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 때문에 인기와 돈을 모두 잃고 추락한 남녀 연예인 5인의 근황

2021-04-21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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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기순이 원조… 이성진·강병규·슈도 도박
'도박 감추려 희대의 거짓말' 신정환이 독보적

연예계에서 마약만큼 잦은 스캔들이 도박이다. 연예계는 실체보다 이미지가 우선시되기에 법정에 서지 않더라도 도박에 연루됐다는 사실만으로도 활동에 치명적인 제약이 걸린다.

예나 지금이나 연예인과 도박이 끊을 수 없는 연결고리로 묶이는 이유가 있다. 업계 특성이 작용한다는 분석이 많다. 쇼비즈니스 세계가 도박과도 같은 성격을 갖고 있는 까닭에 비슷한 형태의 일탈로 빠진다는 것이다. 도박으로 물의를 빚은 연예인들이 일정기간 자숙기간을 거쳐 활동을 이어가는 전례가 많아 연예인들 사이에서 도박에 대한 경각심이 무뎌졌다는 지적도 있다.

5. 필리핀 노숙자 된 스타 '황기순'

'2015년 도박중독 추방의 날 기념식'에서 도박문제 예방 홍보단으로 위촉된 개그맨 황기순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 뉴스1
'2015년 도박중독 추방의 날 기념식'에서 도박문제 예방 홍보단으로 위촉된 개그맨 황기순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 뉴스1

대중에게 각인된 큼직한 연예인 도박사건의 시작은 개그맨 황기순이었다.

도박에 입문한 건 IMF(국제통화기금) 구제금융 요청 사태 직전 대전에서 대형 나이트클럽을 운영하다 자금난에 몰리면서부터다. 그는 어려운 상황을 타개하려고 노력하긴커녕 스트레스 탈출구로 도박에 손을 댔다.

1997년 필리핀에서 도박에 빠져 모든 재산을 탕진했고 검찰 수배를 피해 현지에서 2년간 불법 체류자로 생활했다. 국제 미아로 떠돌며 초기에는 노숙을 하는가 하면 쓰레기통을 뒤져 끼니를 해결했다고 한다. 그나마 현지 교민의 도움으로 판잣집에서 우유배달 등으로 생계를 해결했다고 한다. 그러다 자진 귀국해 징역 8월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전성기를 강제로 끝낼 수밖에 없었던 것은 물론이다.

4. 주접에서 나락으로 '이성진'

NRG 시절의 이성진 / 뉴스1
NRG 시절의 이성진 / 뉴스1

이성진은 그룹 NRG 리더였다. '주접'이라는 독보적인 캐릭터로 수많은 예능 프로그램에서 활약했던 이성진도 도박으로 몰락했다.

2009년 본인의 돈은 물론 지인들에게 2억원이 넘는 돈을 빌려가며 필리핀, 마카오 등지에서 도박으로 탕진했다. 그리고 돈을 갚지 않은 것이 문제가 돼 기소됐다. 순간의 잘못된 선택으로 방송계를 떠나게 됐다.

훗날 한 예능 프로에 출연한 그는 활동중단으로 경제적인 어려움에 대한 질문에 "방송을 오래 쉰 분들이 '주머니에 1000원짜리 하나가 없어 (밖으로) 나가지도 못했다'고 하는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 내가 진짜 그렇게 됐다"고 심경을 고백했다.

3. 원조 스포츠 연예인의 추락 '강병규'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는 강병규 / 연합뉴스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는 강병규 / 연합뉴스

프로야구 선수 출신 강병규는 2000년대 초 현역 은퇴 뒤 연예인으로 데뷔해 각종 예능 프로에서 입담을 과시하며 강호동과 함께 연예인으로 성공한 대표적인 운동 선수로 꼽혔다.

하지만 뜬 것도 진 것도 순식간이었다. 2007년 필리핀 도박현장을 인터넷으로 중계하는 도박사이트에 손을 댄 것이 화근이었다.

26억원을 송금해 80여일 동안 바카라 도박에 몰입했고 12억원을 날렸다. 이후 상습도박 혐의로 기소됐다. 도박으로 모든 것을 잃고 지금도 대중에게 냉랑한 시선을 받고 있다.

