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민 1급 공무원의 존재 자체를 본인이 뱉은 말로 반박 가능… 박성민의 적은 박성민”
2021-06-29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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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국민의힘 청년영입에는 “불공정쇼”라며 일갈
“과거의 자기 자신과 싸우고 있는 수준”
지난 21일 청와대 최연소 비서관으로 발탁된 25세 박성민 1급 공무원이 2년 전 국민의힘 청년인재 영입을 두고 “불공정 인재영입 쇼”라고 비판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비서관은 2019년 11월 2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성명을 발표했다. 당시 박 비서관은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청년대변인이었으며, 성명의 내용은 자유한국당이었던 국민의힘 청년인재 영입을 비판하는 내용이었다.
그는 성명에서 자유한국당이 4월 총선을 앞두고 백병훈 ‘청년이 여는 미래’ 대표를 청년인재로 영입한 사실을 지적했다. 당시 백 대표는 신보라 전 자유한국당 의원실 비서의 남편이라는 사실 때문에 ‘세습영입’이라는 말을 들었다.

박 비서관은 "자유한국당의 야심찬 인재영입쇼가 연일 실패 대행진을 이어가고 있다"라며 "갑질 논란에 이어 이번엔 청년 인재영입에서 보여준 공정성 문제, 세습영입 문제가 그 증거"라고 했다.
이어 "해당 영입 인사(백 대표)가 대표로 있던 단체 '청년이 여는 미래'는 신보라 의원이 영입되기 전 대표로 있었던 곳"이라며 "활동했던 경력도 같고, 실제로 신보라 의원과 친한 선후배 사이에다 의원실 직원의 가족이기까지, 성별만 다를 뿐, 사실상 '신보라 2호'가 들어온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다, 이것이 '세습영입'이 아니라면 무어란 말인가"라고 밝혔다.
또 "인재영입은 정당이 가진 비전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특히 청년 분야 인재영입은 청년 문제 해결과 청년층 정치 진입장벽 완화를 위해 정당이 하는 고민의 깊이와 노력의 정도를 보여준다. 또한 정당의 혁신 의지를 보여주는 지표"라고 적었다.
계속해서 "공정하게 보장돼야 할 청년 몫마저 세습하는 꼴이라니, 사실상 기존 당내 청년 중 특정 의원과 친분관계가 있고 익숙한 스펙을 가진 청년을 인재영입이라는 포장지로 포장해 내세운 것이 아닌가"라며 "청년층에 오히려 절망만을 안겨준 것이 아닌가"라고 말을 이었다.
마지막으로 그는 "'빈 수레가 요란하다'는 말처럼, 혁신적인 변화를 보여주겠다던 자유한국당은 실패한 인재영입쇼를 통해 스스로가 요란한 빈 수레임을 증명했다"라며 "황교안 대표, 색소폰 불기는 나중으로 미루고 인재영입의 절차적 공정성 강화를 위해 고민하시라, 이번 청년인재 영입세습과 같은 불공정한 일이 또 일어나서는 안 될 것"이라고 했다.

박 비서관 본인은 2018년 민주당 전국대학생위원회 운영위원으로 활동을 시작, 2019년 3월 고려대 편입 이후 민주당 청년대변인으로 지냈다. 이후 2020년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때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선출됐다.
박 비서관의 예전 발언을 접한 청년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경기도 남양주시에 거주 중인 남성 회사원(29)은 “저 페이스북 글만 봐도 박성민 1급 공무원의 존재 자체를 본인이 뱉은 말로 반박 가능하다”라며 ”박성민의 적은 박성민. 과거의 자기 자신과 싸우고 있는 수준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당시 자유한국당의 청년 영입에 불만이 있었다면, 지금 사회생활 경력이라곤 일천한 자신은 대한민국 청년층에 속하는 어떤 이들을 대변할 수 있는지 그 질문에 대한 답을 해야 하지 않나”라며 “물론 청와대 1급 공무원이라면 지금부터 그 답을 찾아간다는 대답으론 안되고, 명확한 비전을 제시한다던지, 본인의 정확한 포부가 있어야 다른 청년들이 납득할 것”이라고 날 선 모습을 보였다.

서울시 월곡동에 거주 중인 남성 프리랜서(34)는 "박 비서관이 지적했던 사람 역시 영입에 부정이 있다는 의혹이었을 뿐, 증명된 사실도 아니지 않았나"라며 "사실 그게 증명되지 않은 사항에서 의혹만으로 성명을 쓴 건 다소 어리석음이 있었던 행동"이라고 말했다.
이어 "세간에서 이를 주목하는 이유는 결국 박 비서관이 '내로남불' 행동을 했다는 점을 지적하기 위함"이라며 "젊은이들을 기용해서 목소리를 듣겠다는 방향은 이해가 가지만 기왕 젊은 피를 수혈하려면 객관적이고 공정한 인사원칙으로 선정했어야 했다. 그랬다면 이런 논란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대부분의 청년들 역시 박 비서관을 임명한 청와대의 행보에 강한 반발을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해당 임명에 ‘불공정 논란’이 불거지며 ‘박탈감닷컴’ 등 그의 자진사퇴를 촉구하는 인터넷 사이트까지 만들어졌다.


그러나 민주당과 청와대는 각각 송영길 민주당 대표와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의 말을 빌려 “(박 비서관 자신이) 실력으로 입증할 것” “(박 비서관은 이미) 검증받은 사람”이라는 입장을 내놓아 더 큰 논란을 빚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