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무속인 유튜브만 계속 봅니다” 글 올렸던 아내가 놀라운 근황 알렸다

2021-08-10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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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트판에 올라온 실제 사연
“신내림 받아야 한다고 계속 억지... 무당들도 욕하더라”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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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질환을 이유로 퇴사한 후 막무가내로 신내림을 받겠다는 남편과 이혼을 고민하는 한 여성의 사연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지난 9일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판에 '신내림 받고 싶다는 남편과 이혼합니다'라는 제목의 사연이 올라왔다. 해당 게시물은 하루 만에 삭제됐지만, 더쿠 등 타 커뮤니티에 공유되며 많은 이들에게 읽히고 있다.

자신을 결혼 3년 차 30대 여성이라고 소개한 글쓴이는 "몇 개월 전 남편이 직장을 그만뒀다. 공황장애로 힘들다고 울면서 병원 약을 보여주더라"며 "평소 무던하고 성실했던 남편이기에 우는 모습 보고 충격받았다. 힘들다는데 어떡하냐. 사람부터 살아야지"라고 전했다.

이어 "우선 제 수입만으로도 크게 어렵지 않은 상황이고 증상이 나아지면 뭐든 할 사람이라 믿었기에 그만두라고 했다"고 밝혔다.

그는 "처음엔 문제가 없었다. 가끔 제가 운영하는 카페에 와서 잠깐 일도 도와주고, 집 깨끗하게 치우고, 운동도 시작하더니 얼굴이 편해 보였다. 다행이라고 생각했다"고 언급했다.

글쓴이는 "언젠가부터 남편이 유튜브로 무속인 영상들을 찾아보더라. 거의 하루종일 그런 영상만 보는 것 같았다"며 "전 종교가 없어서 무속을 안 믿는데, 남편이 신기하다고 해서 옆에서 같이 본 적은 있다"고 전했다.

위 사진은 이해를 돕기 위한 것으로 해당 기사 내용과 무관합니다. /셔터스톡, 유튜브 '푸하하TV'
위 사진은 이해를 돕기 위한 것으로 해당 기사 내용과 무관합니다. /셔터스톡, 유튜브 '푸하하TV'

그는 "그때부터 남편의 이상한 행동이 시작됐다. 때때로 눈 감고 한기를 느낀 듯 몸을 떨거나, 어디에서 자꾸 굿소리, 방울을 흔드는 소리가 들린다고 하더라. 또 허공을 응시하며 뭐가 보인다는 둥 할머니가 말을 건다는 둥 헛소리를 했다"고 밝혔다.

또 "새벽에 귀신을 봤다면서 계속 집 밖에 나갔다 들어온다. 어느 날엔 몸이 아프다, 뭔 할아버지가 신 받지 않으면 병을 내린다고 했다고 이불에서 나오지도 않더라. 무슨 타령을 하듯 입으로 말하는 증상도 심해졌는데, 제가 볼 땐 유튜브 보고 따라 하는 것 같다. 말투도 똑같다"고 설명했다.

글쓴이는 "안 그래도 카페 일로 바빠 죽겠는데 집에 오면 저런 헛소리만 늘어놓고 있으니 진짜 한심하더라"며 "분담하던 집안일도 내팽개치기에 취미 생활도 권하고, 카페에 나와서 같이 일해보자고 했는데 집안에만 박혀 있다 보니 살도 13kg이나 쪘다"고 전했다.

그는 "물론 중간에 병원도 여러 군데 데리고 갔다. 몸엔 전혀 이상이 없었다. 정신과도 여러 곳 갔는데, 약만 처방해주고 스트레스받지 말라고 하더라"면서 "이상하게 병원만 가면 멀쩡해지는데, 집에 오면 헛소리를 한다. 관심을 주면 더 그러는 것 같아서 들은 척도 안 했다"고 밝혔다.

글쓴이는 "남편은 계속 병원 갈 일이 아니라 신병인 것 같다고 강조했다. 그래서 용하다는 점집 여러 군데에 가봤는데, 결과가 어떨 것 같냐. 가는 곳마다 욕만 얻어먹고 나왔다. '네가 무슨 신 붙었냐. 신병이 아니라 지랄병'이라고 하더라"고 언급했다.

그는 "남편은 끝까지 인정을 안 한다. 끝까지 무속인의 길을 가야 한다고 하기에 참던 게 터져 나와 소리를 질렀다"며 "그 길로 시댁에 가서 말하니 아버님은 '정신병원 처넣어라'고 노발대발하시고, 어머님은 제 손잡고 눈물만 흘리셨다"고 전했다.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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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이런 상황에서도 남편은 계속 영검한 신이 왔다고 돈방석에 앉을 수 있다고 하더니 결국 아버님께 손찌검을 당했다"고 했다.

글쓴이는 "결국 친정에도 말하고 이혼 준비 중이다. 시부모님이 매일 같이 전화로 비시면서 '미안하다'고 하시는데 도저히 같이 못 살겠다. 이젠 말도 섞기 싫다"고 했다.

그는 이후 해당 게시물에 "결국 양가 부모님 모두 모시고 대화했다. 더 들을 필요 없이 법원 가려고 한다. 이혼하면 제가 단명한다고 하더라. 헛웃음밖에 안 나온다. 시부모님은 별거해보라고 하시는데 결국 본인 자식이 중요한 거 아니겠냐. 이런 인간을 지금까지 걱정한 제가 XX"이라고 부연하며 사연을 마무리했다.

해당 게시물을 접한 한 누리꾼은 "케이블 방송에서 무당 뽑는데 글쓴이 남편 같은 사람 나온 적 있다. 무당들이 딱 보고 '무당 유튜브 작작 좀 봐'라고 하더라. 신병이 아니라도 저런 정신 상태로 무슨 결혼 생활을 유지하겠냐"고 일침을 가했다.

다른 누리꾼들도 "공황장애 핑계로 회사 그만두고 아내가 벌어오는 돈으로 노니까 좋겠지" "진짜 글쓴이랑 살기 싫어서 연기를 하는 걸 수도 있겠다" "신병 거꾸로 읽는 소리하네" "진짜 신병이면 몸 아프고 살이 빠져야 되지 않나" 등의 댓글을 남기며 남편의 비상식적인 행동을 비판했다.

home 방정훈 기자 bluemoon@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