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선 욕할 때 이렇게 한다…마라탕 국물을 먹으면 안 되는 이유 (영상)
2021-04-14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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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큰한 맛 앞세워 선풍적 인기 끄는 마라탕
'마라탕 국물까지…' 경제적 비하 담긴 욕으로

매운 걸 먹으면 스트레스가 풀린다는 속설 때문일까. 중국 쓰촨(四川) 지방 향신료인 '마라'를 넣고 끓인 중국 음식 마라탕(麻辣汤)이 최근 2, 3년간 한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마라탕은 지금도 배달 어플 중국음식 메뉴에서 상위랭킹을 차지하고 있는 인기 음식이다. '마라 중독'이라는 신조어는 현재진행형이다.
화끈하고 얼큰한 마라탕의 국물은 중독성이 강한 까닭에 먹은 후에도 계속 생각나게 한다는 시식 후기담이 많다.
하지만 마라탕의 본토인 중국에서 마라탕 국물을 흡입했다간 손가락질을 받는다는 사실, 알고 있는가.
지난해 국내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엔 <마라탕 국물까지 다 먹을 놈'이 욕이 되어버린 사연>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와 화제를 모았다.
글 작성자는 "중국에서는 훠궈 국물도 마라탕 국물도 먹지 않는다"며 "중국인들 개념에 훠궈와 마라탕은 식재료를 국물에 담가 익혀먹는 음식이지 국물을 마시는 음식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국물이 너무 맵기에 그대로 마셨다간 배가 아파 응급실에 갈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도 달았다. 실제 영양학적으로 자극적인 매운 맛은 위에 부담을 줄 여지가 있다. 국물에 들어간 다량의 나트륨도 건강에 좋지 않다.
2018년 2월 중국 CCTV는 마라탕 국물을 즐기던 16세 소녀 샹시(湘西)가 위궤양에 걸린 소식을 보도하기도 했다.
하지만 중국인들이 최근들어 마라탕 국물을 결사 거부(?)하는 데는 웃픈(웃기면서 슬픈) 사연이 깔려 있다.
작성자는 중국에서 생긴 지 얼마 안 되는 욕 중에 '마라탕 국물까지 다 마실 놈'이라는 게 있다고 소개했다. 경제적 어려움에 대한 비하가 담긴 표현이다.
몇 년 전 중국에서 한 사람이 택시에 탔다가 앞자리에 합승한 중년 여성의 전화통화 장면을 촬영해 인터넷에 올린 것이 발단이 됐다.
해당 여성은 딸과 통화 중이었는데, 딸이 남자 친구와의 결혼을 허락해달라고 졸랐다. 그런데 엄마인 여성은 딸에게 남자 친구의 스펙이며 재산 정도를 묻다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화를 내며 외쳤다. "그렇게 가난해서야 마라탕 먹을 때 국물까지 다 마시겠네."
이 영상은 중국에서 폭발적인 조회수를 기록했는데, 중국 젊은이들 입장에선 무척 울컥했던 모양이다. 당시 중국 인터넷 공간에서는 '까짓 마라탕 국물 좀 마시면 안 되냐' 등의 냉소적인 글이 대거 올라왔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