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에만 일해도 월수입이 300만원… '킥보드 수거 알바' 인기 폭발

2021-05-10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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킥보드 수거·충전 신종 알바 '쥬서'
고수익 믿고 뛰어들면 낭패볼 수도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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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여료 1000원 내외, 분당 100원 내외의 이용료를 지불하면 누구나 이용 가능한 공유 킥보드가 도심 풍경을 바꾸고 있다. 공유 킥보드 시장이 커지면서 새로운 아르바이트도 생겼다. 일부 외국계 공유 킥보드 업체들은 길거리 곳곳에 있는 방전된 킥보드를 수거한 뒤 충전해서 갖다 놓으면 수고비를 주는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공유 전동 킥보드는 전기로 작동되기에 방전된 킥보드를 수거해서 충전하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또 고장나거나 파손된 전동 킥보드를 수거하는 일 역시 일손이 필요하다.

대부분의 국내 공유 킥보드 업체들은 해당 업무를 외부 물류업체에 맡긴다. 반면 미국의 공유 킥보드 업체 '라임(LIME)'은 킥보드의 수거 및 충전 등 업무를 쥬서(Juicer)라고 부르는 일반인에게 오픈했다. 서울에만 1000여명의 라임 쥬서가 활동하고 있다.

라임은 일반인이 저녁에 라임의 전동 킥보드를 회수·충전·재배치하면 건당 4000원 정도 보상한다. 앱을 다운받은 뒤 플랫폼 노동을 신청하고 1시간 정도 교육을 받으면 즉시 일할 자격이 주어진다. 18세 이상이면 누구나 가능하다.

방치된 공유 전동킥보드가 통행과 도로 청소 등에 방해가 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서울 종로구 일대에서 도로 한 가운데 방치된 공유 킥보드가 시민들의 통행을 방해하고 있다. /뉴스1
방치된 공유 전동킥보드가 통행과 도로 청소 등에 방해가 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서울 종로구 일대에서 도로 한 가운데 방치된 공유 킥보드가 시민들의 통행을 방해하고 있다. /뉴스1

킥보드가 10~15kg 정도 무게이고 배터리가 거의 없는 킥보드를 수거할 경우 킥보드 작동이 되지 않아 들고 이동하려면 체력 소모가 상당하다. 때문에 차량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다량의 킥보드를 한 번에 수거하기 위해선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나 트럭 등을 활용하면 유리하다. 물류업이나 운송업 등을 본업으로 삼은 이들이 쥬서 활동을 부업으로 선호하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수거한 킥보드는 자택 등 자신의 공간에서 충전하면 된다. 전용 충전기는 라임코리아에서 1~2주에 한 번씩 진행하는 무료배포 행사를 활용하거나 3만원에 사비로 구매할 수 있다. 충전을 위한 전기 사용료는 완충 시 200원 이내, 시간은 2~4시간이다.

80% 이상 충전되면 정해진 앱을 통해 정해진 반납 장소를 확인한 후 반납하면 된다. 반납 후 사진을 찍어 인증하면 수익을 바로 확인할 수 있으며 며칠 내로 입금되는 방식이다.

가격 책정은 배터리 잔량과 수거 난이도 등을 고려해서 차등 지급된다. 배터리 잔량이 0%에 가까울수록, 킥보드 위치가 수거하기 어려운 지역에 있을수록 단가가 높은 것.

MBC '생방송 오늘아침' 방송화면 캡쳐
MBC '생방송 오늘아침' 방송화면 캡쳐
MBC '생방송 오늘아침' 방송화면 캡쳐
MBC '생방송 오늘아침' 방송화면 캡쳐

실제로 최근 MBC '생방송 오늘아침'을 통해 소개된 쥬서들도 일하는 방식에 따라 수익이 제각각이었다.

대학생 장희찬 씨는 주로 저녁시간에 자차를 활용해 충전 임무를 하고 대당 5000원 정도의 고단가를 받는다고 소개했다. 월 300만원의 수익을 낸다고 했다. 1대를 완전히 충전하는 데는 2시간이, 전기세는 90원이 소요됐다.

장씨는 “자기가 하고 싶은 만큼 해서 수익을 받아 간다는 게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MBC '생방송 오늘아침' 방송화면 캡쳐
MBC '생방송 오늘아침' 방송화면 캡쳐
MBC '생방송 오늘아침' 방송화면 캡쳐
MBC '생방송 오늘아침' 방송화면 캡쳐

반면 자영업을 하는 김수진 씨는 가끔 킥보드 충전 알바를 하며 월 40만~50만원을 벌고 있다고 전했다. 강아지와 산책을 할 때 등 하고 싶을 때만 일을 하기 때문이다.

또 과일 판매업을 하면서 1년 전 킥보드 충전 알바에 알게 됐다는 두 청년은 이제 달인의 경지에 올랐다. 청과물 장사에 쓰는 트럭을 활용해 시간날 때마다 하루 평균 50~60대의 킥보드를 수거했다. 그렇게 알바로만 월 200만~300만원의 부수입을 챙겼다.

카카오TV '빨대퀸' 방송화면 캡쳐
카카오TV '빨대퀸' 방송화면 캡쳐

카카오TV '빨대퀸'에 등장한 쥬서 역시 본업인 유통업 외에 부업으로 하루 5대 정도 킥보드 수거를 했다. 본인의 트럭을 활용해서 본업에 지장을 주지 않는 선에서 일하고 있다는 그는 지난 2월 한 달간 160대의 킥보드를 수거해 56만여원의 수익을 냈다.

그는 "많이 하시는 분들은 하루 100대씩 한다"며 "한 달 1000만원 수익도 가능하다"고 했다.

해당 프로그램에서는 킥보드 충전알바의 꿀팁도 공개했다.

△ 저녁 9시 이후가 가장 좋다(이 때쯤 방전된게 가장 많다) △ 서울 강남, 홍대가 노다지 △ 출퇴근 시간은 피하고, 그 직후에 황금 타이밍 등이다.

일에 익숙해지고 노하우가 쌓이면 괜찮은 틈새 알바일 수 있다. 다만 꾸준히 하지 않으면 충전기값만 날리게 된다. '고수익 보장', '누구나 가능' 이라는 홍보성 문구에 꽃혀 뛰어들었다간 낭패를 볼 수도 있다.

home 안준영 기자 andrew@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