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람도 아닌 수지가 모델인데… '2주 만에 광고 중단' 초유의 사태 발생했다

2021-05-28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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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 소화못해 '수지 하이킹화' 광고 스톱
“톱스타 광고비로 제품가격 올라 아쉬워”

아웃도어 업계에서 톱 스타를 쓰는 것은 새삼스런 일이 아니다. 인기 연예인이 갖고 있는 매력과 브랜드의 정체성이 맞아 떨어지면 판촉 효과가 뛰어나기 때문이다.

다만 과거에는 스포츠 스타를 모델로 활용해 제품의 기능에 중점을 뒀다면 최근에는 소비자와 소통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감성적 광고가 많아졌다. 때문에 아웃도어 제품 구매가 모델에 휘둘렸다는 지적도 나온다.

K2
K2

아웃도어업체인 K2는 최근 가수 수지를 모델로 한 신발 광고를 중단했다. 광고 개시 2주 만이다.

20, 30대 여성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공급 부족 사태가 발생해서다. 예약 주문을 소화하지 못해 고객들의 항의를 받는 매장이 많아 광고를 중단하기로 했다는 설명이다. 삼성물산, LF 등 전통 패션회사가 고전을 면치 못하는 상황과 대조적이다.

수지가 광고에 출연한 상품은 K2의 하이킹화 ‘플라이하이크 큐브'다. '수지 하이킹화’로 불리는데, 출시 한 달 만에 3만족 이상이 판매되는 대박을 쳤다. 중창에 그래핀폼과 K2만의 독자적인 기술을 적용한 플라이폼을 이중으로 적용해 쿠셔닝이 뛰어나며 초경량으로 가벼운 무게가 특징이라고 회사 측은 소개한다.

주문이 쇄도해 물량 공급 부족 현상이 빚어지는 것은 업계 다반사다. 그런데 나아가 광고 중단 사태로 이어지는 것은 초유의 사태로 볼 수 있다.

소비자들이 이 등산화를 수지를 보고 샀는지, 소재나 기능을 보고 샀는지 의아하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수지 파워가 아무리 대단하더라도 묻지마식 구매는 지양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홍보 모델만 보고 제품을 구입하면 모델료가 치솟고 그 부담은 결국 소비자로 돌아오게 된다.

한 네티즌은 “인기스타를 통한 광고비로 인해 제품가격이 올라가는 부분은 아쉽다”는 의견을 내놨다.

블랙야크
블랙야크

수지에 맞서 가수 아이유를 전면에 내세웠던 아웃도어업체 블랙야크도 비슷한 홍역을 치렀다.

주력 제품인 ‘야크343 D GTX’, 일명 ‘아이유 워킹화’가 아이유 효과로 입소문을 타며 일시적 품절 현상이 일어나자, 이를 구하려는 소비자들로부터 항의를 받았다. 올 1분기 블랙야크의 신발 라인 매출은 지난 해 동기 대비 91% 급증했다.

한편 시장 포화로 2014년 이후 침체기를 겪던 아웃도어업계는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K2와 노스페이스, 블랙야크, 네파, 디스커버리 등 주요 아웃도어 브랜드의 1분기 매출은 지난 해 대비 평균 30% 이상 증가했다. 특히 K2의 매출 성장률은 50%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home 안준영 기자 andrew@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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