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레이터b] 6년 적자에서 시가총액 1조 원이 된 이유

2021-03-24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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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쿠키런:킹덤’이 떠오르는 이유
수 차례의 실패도 좋다. 결국은 성공한 '데브시스터즈(DEVSISTERS)'

 Article by Brandup Studio(브랜드업 스튜디오 제공 기사)

잘 만든 IP는 천문학적인 부가 가치를 창출한다.

"포켓몬스터" 피카츄 / 해리포터
'포켓몬스터' 피카츄 / 해리포터

대표적으로 포켓몬스터가 있다. 1996년도에 일본의 게임회사 게임프리크가 만들어졌으며, 1997년에는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었다. 2016년에는 AR 게임 ‘포켓몬 고’를 출시하여 닌텐도의 주가를 1주일 만에 93% 상승시키는 기염을 토했다. 해리포터도 마찬가지다. 판타지 소설을 원작으로 영화화되어 8조 8천억 원의 수입을 올렸고, 이후 게임과 영화, 굿즈 심지어 음악 산업까지 넘나들며 엄청난 수입을 벌어들였다.

이 모든 사례가 보여주는 공통점은 그들이 확고한 IP(Intellectual Property, 지적재산권)를 보유했다는 것이다. 잘 만들어진 IP는 확대되고 재생산되며 산업의 경계를 허문다. 그리고 엄청난 영향력과 가치를 창출한다.

데브시스터즈
데브시스터즈
데브시스터즈(DEVSISTERS)

데브시스터즈는 온라인 모바일 게임 및 캐릭터 상품 사업을 주요 사업으로 하는 대한민국의 게임 제작사다. 2007년 ‘주식회사 익스트라 스탠다드’라는 이름으로 설립됐으며, 2010년 3월 ‘데브시스터즈’로 사명을 변경했다.

데브시스터즈는 2009년 ‘오븐브레이크’를 선두로 쿠키 캐릭터를 이용한 다양한 쿠키런 시리즈를 발표했다. 마녀의 오븐에서 탈출한 용감한 쿠키가 벌이는 모험을 다룬 ‘오븐브레이크’는 출시하자마자 미국 애플 앱스토어 유료 게임 Top 10에 진입했고, 2012년에는 전 세계 누적 다운로드 2000만 건을 돌파하며 벤처캐피털을 통해 40억에 달하는 투자금을 지원받았고, (나열하기 숨찰 정도로) 승승장구하는 듯했다.

이후 자신만만해진 데브시스터즈는 투자금을 활용해 여러 신사업을 시도했다. 하지만  오븐브레이크 이후 이렇다 할 매출이나 인기를 끌지는 못했다. 여러 가지 신규 사업은 번번이 실패해 프로젝트 인원을 대폭 감축하는 등, 오히려 회사 규모는 날로 줄어들었다. 

그런데 이들이 2021년, ‘쿠키런:킹덤’ 으로 또 한 번의 대박을 터트리면서 다시 한번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반짝스타였던 쿠키런은 왜 ‘다시’ 인기일까?

데브시스터즈의 쿠키런은 다양한 버전으로 진화해왔다. 2009년 쿠키런의 근간인 ‘오븐브레이크’를 시작으로, 메신저를 이용한 ‘쿠키런 For Kakao’, ‘LINE 쿠키런’, ‘쿠키런:문질문질’, ‘쿠키런:퍼즐월드’ 등의  시리즈를 제작했다.

쿠키런 시리즈 정리
쿠키런 시리즈 정리

그리고 올해, 마침내 전 세계에서 엄청난 인기를 얻은 ‘쿠키런:킹덤’을 출시했고, 이는 2021년 3월 기준 출시 약 2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애플 앱 스토어 1위, 구글 플레이스토어 3위를 유지할 정도로 영향력 있는 게임으로 자리 잡았다. 인기가 어느 정도냐 하면 6년 연속된 적자로 2018년, 상장 폐지 심사 대상이 됐던 데브시스터즈를 국내 주식시장 전체에서 가장 높은 주가 상승률을 보인 종목으로 변모 시켰을 정도다.

