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유'와 '이재용 딸' 덕분에 매출액이 무려 10배나 늘어난 의류브랜드

2021-06-02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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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유가 호리네민박에 입고나온 추리닝
특이한 컬러로 팬심 집중, 의류업체 대박

JTBC '효리네민박' 캡쳐
JTBC '효리네민박' 캡쳐

2017년 JTBC 예능 프로 '효리네 민박'에 출연한 아이유. 전에는 볼 수 없었던 일상과 아르바이트생으로서의 모습을 공개해 화제를 모았다. 이와 함께 아이유 패션도 팬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설거지부터 이불 정리까지 궂은 일을 도맡았던 아이유는 방송 내내 추리닝을 즐겨 입었다. 집업 형태의 상의와 달리기에 편한 바지가 한 세트인 '삼선 추리닝'이었다. 특히 광고 협찬용이 아닌 평소 입던 옷을 갖고 나온 것으로 알려져 궁금증을 더했다.

아이유가 방송에서 입고 나온 추리닝은 '널디(Nerdy)'라는 국내 의류업체가 만든 것이었다. 아이유가 입기 전까지만 해도 매출 58억원으로 그다지 유명하지 않은 브랜드였다.

당시 아이유는 보라색에 노란색 두 줄이 그려진 추리닝을 착용헸는데, 이 보라색은 그때까지 추리닝으로는 거의 사용되지 않았던 색이었다고 한다. 널디는 추리닝으로 거의 사용되지 않는 보라색을 과감하게 적용해 10대와 20대의 시선을 붙잡았다.

널디' 추리닝'을 입고 공연하는 가수 아이유 / 유튜브 `월아조운` 채널
널디' 추리닝'을 입고 공연하는 가수 아이유 / 유튜브 `월아조운` 채널

이 밖에도 널디의 추리닝엔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좋아할 만한 요소가 더 있었다.

하나는 오버사이즈다. 보통의 트랙슈트가 운동을 위해 몸에 착 달라붙는 디자인이었지만 널디의 트랙슈트는 펑퍼짐한 핏이 특징이었다. 또 운동을 할 때만 입는 것이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입을 수 있는 추리닝을 추구했다.

이를 위해서 중요한 것은 바로 다리가 길어 보이는 것이었다. 실제로 널디의 트랙슈트는 일반적인 트랙슈트보다 다리 기장이 길었다. 다리 기장이 긴 추리닝은 굽이 있는 운동화와 신으면 더 다리가 길어 보인다. 널디는 지난해에는 굽이 있는 운동화(스니커즈)를 출시해서 인기를 끌기도 했다.

MZ세대를 수요층으로 흡수한 널디는 2017년 58억원→2018년 130억원→2019년 367억원→2020년 544억원으로 매출이 수직상승하게 된다. 매년 거의 2배씩 성장하고 있다.

'널디' 홈페이지 캡쳐
'널디' 홈페이지 캡쳐

널디는 에이피알(APR)이라는 회사의 자회사인 '멀티넥스'가 2017년 시작한 브랜드다. 모회사인 에이피알은 D2C(자사 쇼핑몰) 사업 모델로 '에이프릴스킨'(레드벨벳 예리) '메디큐브'(유재석 화장품) 등의 화장품 브랜드를 성공시킨 회사다. 이 회사가 패션 사업에 진출해 만든 브랜드가 널디다. D2C는 제조사가 백화점 등 중간 유통상이나 쿠팡 같은 온라인 구매 플랫폼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구축한 온라인몰을 통해 직접 소비자에게 제품을 판매하는 방식이다.

에이피알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 619억원을 신고해 분기 매출 600억원 시대를 열었다. 3년 전 연간 매출보다 많은 금액을 이젠 분기에 내고 있다. 널디가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한 것은 물론이다.

한편 널디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딸 이원주(17) 양이 플리스를 착용한 모습이 언론에 포착되면서 재벌가가 픽한 브랜드로 유명세를 더하기도 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딸 이원주(왼쪽)양이 지난해 10월 25일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빈소로 이동하고 있다. / 뉴스1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딸 이원주(왼쪽)양이 지난해 10월 25일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빈소로 이동하고 있다. / 뉴스1
home 안준영 기자 andrew@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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