이후 예능 프로에서 그는 "아버지도 도박을 해서 어머니와 도박과 담배는 죽어도 하지 않기로 했는데 그 약속을 어겼다. 부모님에게 씻을 수 없는 죄를 지었다"고 후회했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2. 애 셋 키우며 도박할 시간이? '슈'

S.E.S 출신 방송인 슈가 2019년 2월18일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국외 상습 도박 1심 선고 공판을 마친 후 눈가를 만지며 법원을 나서고 있다. / 뉴스1
S.E.S 출신 방송인 슈가 2019년 2월18일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국외 상습 도박 1심 선고 공판을 마친 후 눈가를 만지며 법원을 나서고 있다. / 뉴스1

그룹 S.E.S 출신 슈는 2002년 팀이 해체되기까지 ‘국민요정’으로 불리며 사랑을 받았다. 2010년 농구선수 임효성과 결혼해 세 자녀를 출산했고 평범한 가정 생활을 이어가는 듯 했다.

그러다 2016년 터진 불법 도박 사건은 그의 이미지는 물론 경제적 여건에도 타격을 입혔다.

당시 슈는 서울 광장동 파라다이스워커힐 도박장 카지노를 오가며 도박 자금을 명목으로 수표 3억5000만원을 빌렸다. 이를 갚지 않아 고소를 당했다. 내국인은 허용되지 않지만 슈는 외국 국적을 갖고 있어 출입할 수 있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뒤이어 다른 고소인 역시 슈에게 돈을 빌려준 후 돌려받지 못했다고 고소했다. 도박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여기저기에 손을 벌린 것이었다.

검찰 조사 과정에서 마카오 등 해외에서 수차례에 걸쳐 7억9000만원대 규모의 상습도박을 한 사실도 드러났다. 결국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1. 도박 감추려 희대의 거짓말 '신정환'

신정환 인스타그램
신정환 인스타그램

컨추리꼬꼬 출신 신정환은 탁재훈과 함께 개그맨을 뛰어넘는 예능감으로 방송계를 휩쓴 가수였다. 적수 없이 예능가를 휘어잡던 스타였던 그 역시 잘못된 선택으로 추락했다.

2010년 갑자기 방송 스케줄을 무단으로 펑크낸 채 필리핀에 머물고 있다는 게 알려지면서 원정도박 의혹이 제기됐다. KBS와 MBC는 신정환을 출연정지 연예인 명단에 올렸다. 2005년 국내 불법 사설 카지노에서 도박을 한 혐의로 약식기소됐던 터라 여론은 더 싸늘했다.

신정환이 뎅기열로 필리핀 병원에 입원 중이라고 해명한 문제의 사진 / 온라인 커뮤니티
신정환이 뎅기열로 필리핀 병원에 입원 중이라고 해명한 문제의 사진 / 온라인 커뮤니티

신정환 측은 카지노에 출입했다는 것은 사실이나 전염병인 뎅기열에 걸려 병원에 입원한 탓에 귀국을 못한 것이라고 조작된 입원 사진을 보내며 거짓말로 해명했다. 최악의 판단이었다.

누가 봐도 급조한 어설프기 짝이 없는 사진을 들이민 바람에 신정환의 이미지는 그야말로 급추락했다.

결국 2011년 신정환은 해외 상습 도박 혐의로 징역 8월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불법 행동과 대중을 기만한 것이 겹치며 신정환은 연예계에서도 퇴출된다.

2017년 방송 복귀를 선언했지만 '팬심'은 등을 돌린 지 오래였다.

신정환 복귀에 대한 여론이 유독 부정적인 것은 불법 도박에 중독된 상습범이라는 점과 함께 방송까지 멋대로 펑크내며 불법 도박에 매진할 정도로 공인으로서의 책임을 완전히 망각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또한 이를 무마하기 위해 뎅기열에 걸렸다는 거짓말을 하며 간호사와 의사까지 동원해 찍은 가짜 사진을 공개해 인성 논란을 증폭했다.

home 안준영 기자 andrew@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