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미화원 사망 파문… 이상한 시험지 주며 미화원들 망신 줬다 (사진)

2021-07-07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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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청소노동자들에게 갑질 행사 드러나
업무와 관련 없는 시험 풀게 하며 망신 안겨

서울대학교 청소노동자가 또 사망하는 일이 벌어진 가운데, 서울대가 청소노동자들에게 업무와 전혀 관련이 없는 시험을 치른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기사와 관련없는 사진 / 뉴스1
기사와 관련없는 사진 / 뉴스1
서울대학교  / 연합뉴스
서울대학교 / 연합뉴스

지난달 26일 서울대 기숙사 내 휴게실에서 청소노동자 A 씨(여·59)가 숨진 채 발견됐다. 심근경색으로 인한 병사였다. 문제는 A 씨 유족 쪽에서 고인이 학교 측 갑질에 시달렸다는 주장이 나온다는 점이다.

실제로 서울대가 청소노동자들에게 업무와 전혀 관련이 없는 필기시험을 치르게 한 것으로 드러났다.

민주노총이 공개한 ‘제1회 서울대학교 관악학생생활관 안전관리팀 업무 필기시험’ 문제지를 보면 서울대 측은 청소노동자들에게 “우리 조직이 처음으로 개관한 연도는?” “학부 동에 해당하는 것을 고르시오” “대학원 동에 해당하는 것을 고르시오?”라고 묻는 문제를 풀게 했다.

서울대 측은 채점 결과를 나눠주며 청소노동자들에게 공개적으로 망신을 안기기까지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필기시험은 청소노동자들의 관리를 담당하는 안전관리팀장이 새로 부임하면서 치러진 것으로 알려졌다.

청소노동자들이 제초 작업의 어려움을 호소하자 관리팀장이 평일 근무 시간을 1일 8시간에서 7시간으로 줄이고 남는 인건비로 외주 작업을 하겠다고 통보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청소노동자 사망은 서울대에서 처음 있는 일이 아니다. 2019년 8월 한 서울대 청소노동자가 제2공학관(302동) 지하 휴게실에서 사망했다. 환풍기 한 대만 돌아갈 뿐 창문조차 없는 ‘찜통’ 같은 휴게실에서 잠이 들었다가 숨진 채 동료 청소노동자에게 발견됐다.

문제의 시험지  / 민주노총 제공
문제의 시험지 / 민주노총 제공

최근 용산구에서도 청소 노동자가 과로와 스트레스로 인해 사망해 근본적인 복지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와중에, 이 사건으로 인해 논란이 더욱 가중될 전망으로 보인다.

home 이범희 기자 story@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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