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공휴일 때문에 실제로 망해가는 회사가 있습니다, 우리 회사입니다" (사진)

2021-08-10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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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공휴일이 대체 며칠이나 된다고 망해?
알고 보니 '달력 회사'… 누리꾼들도 납득

달력 공장 내부.  / 사진=오늘의유머
달력 공장 내부. / 사진=오늘의유머
설·추석 연휴와 어린이날에만 적용하던 대체공휴일을 3·1절, 광복절, 개천절, 한글날에 확대 적용한다. 인사혁신처가 이런 내용의 대통령령인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 개정안이 지난 3일 국무회의를 통과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올해는 토요일 또는 일요일과 겹치는 광복절, 개천절, 한글날 3일에 대체공휴일이 새롭게 적용된다. 8월 16일, 10월 4일, 10월 11일이 쉬는 날이 되는 셈. 바뀐 대체공휴일 제도로 쉬는 날이 사흘 늘어난 것.

그런데 이렇게 대체공휴일이 사흘 늘나나면서 일부 회사가 망할 위기에 처했단 말이 나오고 있다. 아무리 회사가 어렵다고 해도 고작 사흘 쉬는 것만으로 망할 수 있을까? 어떤 회사인 것일까. 최근 오늘의유머에 올라온 게시물을 보면 사흘 쉬는 것으로 망할 수 있는 회사가 있단 점을 알 수 있다.

글쓴이는 달력업계에 근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음해 달력은 전년 6월부터 생산을 시작한다. ‘6월 인쇄 → 7월 샘플 제작 → 8월 배포 → 9월 주문’ 과정을 거쳐서 달력을 생산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6월 29일 공휴일에 관한 법률안이 통과해 휴일이 늘었다. 이 법으로 인해 1월 3일(신정), 5월 8일(부처님오신날), 10월 9일(한글날), 12월 25일(크리스마스) 공휴일이 추가됐다. 이미 내년 달력 인쇄를 끝내고 제작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일이다. 달력은 1~12월을 큰 종이 한 장에 인쇄하며, 이를 잘라서 만든다. 하루만 바뀌어도 전체를 다시 인쇄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래서 2억원을 들여 급하게 달력을 다시 찍어야 했다. 그런데 문제가 또 발생했다. 7월 15일 ‘대체 공휴일에 관한 법률안’이 입법 예고된 것. 당시 법률안에는 5월 8일 부처님오신날과 12월 25일 크리스마스의 경우 토요일 또는 일요일과 겹쳐도 대체공휴일이 생기지 않게 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2억원이나 들여 달력을 인쇄했는데 이런 일이 벌어진 것.

그는 “공휴일에 관한 법률의 대표발의자인 강병원·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의원실로부터 7월 5일과 16일 통화한 뒤 아직까지 별다른 연락을 받지 못하고 있다”면서 “인사혁신처에 민원 남겼으나 처리 기한이 8월 4일까지다. 8월이면 샘플 배송해야 하는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시 인쇄하지도, 달력을 제작하지도 못하고 있다. 아무것도 못하고 망하는 중이다”라고 말했다.

글쓴이는 7월 25일 이런 내용의 글을 올렸다.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한 날은 8월 3일이다. 글쓴이 회사가 달력 샘플 배송에 차질을 빚었을 가능성이 있다.

누리꾼들은 "다른 회사원들의 희망이 글쓴이에겐 고문이구나" "과장인 줄 알았는데 바로 납득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죽겠어요 짤'이란 제목으로 인터넷에 널리 퍼져 있는 배우 김혜수의 사진. 김혜수는 영화 '모던보이'의 캐릭터를 만들 때 큰 고생을 하면서 '죽겠어요'라고 말했다고 한다.
'죽겠어요 짤'이란 제목으로 인터넷에 널리 퍼져 있는 배우 김혜수의 사진. 김혜수는 영화 '모던보이'의 캐릭터를 만들 때 큰 고생을 하면서 "죽겠어요"라고 말했다고 한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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