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취해서 늦게 들어온 딸이 부모에게 쓴 반성문 (feat. 실제 반성문 사진)

2021-03-09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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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키우지 않았는데 이렇게 크는 이유는 뭘까요”
“두 분의 자비에 박수를 보내지만 의문점도 있습니다”

'술 취해서 들어온 딸의 음주 반성문'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누리꾼들에게 큰 화제를 모았다.

지난 3월 오늘의유머, 더쿠 등 유명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온 이 게시물은 만취해 귀가에 늦은 여성이 작성해 부모에게 제출한 것으로 보이는 반성문의 사진을 촬영한 것이다.

이 반성문이 화제를 모으는 이유는 ‘의식의 흐름’에 기반을 둔 글쓴이의 필력을 확인할 수 있어서다.

글쓴이는 “안녕하세요. 저는 어머니 아버지의 딸(2/3) OOO입니다. 제가 오늘 술을 많이 먹고 늦게 들어와서 죄송합니다"라는 말로 반성문을 시작한다. 아마도 자녀 셋 중 둘째인 것으로 추정된다.

그는 “그리고 여전히 노는 중이면서 지하철을 탔다고 거짓말을 쳐서 죄송합니다. 이렇게 키우지 않았는데 이렇게 크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세상이 각박하기 때문일까요? 그래도 전 슈퍼 부모님이 있어 그런 각박함을 잘 모르는 게 고맙습니다”라고 말한다. 글쓴이가 평소 부모와 허물 없이 지내는 사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픽사베이 인물 자료사진과 반성문 사진을 합했습니다.
픽사베이 인물 자료사진과 반성문 사진을 합했습니다.
이어 글쓴이는 “농약을 많이 친 옥수수처럼 병충해를 모르고 황제 찐빵같은 얼굴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거짓말을 친 저에게 샤워를 허락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저라면 들어오자마자 심한 말을 한 후 베란다에 매달아 놓았을텐데...”라면서 만취 귀가를 크게 나무라지 않은 데 대해 고마움을 표시한다.

그는 “두 분의 자비에 박수를 보냅니다. 그런데 의문점도 있습니다. 많이 걱정한 거 치고는 빨리 주무시는군요. 제가 혼쭐이 난 후 미안해 한 후 바로 코를 고시는군요. 그래도 우리 엄마아빠 불면증은 없는 것 같아 안심이 됩니다”라면서 부모의 건강을 염려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글쓴이는 “제가 여기 오는데 택시 아저씨가 창문을 닫아서 너무 더웠습니다. 하지만 택시 아저씨는 대머리여서 덥지 않았나 봅니다. 졸려. 이제 그만 반성해도 될까요. 내일 해도 되나요. 하지만 저는 개잔발이라”라는 글로 반성문을 마무리한다. 그래서 일부 누리꾼에게 탈모 환자들이 ‘의문의 1패’를 당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해당 반성문을 쓴 누리꾼은 트위터에 지난 8일 “몇 년 전 대만취 상태로 기어들어와 영혼까지 털리고 쓴 반성문을 발견했다. 근데 미안함이 전혀 안 보임. 분명 미안했을 텐데”라는 글과 함께 반성문 원문을 촬영한 사진을 올렸다.

안녕하세요 저는 어머니 아버지의 딸(2/3) OOO입니다.

제가 오늘 술을 많이 먹고 늦게 들어와서 죄송합니다

그리고 여전히 노는 중이면서 지하철을 탔다고

거짓말을 쳐서 죄송합니다

이렇게 키우지 않았는데 이렇게 크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세상이 각박하기때문일까요? 그래도 전 슈퍼 부모님이

있어 그런 각박함을 잘 모르는게 고맙습니다

농약을 많이 친 옥수수처럼 병충해를 모르고

황제 찐빵같은 얼굴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거짓말을 친 저에게 샤워를 허락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저라면 들어오자마자 심한 말을 한 후

베란다에 매달아 놓았을텐데...

두 분의 자비에 박수를 보냅니다 그런데 의문점도 있습니다.

많이 걱정한거치고는 빨리 주무시는군요

제가 혼쭐이 난후 미안해 한후 바로 코를 고시는군요

그래도 우리 엄마아빠 불면증은 없는 것 같아 안심이 됩니다

아 속이 속이 좋지 않아요 속이 좁기 때문일까요?

많은 양을 수용할 순 없는 것 같아요

저가 여기 오는데 택시 아저씨가 창문을 닫아서 너무

더웠습니다 하지만 택시아저씨는 대머리여서

덥지 않았나봅니다 졸려 이제 그만 반성해도 될까요

내일해도 되나요 하지만 저는 개잔발이라

home 채석원 기자 story@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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