애플 앱 스토어 무료게임 다운로드 순위
애플 앱 스토어 무료게임 다운로드 순위

하루하루 변해가는 치열한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단 하나의 IP만 보유한 데브시스터즈가 엄청난 성공을 가져오기까지는 여러 가지 요소가 작용했다.

기업의 전폭적인 지지와 뚝심

대부분의 게임, IT 기업이 그렇지만 데브시스터즈는 놀랄만한 복지로도 유명했다. 업무 및 자기계발 지원은 물론, 사내식당에서는 호텔 출신 셰프가 만드는 맛있고 균형 잡힌 식단을 제공한다. 장시간 근무로 힘들어진 몸을 풀어주는 마사지사도 있으며, 한의사가 정기적으로 회사를 방문해 직원들의 건강을 체크하는 등, 엄청난 지원을 자랑한다. 사실 적자가 계속되는 상황에 데브시스터즈의 복지가 방송을 통해 대중들에게 알려지면서 ‘주주들 돈으로 직원들 복지 주는 회사’라는 쓴소리를 듣기도 했다.

MBC "다큐스페셜" 캡쳐
MBC '다큐스페셜' 캡쳐

이런 상황에서 데브시스터즈는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신규 사업을 모두 중단하고 ‘오븐브레이크2’를 시작으로 쿠키런 IP를 이용한 게임 개발에만 집중했다. 2019년 기준, 1864억9100만 달러 규모에 달하는 게임 시장에서 사업 영역을 확대하는 대신 데브시스터즈의 원천이자 시작에만 집중한 것이다. 이는 일종의 기업 운명이 걸린 모험이기도 했다. 데브시스터즈는 유저 피드백을 집중적으로 모니터링해 적극적으로 반영하며 완성도를 높여갔다. 여기에 확 달라진 인터페이스와 그래픽으로 지금의 쿠키런을 만들어냈다.

구글플레이스토어 광고의 한 장면
구글플레이스토어 광고의 한 장면

특히 데브시스터즈는 직원들이 많은 공력이 들어가는 게임 개발에만 몰두할 수 있도록 힘썼고, 그들이 최대한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했다. 여러 신사업으로 인한 피로감을 줄여주고 확고한 IP 강화에만 집중하도록 명확한 방향을 제시했다. 그리고 결국, 데브시스터즈 경영진의 선택은 옳았다.

고집스럽게 지킨 ‘IP(지적재산권)'

성공적인 시작에 뒤이은 부진한 성적에도 그들은 쿠키런이라는 두꺼운 팬층을 보유한 IP를 유지하되, 시대에 맞는 다양한 장르를 접목하여 계속 신작을 출시했다. 2014년 선보인 ‘쿠키런:문질문질’은 애니팡과 비슷한 퍼즐형 게임이었고, ‘쿠키워즈’는 목표물을 적으로부터 보호하는 디펜스 게임이었다.

 
 

이들 중 ‘쿠키런:오븐브레이크’를 제외하고 인기를 이어가는 게임이 없었지만, 데브시스터즈는 고집스럽게 쿠키런을 중심으로 파생되는 다양한 게임을 개척했다. 그리고 2021년에 출시한 ‘쿠키런:킹덤’은 기존 쿠키 캐릭터는 유지하되, 왕국을 배경으로 더 깊어진 세계관을 추가함으로써 유저들의 반응을 (드디어) 이끌어냈다.

몰입할 수밖에 없는 세계관과 매력적인 캐릭터

쿠키런은 단순한 게임을 넘어 몰입할 수밖에 없는 세계관을 갖고 있다. 오븐브레이크에서 용감한 쿠키가 마녀로부터 도망친다는 기본 스토리를 중심으로 ‘쿠키런:문질문질’은 마녀의 자루 안에 갇힌 쿠키를 밀어서 합치면 텔레포트를 해 자루 안에서 탈출하고, ‘쿠키런:퍼즐월드’는 용감한 쿠키가 나머지 쿠키들을 마녀로부터 구하는 등 스토리가 여러 갈래로 퍼져 나갔다.

