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차 9급 공시생입니다. 노량진 '현실' 알려드립니다” (내용)

2021-07-21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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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꿈 향해 많은 이들이 몰리는 노량진
“노량진에 입성하는 사람들, 딱 두 부류”

많은 이들이 '공무원'의 꿈을 갖고 향하는 서울 노량진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표현한 글이 주목받고 있다.

지난 6일 인스타그램 유머 페이지 'bermannhesse'에는 '1년 차 9급 공시생의 노량진 후기.txt' 게시글이 올라왔다.

캡처 게시물 속 글쓴이는 "자신을 9급 준비생"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내가 1년 가까이 노량진에서 살면서 겪은 노량진의 병X스러운 문화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노량진에 가는 사람은 딱 두 부류다. 서울에 살면서 노량진에 강의 들으러 가는 사람, 지방에 사는데 노량진에서 공부하러 가는 사람으로 나뉜다. 제일 병X이 두 번째다. 내가 두 번째였다"고 고백했다.

이하 인스타그램 페이지 'bermannhesse'
이하 인스타그램 페이지 'bermannhesse'

글쓴이는 "집에서 공부는 안 되고 나가서 혼자는 살고 싶고, 노량진에 가면 인강에 나오는 스타 강사들이 나를 공무원으로 만들어 줄 거라는 착각을 가지고 부푼 기대감을 이끌고 노량진에 다들 입성한다"고 말했다.

이어 "여기(노량진) 오는 애들 절반이 도피성으로 오는 거다. 여기 온다고 절대 달라지는 거 없다. 노량진에는 재수생, 임용고시 준비생, 편입 준비생도 같이 유입되는데 이들이 일반 공시생보다 공부도 더 많이 한다"고 설명했다.

글쓴이는 또 노량진 특유의 '스터디' 문화를 지적하며 "노량진 하면 스터디가 빠질 수 없다. 별에 별 스터디가 다 있다. 기상 스터디, 밥터디, 섹터디(스터디 모임을 빙자해 성적인 만남을 추구하는 행위) 등등. 근데 더 문제는 카페에서 스터디 하자고 하면 9시 30분에 와서 남녀가 재잘재잘 떠들다가 10시에 단어 스터디 15분 하고, 또 한 30분 떠들다가 '이제 곧 점심시간이다.같이 점심이나 먹자' 하면서 결국 놀게 된다"고 세태를 꼬집었다.

기사와 관계 없는 사진 / JTBC '알고있지만,'
기사와 관계 없는 사진 / JTBC '알고있지만,'
기사와 관계 없는 사진 / 셔터스톡
기사와 관계 없는 사진 / 셔터스톡

그는 "실제로 스터디 모임 중 교제를 시작한 남녀가 방값 아끼려고 노량진에서 동거를 하는 경우를 봤다. 간간이 있는데 그냥 (공무원 시험 준비) 망하는 행동"이라며 "노량진에 마땅한 모텔이 몇 없긴 한데 그래도 주말이면 꽉 찬다"고 지적했다.

노량진의 놀이문화에 대해 글쓴이는 "노량진 피시방, 당구장에 사람들이 많다. 당구 치면서 이 책이 어떠니, 저 책이 어떠니 지들끼리 토론한다. 그 시간에 공부를 했으면..."이라며 "나도 노량진에 있으면서 하루 3시간도 공부 안 한 거 같다. 절대 노량진 안 오는 것을 추천한다"고 솔직하게 적었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공무원 시험 절반은 허수 담당", "도피성 진짜 공감", "제 친오빠는 그냥 집에서 공부했는데 6개월 만에 소방 공무원 붙었다", "결국 장소가 중요한 게 아니라 본인 의지가 중요하다" 등 의견을 내놨다.

home 김유표 기자 daishidance@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