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부가 20대 시신의 부패물을 일반 쓰레기로 처리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

2021-03-26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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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청년 고독사 급격히 늘어
관련 법에 대한 허가 없어 시신 부패물 일반 쓰레기로 분류

이하 '스브스뉴스' 영상 캡처
이하 '스브스뉴스' 영상 캡처

날이 갈수록 심해지는 취업난으로 청년들의 고독사가 크게 늘어나는 현실 속 그들의 마지막 정리를 도맡아온 사람들이 있다.

바로 '특수청소업체'다. 이와 관련해 지난 18일 유튜브 '스브스뉴스'에서 공개된 특수청소업체 대표의 인터뷰가 눈길을 끌고 있다.

인터뷰에 응한 특수청소부 대표 길해용 씨는 "집 안에서 돌아가시고 난 이후에 좀 오랜 기간 동안 방치가 돼서 발견되면 시신의 오염물과 악취 등을 제거하는 특수청소(를 해야하는데 그)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그는 "20~30대 청년 자살이 많이 늘어났다. 원인을 크게 보자면 취업이 제일 크다"며 "취준생 같은 경우는 대략적인 공통점이 있는데 사치가 보이지 않는다. 공부를 위한 책과 필기도구, 전자기기 정도만 발견된다"고 말했다.

길 씨는 가장 기억에 남는 현장으로 20세 성년이 극단적 선택으로 사망한 후 6개월 뒤 발견된 사연을 꼽았다.

그는 "청년은 미성년자 때까진 보육원에서 지내다가 성년이 되자마자 퇴소를 했는데 퇴소하자마자 바로 극단적 선택을 했다"며 "정말 외로웠겠구나.. 치열했겠구나.. 이렇게 힘들었겠구나.."라고 말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고인의 남은 흔적은 어떻게 처리하는가?"라는 질문에 그는 "환경부나 보건복지부에 여쭤봤는데 고독사나 극단적 선택 같은 경우에는 시신이 부패되면서 변사체 오염물이 흘러내리기 때문에 그냥 일반 쓰레기로 분류해 쓰레기봉투에 버려야 한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관련 법에 대한 허가가 없기에 그냥 무분별하게 버려지고 있다"고 부연했다.

또 "고된 작업인데 계속 일을 할 수 있는 동력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는 "가끔 유서를 발견하게 되는데 본인이 극단적 선택을 함에도 불구하고 청소하시는 분에게 감사의 인사 말씀을 드린다고 메모를 남기는 사람들이 기억에 남는다"고 답했다.

끝으로 그는 “2021년 4월 1일부터 ‘고독사 예방법’이 시행되는데 노인 세대뿐만 아니라 청년들에게도 필요한 것 같다. 그러면 고독사가 줄어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유튜브, 스브스뉴스
home 안지현 기자 jihyun@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