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에게 고소 당했던 34살 김정식 씨 “쿨하지 못해”
2021-05-06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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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번엔 두고 보자는 뉘앙스로 느껴진다”
대통령 비판 전단 뿌려 모욕죄 혐의 받았던 청년
문재인 대통령 비판 전단을 뿌려 모욕죄로 고소를 당했던 30대 청년이 입을 열었다.

6일 중앙일보는 시민단체 터닝포인트 대표 김정식(34) 씨 인터뷰를 보도했다. 김 씨는 지난 2019년 7월 17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분수대에서 문 대통령을 비롯,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을 비난하는 내용의 전단지 뭉치를 뿌렸다. 이후 경찰이 지난달 기소 의견으로 김 씨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는데 고소 주체가 법리상 문 대통령이었다.

김 씨는 전단을 뿌린 이유에 대해 "(집권 세력이) 자신들은 애국이고 민주화 세력이고 다른 사람은 적폐고 친일 매국노 세력이라고 양분하고 있지 않나. 정치적 이익을 위해 편 가르는 행위를 멈추길 바랐다"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모욕적인 내용을 담을 필요가 있었냐"라는 질문엔 "며칠 전부터 인간적인 미안함이 커졌다. 나는 내 입장에서 이 정도 수위면 이전 대통령이 겪은 것에 비해 높은 수위가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문 대통령 입장에서 생각해 보니, 성적 게시물 관련 내용이 역린을 건드린 게 아닐까 스스로 생각했다"라고 해명했다.

2년간 경찰 수사를 받았던 김 씨는 조서 마지막 부분에 노무현 전 대통령이 생전에 남긴 말을 썼다고 한다. "대통령을 욕하는 것은 민주사회에서 주권을 가진 시민의 당연한 권리다. 대통령을 욕하는 것으로 주권자가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다면 전 기쁜 마음으로 들을 수 있다". 문 대통령과 조국 전 법무장관도 인용했던 말이다. 김 씨는 "원형탈모가 500원짜리 동전만한 크기로 왔었다. (정부의 대처가) 이번 사안은 비껴가면서 다음번엔 두고 보자라는 뉘앙스처럼 느껴진다. 쿨하지 못하다. 문재인 정부"라고 말했다.

지난 4일 문 대통령은 김 씨에 대한 모욕죄 처벌 의사를 철회하도록 지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