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많이 버는 연예인들이 집을 안 사고 굳이 월세 1000만원짜리에 사는 이유가 있었네요

2021-03-05 17:29

add remove print link

서울 한남동 고급빌라촌에 월세살이
세금절감 효과… 사생활보호 목적도

TV 속 연예인들의 집은 화제를 모은다. 경치 좋은 한강뷰, 넓고 고급스러운 인테리어는 시청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킨다.

하지만 고급 빌라에 거주하는 연예인들은 자가, 전세도 아닌 월세임을 밝혀 더욱 눈길을 끈다. 연예인들은 왜 월세 1000만원짜리 고급빌라에서 '월세살이'를 선택하는 걸까.

월세 택한 연예인은 누구

박나래 한남동 집 / MBC '나 혼자 산다' 화면 캡쳐
박나래 한남동 집 / MBC '나 혼자 산다' 화면 캡쳐

개그우먼 박나래는 과거 서울 한남동 집을 공개했다. 이국적인 인테리어와 한강뷰를 지닌 고급 빌라였다. 그런데 주거 형태가 월세라고 밝혔다.

가수 성시경도 마찬가지다. 서울 용산구에 있는 성시경의 단독주택은 그랜드 피아노를 둬도 넉넉한 거실, 나무로 둘러 쌓인 프라이빗한 정원을 지녔다. 성시경은 한달 수입을 묻는 질문에 "매니저 월급 주고, 월세 내면 마이너스다"라고 고백했다.

톱 연예인들이 모여 사는 대표적인 곳이 서울 용산구 한남동 고급빌라 타운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6~12월 전국에서 제일 비싼 월세로 거래된 곳은 한남동 유엔빌리지 ‘라테라스한남’ 전용면적 244㎡다. 작년 9월 보증금 1억원, 월세 1350만원에 나갔다. 한 달 임대료가 1000만원을 훌쩍 넘는다. 1년 임대료만 해도 1억6200만원이나 된다.

한남동 소재 고급빌라들은 ‘라테라스한남’처럼 넓은 면적대가 아니어도 400만~450만원(전용 125~162㎡)대의 월 임대료를 형성하고 있다.

관리비도 만만치 않다. 적게는 몇십만원에서 많게는 몇백만원까지 들어간다. 이 정도면 월세가 아니라 매입 또는 전세로 가는 게 맞는 듯하다.

왜 월세를 살고 있을까

'라테라스한남' 세대 내부 / 홈페이지 캡쳐
'라테라스한남' 세대 내부 / 홈페이지 캡쳐

KB국민은행 리브부동산의 분석에 따르면 연예인들이 고가의 월세와 관리비에도 ‘월세살이’로 가는 첫 번째 이유는 세금이다.

연예인들은 일정한 수입이 없기에 고가의 집을 소유해 보유세, 재산세가 높게 측정되는 것은 부담이다. 월세나 렌트로 거주할 경우 세금 절감의 효과를 볼 수 있다.

지난해 기준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공시가 61억6300만원의 단독주택은 보유세만 7371만원이었다. 보유세, 재산세 등 세금을 다 합치면 고급빌라 임대료 및 관리비를 합친 금액보다 높다. 이러니 고급빌라를 매입하는 것보다 월세로 사는 것이 이득이다는 판단이 섰을 수 있다.

또한 월세는 고가라도 연말정산 시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두 번째로 사생활 보호를 들 수 있다. 연예인이라는 직업 특성상 사생활 보호에 민감하다. 특히 방송에 집을 공개하는 일이 잦다 보니 한 집에 오래 거주하기보다는 주기적으로 이사를 다니는 경우가 많다.

이사가 빈번한 이들에게는 집을 사고, 파는 일은 번거로울 뿐만 아니라 비용도 만만치 않게 들어간다. 이런 불편 때문에 고급빌라에 거주하기 원하는 연예인들은 자발적으로 월세를 택하는 것으로 보인다.

고급빌라 ‘월세살이’는 연예인들에게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외국계 기업 임원이나 자산가들도 고급빌라 월세 선호도가 높다.

외국계 기업 임원의 경우 한국에 거주하는 기간이 길지 않기에 매매, 전세보다는 월세가 효율적이다. 자산가들의 경우 고급빌라를 매입해 높은 세금을 부담하는 것보다 월세로 거주하면서 목돈을 굴리는 것을 원할 수 있다.

다만 '귀족 월세’가 전국적인 현상은 아니다. 고급빌라가 모여있는 한남동, 강남, 서초동 등 부촌에서 주로 볼 수 있다.

home 안준영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