다.

술자리가 시작되면 다음날 아침수업 전까지 끝나지 않았으며, 억지로 술을 계속 마셔야했고 장소는 술집, 자취방 등 다양했습니다. 누나는 비흡연자였으나 ㅇㅎㄹ은 계속 자취방 안에서 담배를 피웠고, 누나가 냄새 때문에 힘들어하자 ‘내가 내 집에서 담배도 못 피냐 __’ 하며 말했습니다. 누나는 양해를 구하고 창문 앞에 앉아 숨을 고르곤 했습니다. 매일 잠도 못자고 억지로 술을 먹였던 탓에 몸 상태가 점점 나빠졌는데도 누나는 집에는 갈 수 없었고, 결국 과호흡 증세까지 나타난 후에야 다른 여자선배들의 도움으로 집을 갈 수 있었습니다

이 모든 일이 학교에 입학한지 채 한 달도 안 되어 일어난 일들이었고, 누나는 연기가 배우고 싶어 열심히 노력해 들어간 학교였는데도, 선배들의 강제적인 술 문화가 힘들어 자퇴까지 고민했습니다.

학생도 아니고 술자리하나 못 빠지냐며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으시겠지만, 술을 못 마시겠다고 거절하면 모두가 이상하게 보고 분위기를 험악하게 잡아가는데, 누가 그 상황에서 당당히 거절할 수 있었을까요. 개인적으로 성적관리만 해도 되는 과가 아니라, 매일같이 서로의 얼굴을 보며 부대끼면서 연습해 연극을 올리는 과인데요.

그러다가 이번에 유퀴즈 예고편에 ㅇㅎㄹ씨가 나온다고 하더라고요. 인스타에서는 이미 이슈화가 많이 되었고, 댓글에는 제작진들 섭외력 대단하다. 보고싶다 등의 말들이 많던데, 그 당시 누나가 얼마나 힘들어 했는지 전화기 너머로 듣고 속상해했던 저한테는 그저 걱정이 됩니다. 보이지 않아도 잊고 살아가기가 힘든 게 폭력의 기억인데 이렇게 대중매체를 통해 보여진다고 하니..

판 말고는 생각나는 곳이 없어 여기에 글 씁니다. 이글이 작은 힘이라도 생겨 ㅇㅎㄹ씨가 나오는 방송이 편집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home 손기영 기자 sky@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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