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명하던 날, 눈이 왔어요” 시각장애인 유튜버가 어렵게 꺼낸 이야기

2021-04-07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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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인 유튜버가 어렵게 얘기 꺼낸 '실명하던 날'
“그냥 너는 너야”라는 친구의 말 듣고 위로받았다

시각장애인 유튜버 '우령의 유디오' / 이하 허우령 인스타그램
시각장애인 유튜버 '우령의 유디오' / 이하 허우령 인스타그램

시각장애인 유튜버 '우령의 유디오'가 실명하던 날의 이야기를 담담히 말로 풀어냈다.

유튜버 '우령'은 시력을 잃기 딱 하루 전 만났던 친구에 대해 얘기를 꺼냈다. 그는 "실명하기 전날에도 친구랑 놀고 있었다. 신나게 놀고 집에 돌아가려는 길에 하늘에서 눈이 내렸다. 아마 그날 본 눈이 제가 봤던 마지막 눈일 것 같다"라고 담담하게 털어놨다.

이어 "그날은 유독 눈이 많이 내렸다. 흩날리는 눈발을 맞으며 집으로 갔다. 집에 들어가서 핸드폰으로 웹 소설을 보는데 갑자기 글자가 뿌옇게 보이기 시작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문제가 뭔지 몰라서 잠깐 그런 걸거라고 생각하며 잠을 청했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다음 날 일어나자 눈앞이 뿌옇게 변해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그는 "눈앞에 손가락도 흔들어 보고 세수도 해 보고 거울까지 봤지만 아무것도 안 보였다"라고 얘기했다. 14살이었던 그는 "다른 것보다 부모님에게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몰랐다. 결국 부모님에게 말하면서 펑펑 울었다"라고 말했다.

그렇게 병원 생활을 이어나가던 그는 오랜 시간 후에야 친구를 다시 만나게 됐다. 그는 "시각장애를 가진 후로는 처음 만나는 친구였다"라고 말했다. 그는 친구를 만나고 같이 걸으면서 수십번 고민한 끝에 "나 눈 안 보여"라며 말했다. 친구는 그 말을 듣고는 "괜찮아. 그래도 우령이는 우령이잖아"라고 따뜻한 위로를 건넸다.

안내견과 함께 이동 중인 우령 / 허우령 인스타그램
안내견과 함께 이동 중인 우령 / 허우령 인스타그램

그 말을 들은 우령은 "내가 시각장애인이라고 해서 주변 사람들이 날 모두 피할 것 같았다. 그래서 보이지 않아도 보인다고 거짓말하거나 상대를 피했다. 하지만 친구의 말을 듣고 나니 괜히 걱정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우령은 "그 친구와 아직도 10년 넘게 만남을 유지하고 있다"라면서 변치 않는 우정을 보여줬다.

그는 비슷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그냥 너는 너야"라는 말을 건네주고 싶다며 영상을 끝맺었다.

유튜브, 우령의 유디오
home 김성민 기자 story@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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