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 식단' 군부대가 국회의원들에게 대접한 식사… 사진 본 병사들 폭발 (사진)

2021-05-27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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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에 게재된 비교 사진
일선 병사들, 삼겹살 수육 과하게 쌓인 모습에 분노

지난달 18일 부실 급식 첫 폭로 시 공개된 51사단 식단(좌)과 26일 야당 의원에 내놓은 식단. / 페이스북
지난달 18일 부실 급식 첫 폭로 시 공개된 51사단 식단(좌)과 26일 야당 의원에 내놓은 식단. / 페이스북

군부대 부실 급식 논란을 처음 일으켰던 육군 51사단이 현장 점검차 방문한 야당 의원들에게 초호화 식단을 제공해 공분을 사고 있다.

한 육군 병사는 지난 26일 육군 페이스북 커뮤니티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를 통해 "부실 급식 첫 폭로 51사단, 야당 의원에 내놓은 식단"이라고 전하며 두 장의 사진을 게재했다.

첫 번째 사진은 휴가 후 부대로 복귀한 병사가 지난달 18일 "휴대전화도 반납하고, TV도 없고, 밥은 이런 식인데 감방이랑 뭐가 다르죠. 휴가 다녀온 게 죄인가요"라고 항의하며 올린 것이다.

두 번째 사진에 담긴 식단은 강대식, 이채익, 한기호, 신원식 등 국민의힘 소속 국방위원들이 26일 오전 경기 화성의 육군 51사단 예하 부대를 방문했을 때 제공된 것이다.

의원들은 이날 병영식당에서 부대 관계자들과 함께 오찬을 가졌고, 해물된장찌개와 삼겹살수육, 상추쌈, 배추김치 등을 먹었다.

51사단 측은 '1인 기준량'이라며 이날 배식된 식단을 공개했는데, 삼겹살 수육이 과하게 쌓인 모습은 전형적인 '보여주기'란 지적을 받고 있다.

특히 51사단은 부실 식단을 처음으로 인증한 병사가 소속된 부대로 알려지며 더 큰 공분을 자아내고 있다.

이에 대해 육군 관계자는 SBS를 통해 "오늘 의원들이 방문한 부대는 첫 폭로 글이 게시된 곳이 아닌 51사단 예하의 다른 부대"라고 해명했다.

보여주기식 식단 논란을 비판하는 댓글들. / 이하 페이스북
보여주기식 식단 논란을 비판하는 댓글들. / 이하 페이스북

해당 사진을 접한 일부 병사들은 "사단장 생일에도 저렇게는 안 나온다" "삼겹살? 저건 중대 회식 같은 때나 먹는 건데... 진짜 화 나네" "51사 출신이다. 군 생활 2년 넘도록 삼겹살은 단 한 번도 구경해 보지 못했다" "오호 고기가 쪄서 나오는 게 아니라 바짝 구워서 나온다?" "분명 취사병들만 죽어난다" 등의 댓글을 남기며 분노했다.

보여주기식 식단 논란에 대한 해명 댓글들.
보여주기식 식단 논란에 대한 해명 댓글들.

반면 "여기 부대 근무하는 장병이다. 우리 부대는 원래부터 식사나 위생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어서 부실 식단 논란 전부터 고기, 치킨, 피자 등이 나왔다. 매일 마지막 주 수요일은 삼겹살데이로 지정돼 늘 먹는다" "이번 문제는 사진을 비교해 기준량을 다르게 볼 게 아니라 1인 격리실 식사 추진 시 도시락을 챙겼던 개인(간부인지 용사인지는 모르겠지만)이나 그것을 관심 있게 보지 못한 부대 시스템의 문제라 생각된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해당 글은 다소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반박하는 병사들도 있었다.

home 방정훈 기자 bluemoon@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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