쿠키런:킹덤의 인기캐릭터 독버섯쿠키
쿠키런:킹덤의 인기캐릭터 독버섯쿠키
 쿠키런:킹덤 캐릭터
 쿠키런:킹덤 캐릭터

‘쿠키런:킹덤’은 오븐에서 탈출한 쿠키들의 이야기를 넘어, 고대 쿠키 왕국과 어둠의 전쟁까지 세계관을 대폭 확장했다. 이에 주인공인 용감한 쿠키와 친구들, 영웅 쿠키, 전설 쿠키, 악당 쿠키 등으로 더욱 다양하게 캐릭터를 구성했다. 이러한 세계관과 매력적인 캐릭터들의 구성은 플레이어들의 소장 욕구를 자극했고, 소셜 RPG게임의 특징을 살려 흥미로운 스토리라인으로 유저들을 사로잡았다.

쿠키런:킹덤의 아트북
쿠키런:킹덤의 아트북

재미있는 점은 게임 출시 전부터 세계관을 모두 담은 아트북을 예약 판매했다는 점이다. 게임은 세계관 이해의 여부에 따라 즐거움의 정도가 다르다. 데브시스터즈는 개발진은 물론 유저도 구축한 세계관을 깊게 몰입해야 게임을 더 사랑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데브시스터즈는 이를 일찌감치 간파하여 스토리텔링과 전달 작업에 몰두했고, 이에 ‘쿠키런:킹덤’ 개발 당시 세계관을 구체화하는 단계에서 세부 정보와 콘셉트 아트를 담은 문서를 제작해 게임의 매력도를 높였고, 유저들이 더욱 세계관에 몰입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기획만큼 중요한 사운드

사운드는 스토리라인 만큼 게임에 중요한 요소다. 유튜브에 쿠키런을 검색하면 ‘쿠키런 BGM 플레이리스트’가 상위권에 있을 만큼 쿠키런의 음악과 효과음은 엄청난 인기를 자랑한다. 이에 주기적으로 커스텀한 테마곡을 업로드하여 쿠키런 BGM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만족감을 선사하고 있다.

데브시스터즈는 더 나아가 각 게임의 OST 앨범을 발매해 멜론 등의 음원 사이트에서 음원을 들을 수 있게 했으며, 이는 KBS나 tvN 등 각종 방송 프로그램에서도 사용되기도 할 정도로 그 대중성과 퀄리티를 인정 받았다. 

또한 게임의 중심축인 캐릭터의 목소리도 빼놓을 수 없다. ‘쿠키런:킹덤’에는 ‘개구리 중사 케로로’에서 케로로를 맡은 양정화, ‘하울의 움직이는 성’의 하울을 연기한 김영선 등 국내 최정상급 성우 총 48명이 참여했다. 데브시스터즈는 “쿠키런은 긴 스토리가 연결되있는 세계관을 다루는 게임인 만큼 스토리의 몰입도를 높이기 위해 성우 섭외에 공을 들였다”고 밝혔다. 베테랑 성우가 표현하는 캐릭터는 개성 있는 목소리와 생동감 있는 연기로 유저들의 재미를 넘어 몰입감을 선사하며 스토리에 힘을 실었다.

 
 

게임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디자인, 프로그래밍, 모션 등 다양한 요소를 짜임새 있게 연결해야 한다. 거기에 사운드도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을 데브시스터즈는 놓치지 않았다. 이 사운드나 음악이 독립적인 가치를 가진 자산이 되리라 판단하고 여기에도 힘을 쏟은 것이다. 쿠키런의 음악을 담당한 곽길문 사운드 총괄은 '게임 콘텐츠가 다양해지는 만큼 음악도 다양해지며, 이를 콘텐츠에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것에 논의하고 고민한다'고 밝혔다.

