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과 '철권'으로 연봉협상 시도한 중소기업 직원의 눈물겨운 후기

2021-03-12 17:24

add remove print link

사장, 패배 후 무릎·테이와 찍은 사진 보여주며 “나도 한때는...”
글쓴이, 슬퍼하는 사장과 소주 한잔 후 헤어져... “연봉 협상은?”

위 사진은 해당 기사 내용과 무관합니다 /플리커, 펙셀스
위 사진은 해당 기사 내용과 무관합니다 /플리커, 펙셀스

어느 날, 서로 철권(격투게임) 매니아임을 알게 된 중소기업 사장과 직원은 각자의 자존심을 걸고 진검 대결을 펼친다.

한때 철권 고수로 이름을 날렸던 사장은 생각지도 않았던 잇따른 패배에 연봉 인상이라는 최후의 수단을 걸고 마지막 대결에 임하는데...

사장과 직접 대결을 펼친 직원이 당시 치열하고 눈물겨웠던 일화를 직접 전해 공감을 자아내고 있다.

최근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 웃긴대학에 '연봉 협상 철권으로 해본 적 있는 사람'이라는 제목의 사연이 올라왔다.

사연에 따르면 글쓴이는 사장이 오락실 유물(오래 전부터 임했던 사람) 출신이라는 사실을 듣고 철권을 붙었다.

철권2 게임 화면. /유튜브
철권2 게임 화면. /유튜브

게임은 글쓴이가 세 판을 이기면 사장이 한 판을 이기는 승률로 진행됐고, 사장은 간식 내기에서 밥 내기, 연말정산 환급액 내기 등으로 점점 판돈을 올리며 자존심 회복에 나섰다.

그럼에도 큰 성과가 없던 사장은 결국 연봉 인상을 걸고 최후의 대결을 펼쳤다.

연봉 인상이라는 조건에 영혼까지 끌어모아 게임에 임한 글쓴이는 이번에도 사장에게 승리한다.

마지막 대결에서도 패배한 사장은 세상을 다 잃은 표정으로 소파에 털썩 주저앉은 채 한동안 가만히 있다가 글쓴이를 사장실로 불렀다.

사장은 책상에 있던 작은 액자 속 사진을 보여주며 "이건 무릎이랑 찍은 거고, 이건 테이랑 찍은 거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액자를 덮으며 "나도 한때는 열심히 했었다"고 회상했다.

무릎은 2004년부터 활동한 철권 프로게이머이며 가수 테이도 베테랑으로 유명하다.

/픽사베이
/픽사베이

사장에게 애잔함을 느낀 글쓴이는 이후 사장과 함께 소주를 마시며 철권과 관련된 에피소드를 나눈 후 헤어졌다.

해당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사장님이 40대이신 듯" "하... 세월이 야속하네" "내가 저곳에 입사했어야 했는데" "그래서 연봉은?" "설마 사진으로 연봉 인상 무마한 건 아니겠지?" 등의 반응을 보였다.

home 방정훈 기자 story@wikitree.co.kr

NewsCha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