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때 의대 진학 목표로 전교 10등에 들었다는 반전 여배우
2021-05-21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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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여빈, '죄많은 소녀'에서 '독종 변호사' 되기까지
의대 실패후 방황…'죽은 시인의 사회'보고 배우 꿈


배우 전여빈(32)이 연신 상종가를 치고 있다.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영화 '낙원의 밤'과 tvN 드라마 '빈센조'에서 그녀는 각각 엄태구, 송중기라는 스타급 남우를 상대로 묵직한 매력을 발휘했다. 낙원의 밤에서 맘껏 총질을 하더니 빈센조에서는 총을 맞고 쓰러졌다. 한국 연예계 새로운 느와르 걸의 탄생이라는 찬사를 받는 그녀의 원래 꿈은 배우가 아니었다.
2015년 영화 '간신'으로 데뷔
영화 '간신'의 중전 관상 역할로 데뷔한 전여빈은 이후 독립영화에 부지런히 얼굴을 내밀며 연기력을 쌓아왔다.
그러다 배우 출신 문소리 감독이 첫 메가폰을 잡은 '여배우는 오늘도'에 출연하며 대중에 눈도장을 찍기 시작했다. 문소리의 단편 영화를 보고 소셜미디어(SNS)에 '문감독님 저와 함께 작업해 주세여'라고 멘트를 날린 전여빈은 거짓말처럼 2주 뒤에 문소리의 전화를 받았다.
하지난 문소리는 정작 다른 루트로 그녀의 잠재성을 알아봤다. 2015년 서울국제여성영화제의 트레일러 홍보영상에 전여빈이 등장했는데 촌스러움과 세련됨이 공존하는 듯한 묘한 얼굴에 끌렸다고.
'괴물신인'의 탄생 '죄많은 소녀'

전여빈이 본격적으로 주목을 받은 건 2018년 개봉한 영화 '죄많은 소녀'였다. 친구의 죽음에 가해자로 몰린 소녀 영희 역을 맡아 러닝타임 내내 몰입감 있는 연기를 펼쳤다. 절망과 고통의 무게를 감당하지 못하면서도 위태롭게 버텨가는 어려운 배역을 몸으로 체화해냈다. 장편영화 주연이 처음이었음에도 뛰어난 연기를 펼치며 '괴물 신인’ 타이틀을 얻었다.
이 영화로 부일영화상 등 각종 영화 시상식의 신인상을 거머쥐었다. 여배우 기근에 시달리는 충무로에 단비같은 존재로 부상했다. 감독을 제외한 모든 스태프가 그녀의 캐스팅을 반대했지만, 그해 10여개의 트로피를 수집했으니 가히 ‘반전의 명수’라 할 만하다.
1년 뒤엔 첫 드라마 주연작 JTBC 드라마 '멜로가 체질'을 통해 귀여운 코믹 연기를 선보였다. 시청률은 1%대에 그쳤지만 종영 후에도 꾸준히 입소문이 나면서 많은 이들이 ‘인생 드라마’로 꼽는 작품이다. 세상을 떠난 남자친구가 여전히 곳곳에서 보이는 환각에 시달리지만 이를 피하는 대신 자신에게 남겨진 상처를 인정하고 천천히 극복해 나가면서 독특한 위로를 건넸다.
전여빈의 학창시절 반전 과거

원래 꿈은 의사였다. 돌아가신 할머니와 생전에 나눈 약속이었으며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입시에 전념했다. 고등학교 때는 공부만 하느라고 제대로 살아본 적이 없다고 한다. 그러나 수능시험을 제대로 못 봐 스무 살을 방황으로 보냈다.
전여빈은 훗날 인터뷰에서 "마음먹고 했을 때는 반에서 1등을 하고 전교에서도 10등 안에 들었다. 그런데 입시에 대실패를 했다"며 "그때는 인생의 실패자가 됐다고 생각했고 스스로를 미워하고 증오했다"고 고백했다.
그러던 중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를 보고 이런 영화를 만드는 사람이라면 누군가에게 희망을 주고, 마음을 치유해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배우의 길을 걷게 됐다.
그녀의 독특한 이력 중 하나는 강릉사투리경연대회 대상 출신자라는 것. 강원도 강릉 태생인 전여빈은 입시 면점에서도 강릉사투리를 특기로 내세웠고 동덕여대 방송연예과에 당당히 합격했다.
전여빈은 현재 차기작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글리치' 촬영에 열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