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고등학생이 보낸 편지에 치킨집 사장이 오열했다 (영상)

2021-02-26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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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전 5000원을 꼭 쥐고 7살 동생과 헤매던 형
서울 마포구 한 치킨집 사장의 아름다운 선행

한 치킨집 사장이 오래전 만난 손님 덕분에 '돈쭐'이 나고 있다.

JTBC '이태원 클라쓰'
JTBC '이태원 클라쓰'

지난 2월 MBC 뉴스데스크는 서울 마포구에 있는 한 치킨 프랜차이즈 매장의 사장 박재휘 씨 사연을 전했다. 박 씨는 우연히 만났던 형제의 18살 형으로부터 편지를 받고 그만 엉엉 울고 말았다.

'철인7호치킨' 공식 인스타그램
'철인7호치킨' 공식 인스타그램

지난해 어느 날 밤 박 씨는 코로나19 때문에 장사가 안돼 답답한 마음에 잠시 가게 밖으로 나왔다. 문 앞에서 "치킨, 치킨"을 외치는 동생(당시 7살)과 주먹을 꽉 쥔 형을 발견했다. 바로 상황이 이해된 박 씨는 형제를 가게 안으로 데리고 들어왔다.

기사와 관련 없는 사진 / 셔터스톡
기사와 관련 없는 사진 / 셔터스톡

형은 쭈뼛거리면서 "5000원 밖에 없는데, 치킨 5000원 어치만 먹을 수 있을까요?"라고 물었다. 어릴 때 부모님을 잃은 형제는 몸이 편찮으신 할머니와 살고 있었다. 이날 동생은 자꾸만 치킨이 먹고 싶다고 졸랐고 형이 가진 돈은 5000원 뿐이었다. 형은 동생을 위해 여러 가게를 전전하며 5000원 어치만 부탁했지만 계속 거절당했다.

'철인7호치킨' 공식 인스타그램
'철인7호치킨' 공식 인스타그램

가슴이 찢어지는 듯했던 박 씨는 형제에게 치킨을 만들어줬다. 형이 수줍게 내민 5000원도 끝내 받지 않았다. 또 배고프면 언제든지 찾아오라고 당부했다. 이후 동생만 몇 번 더 왔고 그마저 발길이 끊어졌다.

1년 후 형은 박 씨를 잊지 않고 A4 2장을 꽉 채운 손편지를 보내왔다. 아이는 "얼마 만에 느껴보는 따뜻함이었는지 지금도 생생히 기억나요"라며 "자영업자분들이 힘들다는 뉴스를 보고 잘 계신지 궁금하고 걱정됩니다"라고 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사진 / 셔터스톡
기사와 관련 없는 사진 / 셔터스톡

큰 위로를 받았다는 박 씨는 "편지 써준 거 다 읽어 봤어. 멋진 사람이 되겠다는 부분이 오히려 더 고맙고 힘 많이 얻었어요. 정말 힘이 되더라고요"라며 학생을 향해 "너 사는 계획도 듣고 싶고 뭘 하고 싶어 하는지도 궁금하고 하니까 한 번 왔으면 좋겠어"라고 말했다.

이 소식이 전해지면서 박 씨 치킨집엔 주문이 빗발쳤다. 선행을 베푼 자에게 돈으로 혼내주자는 '돈쭐'이 현실이 된 것이다. 박 씨는 배달 앱에 감사함을 담은 글을 남겼다.

이하 배달의 민족 캡처
이하 배달의 민족 캡처
유튜브, 'MBCNEWS'
home 김민정 기자 story@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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