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조작 의혹 받은 감동 유튜브 일미터, CCTV 원본 영상 올라왔다
2021-08-03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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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채널 일미터, 최근 제기된 주작 의혹 적극 해명
“돈 받고 촬영했나요?”“결단코 아닙니다”
사회실험 영상을 제작하는 유튜브 채널 일미터가 최근 제기된 주작 의혹을 두고 적극 해명에 나섰다.
일미터는 지난달 23일 "가난한 남매가 음식점에서 음식을 하나만 시킨다면?"이라는 실험 영상을 올렸다. 배고픈 아이 둘이 곱창집에 들어가 김치국수를 1인분만 주문해 먹는 실험이었다. 남매가 안쓰러웠던 곱창집 점주와 직원들은 돈을 받지 않고 음식을 푸짐하게 대접해서 감동을 줬다. 영상은 공개 직후 유튜브 인기 순위에 올라 조회수 100만을 가볍게 돌파했다.
하지만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영상이 주작이며 곱창집에서 돈을 받았을 거라는 주장이 퍼졌다. 주작 의혹을 제기한 이들은 몰래 촬영한 영상치고는 지나치게 우수한 화질과 다양한 구도, 영상에 그대로 노출된 가게 이름, 어린아이가 다른 가게를 두고 굳이 곱창집에 들어가 국수를 주문하는 설정 등을 주작 근거로 제시했다.
이에 위키트리는 일미터의 입장을 듣기 위해 지난 2일 인터뷰를 진행했다. 인터뷰는 전화와 메일로 이뤄졌다.


Q. 결론부터 묻겠다. 돈 받고 촬영했나?
A. 결단코 그러지 않았다. 곱창집은 물론이고 그동안 촬영한 23개 영상에 등장하는 누구에게도 돈을 받지 않았다. 정말 통장이라도 보여드리고 싶은 심정이다.
Q. 곱창집은 어떻게 섭외하게 됐나? 사전 연락 없이 촬영 당일 무작위로 선정해서 들어간 식당이 확실한가?
A. 그렇다. 이날 촬영은 안산시 고잔동에서 진행했다. 전에는 수원에서 촬영했는데 아역배우들이 안산에 살아 어린 친구들 오기 편하라고 우리가 안산에 갔다. 카페에 앉아 배우를 기다리는데 건너편에 새로 연 곱창집이 눈에 띄었다. 스마트폰으로 검색을 해보니 아이들 먹기 좋은 김치국수도 팔길래 괜찮겠다 싶었다. 사전 연락은 촬영 직전 식당에 전화를 걸어 '음식 블로그 촬영'을 핑계로 카메라를 갖고 가도 괜찮은지 묻고 허락을 받은 게 전부다.
Q. 몰래 촬영한 영상인데 구도가 다양하고 화질도 좋다는 지적이 많았다.
A. 원래 식당 촬영은 아역배우가 들어가기 전에 우리 스태프가 먼저 손님으로 들어간다. 실제로 음식을 주문하고 고프로 카메라를 슬쩍 올려두는 식이다.
그런데 곱창집은 스태프 혼자 식사를 한다는 설정이 어색했다. 고민 끝에 스태프 두 명이 음식 블로거인 척 함께 들어갔다. 식당에는 '음식 블로그를 운영하기 때문에 식사를 하면서 촬영도 하겠다'고 말했기에 카메라를 대놓고 설치할 수 있었다.
사실 이날 곱창집 말고도 중국집과 분식집도 촬영을 했다. 그런데 곱창집 사장님이 제일 친절했기 때문에 최대한 잘 담고 싶어 카메라 위치를 몇 번 옮겼다. 그게 구독자분들 보시기에 오해를 불러일으킨 것 같다. 이 부분은 곱창집 CCTV 영상 원본을 조만간 채널에 업로드하겠다.


Q. 영상 후반부 인터뷰에서 곱창집 상호를 그대로 노출한 이유도 궁금하다.
A. 이건 저희 잘못이다. 상호를 가린다고 가렸는데 마지막 인터뷰에서 식당 직원이 입은 옷에 찍힌 상호를 미쳐 보지 못했다. 불필요한 오해를 드린 것 같아 죄송할 따름이다. 다음부터는 더욱 꼼꼼하게 편집하려 한다.
Q. 돈을 받지 않고 사회실험 영상을 촬영하는 이유가 궁금하다. 아역배우 섭외 비용, 스태프 급여, 장비 가격까지 생각하면 조회수 만으로는 수지가 안 맞을 텐데.
A. 아직은 조회수 수익보다 저희가 쓰는 돈이 많은 게 사실이다. 하지만 구독자와 조회수가 늘어나고 있다. 선한 콘텐츠를 제작한다는 자부심도 있다.
Q. 돈을 받고 안 받고를 떠나 '빈곤 포르노'라는 지적도 있다. 어떻게 생각하나?
A. 일미터 채널에 올린 23개 영상 중 가난을 소재로 한 영상은 4개에 불과하다. 가난 영상 조회수가 상대적으로 높아 눈에 띄는 것 같다. 우리는 다양한 주제를 만들고 있으며 그중 하나가 가난일 뿐이다. 다만 이번 일을 계기로 불편해하시는 분들도 있음을 배웠기에 더욱 신중하게 영상을 제작하려 한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일미터 채널이 받는 기대에 비해 저희가 부족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영상을 제작할 때 섭외부터 촬영, 편집, 개연성 등을 더욱 꼼꼼하고 신중하게 제작하려고 한다. 오해를 드려 죄송하다는 말씀드리고 싶다.
다만 일미터가 아니라 곱창집 사장님, 직원분들, 아역배우들을 비난하는 댓글이 보여 가슴이 아프다. 주작도 금전 거래도 없었으니 이분들에 대한 비난을 멈춰주시길 간청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