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보고 '빈부격차' 느꼈다는 한국아파트… 알고 보니 대반전 있었다
2021-06-18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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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이촌동 래미안 첼리투스 vs 왕궁아파트
현격한 외관 불구 가격차 안 커…“뭘 모르네”

최근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된 한국의 사진 한 장이 있다. '외국인이 빈부격차 느꼈다고 하는 우리나라 풍경'이라는 제목의 사진이다.
한눈에 봐도 값비싼 아파트와 낡은 아파트가 나란히 자리한 모습의 사진이다. 이 외국인은 허름한 옛날 아파트와 세련되고 높은 최신식 아파트를 동시에 담았다. 그리고는 한국의 빈부격차라는 설명을 달았다.
사진을 실제로 외국인이 찍은 것인지는 불분명하다. 핵심은 촬영자가 누구인지를 떠나 외국인의 눈에는 충분히 그렇게 보일 수 있다는 점.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도시로 꼽히는 홍콩도 호화로운 력서리 아파트숲 뒤로는 보기에도 숨이 턱턱막히는 '닭장 아파트'가 섞여 있다.
하지만 외국인들이 사진 속 한국 두 아파트의 실거래가를 알고나면 깜짝 놀랄 수도 있다. 누추해 보이는 아파트도 상당한 몸값을 자랑하기 때문이다.
외국인이 찍은 사진은 서울 용산구 이촌동의 모습이다. 일단 서울의 한복판인 만큼 땅값이 굉장히 비싸다.
그리고 사진 속에 등장하는 두 아파트는 '래미안 첼리투스'와 '왕궁' 아파트다. 앞쪽의 후줄근한 아파트가 왕궁이고, 뒷쪽의 세련된 아파트가 래미안 첼리투스다.

삼성물산이 2015년 건설한 래미안첼리투스는 전국에서 가장 높은 56층짜리 아파트다. 모든 가구에서 한강 조망이 가능하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총 460세대로 모든 세대가 공급면적 165㎡~166㎡(약 50평)의 단일 평형이다.
최근 실거래가로는 지난달 165A㎡ 타입이 41억7498만원에 팔린 바 있다. 한국부동산원 기준 매매 시세는 29억~37억원 선이다.

그렇다고 왕궁아파트도 호락호락하지 않다. 역시 삼성물산이 1974년 완공한 단지로 총 250세대다. 이 역시 공급면적 104㎡(약 31평)의 단일 평형이다.
지난 4월 1층 가구가 20억원에 거래됐다. 한국부동산원 기준 매매 시세는 18억2000만원~20억원 정도다.
두 아파트 가구의 사이즈를 감안하면 가격차가 크지 않은 셈이다. 최근 실거래가 기준 평당 가격은 래미안 첼리투스가 8349만원, 왕궁아파트가 6451만원이다.
현재 왕궁아파트는 재건죽을 추진 중이다. 몇년 뒤 새 아파트로 탈바꿈하면 몸값이 이웃 래미안 첼리투스를 넘어설 수도 있다. 왕궁아파트도 한강변에 붙어 있어 한강 조망권을 갖추고 있다.
알고보면 빈부격차를 설명하기에는 많이 부족한 사진이었던 셈이다. 아파트의 외관만 보고 가격을 판단하는 건 어렵다는 얘기다.
누리꾼들은 해당 사진에 대해 '쓰러져갈수록 가격이 비싸지는 재건축의 논리'라며 재미있다는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