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백신 접종 세계 1위 국가 ‘이스라엘’, 실상은 심각했다

2021-03-15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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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확산에도 확보한 백신 수량 터무니없이 적어
이스라엘 허가 없으면 백신 확보할 수 없는 팔레스타인 특수한 정치 상황 때문

지난해 3월 5일 팔레스타인에서 첫 번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확진자가 발견된 이후 1년이 지났지만, 상황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다. 지난 3월 7일 하루 확진자 2264명을 기록하며 팔레스타인 전역에 2차 유행이 시작됐다. 이에 정부는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며 한 달 봉쇄령을 내렸다.

세계보건기구(WHO)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서안지구에서만 17만 3629명의 확진자가 나왔으며 1881명이 사망했다. 가자지구의 경우 5만 6727명의 확진자가 나왔으며 564명이 사망했다.

불충분한 백신 보급

이하 셔터스톡
이하 셔터스톡

이런 대규모 2차 확산에도 불구하고 팔레스타인 정부가 러시아와 UAE로부터 확보한 코로나 백신의 수량은 2월 28일 기준 3만 9200회분 정도다. 이는 전체 인구(500만 명 추산) 대비 1%도 안 되는 수준이다. 이스라엘의 백신 접종률이 전체 인구의 50%에 육박한 상황을 고려할 때 팔레스타인이 확보한 백신 수량은 터무니없이 낮은 수준이다.

원인은 이스라엘의 허가가 없으면 자체적으로 백신을 확보할 수 없는 팔레스타인 특수한 정치 상황 때문이다. 또 이스라엘은 국제법상 점령지역(팔레스타인)의 공중보건과 위생을 보장하고 자국민과 동일한 접근권을 부여해야 할 의무(제4차 제네바협약 56조)가 있음에도 그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

이에 국제인권단체와 시민사회는 거세게 비난했고 비난 여론이 높아지자 이스라엘 정부는 이스라엘 및 서안지구 정착촌 내 일하고 있는 팔레스타인 노동자들에 한해 백신 접종을 하겠다고 지난달 28일 밝혔다.

하지만 6일 팔레스타인 정부 발표에 따르면 팔레스타인 노동자 10만 명에 대해 이스라엘이 제공한 백신은 고작 6000명분 양에 그쳤다.

공정하고 충분한 백신 보급 이뤄져야

이스라엘은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백신 접종률을 자랑하고 있지만 같은 지역 내 거주하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여전히 코로나19 대유행 한복판에 서 있다.

팔레스타인 여성지원센터 사업을 추진 중인 사단법인 아디의 이동화 팀장은 “코로나바이러스는 국경을 상관하지 않는다. 이스라엘 국민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에 충분한 백신을 제공하거나 아니면 봉쇄와 점령을 중단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home 안지현 기자 jihyun@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