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죽어야 그만할 텐가?” 절규한 유명 웹툰작가를 대놓고 이렇게 조롱했습니다

2021-04-06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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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으로 13만 넘게 조회된 웹툰... 정식 조회수는 고작 990명
“솔직히 작가님 만화가 딱 그 정도 수준”

얼마 전 자신의 최신 연재작이 불법사이트에 올라가 무분별하게 소비된 것을 알게 된 한 웹툰작가의 '하소연'이 널리 알려져 한 차례 화제가 된 바 있다.

위키트리는 지난해 12월 이 내용을 기사로 다뤘다.

그 당시 BL(미소년들 간의 동성애)물을 그리는 웹툰 작가 니지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어떻게 이러냐.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웹툰이 불법사이트에 올라와서 지금 뷰가 이런데 내 정산서에는 990명이 봤다고 돼 있다"고 운을 떼며 캡처 사진을 함께 올렸다.

한 불법사이트에 올라온 작가 니지 작품의 소개와 조회수 / 이하 트위터, 온라인 커뮤니티 더쿠
한 불법사이트에 올라온 작가 니지 작품의 소개와 조회수 / 이하 트위터, 온라인 커뮤니티 더쿠

니지가 공개한 캡처 사진에는 작품 조회수 13만8000건이 넘어간 한 페이지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

해당 만화는 엄청난 조회수를 기록했지만, 작가에게는 단 한 푼도 돌아가지 않았다. 불법 공유 독자들이 만화를 읽은 수익모두 불법사이트에 귀속되기 때문이다.

그는 이어 "내가 신고하려고 PD님하고 이야기하면서 찾는데 찾는 족족 나온다더라"면서 "신고해봤자 저 미친 작자들은 또다시 새로운 웹사이트를 만들 거 아니냐"고 분노했다.

"관절염에 허리디스크에 심지어 응급실 갔다가 퇴원하고 와서 전신 경련이 오고 마비가 와도 진행했던 원고를 이렇게 푼다고? 당신들 제정신인가? 이러다 작가들 다 죽으면 그때 그만할 거야?"라고 물었다.

이런 사정이 알려져 누리꾼 사이에 안타깝다는 반응이 나온 바 있다. 이런 와중에, 보는 이로 하여금 분노를 금치 못하게 하는 사건이 이후 발생했다. 해당 작가를 향해 어느 불법 공유 유저가 DM을 보내 대놓고 ‘조롱’한 글이 공개됐기 때문이다.

온라인 커뮤니티 이토랜드에 6일 ‘불법사이트에 13만 공유된 웹툰’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해당 게시물에는 위에서 공개된 작가의 분노한 트윗 사진과 함께 어느 불법 공유 독자로부터 온 것으로 보이는 DM 사진이 첨부돼 있었다.

온라인 커뮤니티 이토랜드
온라인 커뮤니티 이토랜드

해당 불법 공유 독자는 “안녕하세요 작가님. 다름 아닌 불법사이트 관련 트윗을 보고 DM 드렸습니다”라며 “정식 사이트에서는 990명이 본 웹툰을 무료(불법) 사이트에서 10만명이 봐서 억울하시잖아요. 그런데 솔직히 작가님 만화가요 딱 그 정도 수준이라 그런 거 아닐까 해서요”라고 작가를 조롱했다.

그는 이어 “돈 내고 볼 만큼 재밌거나 감동적이지도 않고 그렇다고 그림이 훌륭하냐 그건 또 아니고 무료로 풀렸으니 이 정도 봐줄 만하다는 뜻이지 않을까요”라며 “솔직히 진짜 재미있고 퀄리티 높은 만화들은요 유료사이트에 연재해도 다 돈 내고 보거든요. 오히려 저렇게라도 홍보가 되고 있으니 감사해야하는 것 아닌가 싶어서요”라고 말했다.

불법으로 만화를 보는 자신의 부끄러움은 생각하지 않고, 오히려 적반하장으로 작가에게 “당신 만화는 돈 낼 만큼 가치가 없다” “저렇게라도 홍보해주니 감사하라”갑질과 조롱을 일삼는 모습이었다.

해당 정보를 접한 누리꾼들은 “아이고” “저 사람은 (만화를 불법으로 봤으면) 가만히나 있지” “약 올리는 것도 아니고” “열정페이로 후려치는 고용주와 다를 바 없다” “불법사이트 없어져야 한다” 등 다양한 의견을 남겼다.

이해를 돕기 위한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사진 / 언스플래시
이해를 돕기 위한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사진 / 언스플래시

한편 2018년 불법 웹툰 공유사이트 밤토끼, 어른아이 등이 폐쇄됐음에도 이 같은 사이트들은 계속 개설되고 있는 실정이다.

home 황찬익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