유저 피드백을 반영한 콘텐츠 기업

데브시스터즈는 게임을 중심으로 다양한 콘텐츠를 생산한다. 특히 유튜브 채널에서 그 면모를 확인할 수 있다. 현재 유튜브 채널 구독자 수는 16.6만 명으로, 영상마다 조회 수가 만 명을 넘기는 등 활발한 인터렉티브를 보인다.

 쿠키런 유튜브 채널
 쿠키런 유튜브 채널
 쿠키런 유튜브 채널
 쿠키런 유튜브 채널

유튜브 채널에서는 최신의 쿠키런 업데이트 소식은 물론 유저들의 베스트 플레이 영상과 쿠키런 테마곡을 감상할 수 있는 플레이리스트도 확인할 수 있으며 실제 쿠키런 아트 아티스트들이 직접 쿠키를 그리는 ‘오븐드로잉’ 코너까지, 재미있는 콘텐츠가 가득하다. 그들이 잘 활용하는 IP를 재가공해 디지털 콘텐츠로도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유튜브 채널의 콘텐츠들은 쿠키런을 플레이하는 유저가 아니더라도 채널 자체에 매력을 느낄 만하다(보다 보면 자연스럽게 영업이 되기도 한다).

 쿠키런 공식 유튜브 채널 "오븐드로잉"
 쿠키런 공식 유튜브 채널 '오븐드로잉'

가장 조회 수가 높은 영상은 2019년 업로드된 ‘아트팀이 휴가를 가버렸다(쿠키런 공식 영상 만들어야 하는데)’ 라는 제목의 만우절 영상이다. 귀여운 그림 실력으로 맵을 그려 플레이하는 영상이으로, 조회 수 180만 회와 댓글 3928개에 달하는 엄청난 반응을 이끌어냈다.

이같은 쿠키런 유튜브 채널 콘텐츠에 대해 배형욱 쿠키런 CEO는 “쿠키런을 하지 않는 순간에도 재미를 선사하자”라는 목표로 운영한다고 밝혔다. 게임에 길드가 있듯, 쿠키런에 관해서는 디지털 커뮤니티에서 얘기하며 즐기는 장이 생긴 셈이다. 그들은 게임 자체에 유저 피드백을 잘 활용해서 만족감을 넓히는 전략을 디지털 마케팅에도 사용해 유저 맞춤형 콘텐츠로 더욱더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제일 잘할 수 있는 것, 하고 싶은 것

6년 간 적자였던 데브시스터즈가 애플 앱스토어 1위까지 오를 수 있었던 건 많은 요소가 적용했지만 역시 확고한 IP에 대한 과감한 투자를 꼽을 수 있다. 데브시스터즈는 한 번도 아닌 여러 번의 실패를 겪었다. 그럼에도 그들은 하나의 IP를 놓치지 않고 계속해서 개발하며 갈고 닦았다. 데브시스터즈는 그들이 잘하는 것과 하고 싶은 것에 대한 명확한 목표와 역량을 설정하고 구성원들의 신뢰와 지지로 그에 맞는 압도적인 결과를 끌어냈다.

 쿠키런 오븐브레이크
 쿠키런 오븐브레이크
 쿠키런 10주년 기념 아트
 쿠키런 10주년 기념 아트

쿠키런을 두고 한 유저는 '학창 시절부터 쿠키런을 시작해 어느덧 회사원이 되었다. 동년배라면 살면서 한번 쯤은 해본 자랑스러운 국산 게임'이라는 댓글을 달기도 했다. 슈퍼마리오처럼 더욱 확고하고 대중적인 IP 생성이 목표인 그들이 앞으로 쿠키런을 어떻게 다룰지, 이후 이를 뛰어넘을 새로운 작품으로 무엇을 선보일지 기대된다.

[큐레이터b] : 세상의 힙하고 핫한 브랜드와 제품을 엄선해 친절하고 쉽게 소개하는 ‘브랜드업 스튜디오’의 큐레이션 시리즈 입니다.
home 김윤지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