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코딩 배우면 네이버 입사 가능?” 질문에 대한 구글코리아 개발자의 답변 (사진)

2021-03-04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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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지상태인 사람이 개발자로 대기업에 들어갈 수 있을까
“저도 문과였습니다”... 구글 코리아 직원의 대답 화제

컴퓨터 프로그램을 만드는 직업으로 알려진 소프트웨어 개발자(이하 개발자). 인공지능과 4차 산업혁명의 물결이 거센 요즘, 개발자는 최근 떠오르는 직군으로 취급받으며 이직을 꿈꾸는 많은 사람에게 기회의 땅으로 여겨지고 있다.

만약 개발 분야에서 ‘비전공’이자 ‘문외한’이었던 평범한 직장인이 매일 8시간씩 코딩을 공부한다면 카카오나 네이버 같은 대기업에 입사할 수 있을까?

카카오, 네이버
카카오, 네이버

내용이 너무 장황해서 자칫 비웃음당할 수 있는 이 질문에, 지나가던 ‘구글 코리아(이하 구글)’ 직원이 진지하게 건넨 답변. 그의 친절한 태도와 답변 내용이 주목받고 있다.

구글 코리아
구글 코리아

온라인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3일 ‘오늘부터 하루 8시간 이상 코딩 공부하면 카카오나 네이버 급 회사 입사 할 수 있을까요’라는 게시물이 올라왔다. 해당 게시물에는 현재 국세청에 재직 중이지만, 코딩에 흥미를 가진 어느 직장인의 질문이 작성돼 있었다.

이하 블라인드
이하 블라인드

그는 “공무원시험 공부하듯이 하루 8시간 이상, 1년 정도 (코딩을 공부)하면 코딩 테스트 같은 거 다 합격 가능할까요?”라는 말과 함께 “또 안드로이드랑 애플 어플리케이션 개발자랑

어디가 더 유망할까요?”라고 물었다. 보통 코딩과 개발에 관심은 있지만 사전지식이 전무한 직장인이 궁금해할 법한 내용이었다.

이 질문에는 다양한 댓글이 답변으로 달렸지만, 그중 유독 눈에 띄는 답변이 있었다. 바로 세 사람의 구글 직원이 작성한 답변이었다. 세 가지 모두 긍정적인 내용의, 질문자의 용기를 북돋워 주는 댓글이었다.

첫 번째 구글 직원은 짧게 “가능합니다”라는 답변을 달았다.

두 번째 구글 직원은 “저도 문과 출신이고 대학 때 컴퓨터공학과 다중 전공했다”라며 “요즘 친구들 만나면 다들 ‘너처럼 컴공이나 할걸’이러는데 쉬운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못할 건 또 없다”라며 “절대적 공부량에 실력이 정확히 비례하는 거 같진 않지만, 일단 맛보기로 해보고 흥미를 느끼면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해보면 좋을 거 같다”라고 말했다.

문과 출신인 자신도 해냈으니, 질문자 역시 흥미가 있으면 할 수 있다는 응원이었다.

세 번째 구글 직원은 다소 길고 자세한 답변을 남겼다. 그의 답변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얼마나 시간이 걸리는지는 모르겠지만, 안 되는 건 아니다.

다만 뭔가를 만들어 본 경험이 완전 제로인 거랑 아닌 거랑은 다르다. 웹서버 한 번이라도 켜보고 브라우저에서 ‘헬로 월드’ 확인해보고, 간단한 프로그램 실제로 만들어본 거랑 아닌 거랑은 다르고, 면접 때 금방 캐치될 수 있다. 그러니 이런 쪽 경험도 병행하길 바란다. 하려면 하다못해 엑셀 펑션이나 엑셀에서 비베 스크립트 띄워서 장난칠 수도 있다.

그리고 4년제 학과를 나오면 좋지만 꼭 그게 필수는 아니다. 나도 비전공자로 몇 달 공부해서 붙었다. 물론 나는 이전에 몇 년 정도 적당히 코딩을 하는 환경에 있었지만, 그래 봐야 인풋 읽어서 아웃풋 내는 쉘에서 돌리는 파이썬 스크립트였다. 그 이상 해본 적 없다.

모든 직업에는 적성이 있고, 코딩하는 거라고 딱히 다를 건 없다. 공직이면 공직 나름 적성이 있을 거 아닌가. 규율, 보고, 소통 같은... 여기도 적당히 적성이 맞아야 하는 거고 그게 전부다. 막 업계인이 과장하는 것처럼 대단한 적성이 필요하진 않다. 앉아서 코딩할 수 있음 된다. 면접 볼만큼 준비해보면 대충 맞는지 안 맞는지 쉽게 아니까 걱정할 필요 없다.

그리고 공부 방법에 따라 다르겠지만 전업으로 (적성 때문에 포기 않고) 1년 공부해서 안드나 어플 개발자 못 된다는 게 말이 안 된다. 비전공자도 실무 없이 석사 2년하고 업계인 취급 받는데, 한 도메인만 1년을 팠는데 못할 리가 없다.

물론 가고 싶은 기업의 면접 통과는 보장 안 되지만 업계 진입이나 어느 정도 잘 하는 게 어려울 거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이해를 돕기 위한,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사진.  / 픽사베이
이해를 돕기 위한,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사진. / 픽사베이

세 번째 답변자 역시 자신이 비전공자였고, 몇 년 정도 코딩을 하는 환경에서 일하다가 몇 달 공부해서 합격했다는 내용이었다. 그는 모든 직업은 적성이 있고 코딩도 딱히 다를 것은 없다며, 적성에 맞는다면 1년 공부로 개발자라는 직업, 업계 진입은 얼마든지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카카오, 삼성전자, 쿠팡 등 다양한 기업 출신 개발자들이 글쓴이에게 긍정적인 댓글을 달았다. 이들은 “(악플 다는 사람들에게) 왜 이리 알지도 못하면서 단정 짓는 거냐” “선민의식이냐” “질문만 보면 비추 나올 줄 알았는데 다들 친절하게 방향을 알려준다” “무료로 셀프 코딩 테스트해 볼 수 있는 사이트가 많다” 등 다양한 의견을 남겼다.

물론 호의적인 의견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일부 개발자 직군의 블라인드 유저들은 “그건 안 된다” “절대 안 됨” “코딩은 재능이다” “다른 사람들은 기본이 8시간 공부인데” “너무 양심 없는 것 아냐?” 등 질문자에게 비아냥거리거나 부정적인 답변을 남기기도 했다.

해당 질문 게시물에는 3일 오후 12시 기준 104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다.

home 황찬익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