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팔티…이 단어에는 불편한 ‘차별’ 표현이 담긴 거 알고 계셨나요?”
2021-08-13 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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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뉴스FM ‘슬기로운 라디오생활’에서 소개된 내용
‘반팔’, ‘반팔티’ 표현에 네티즌들이 남긴 다양한 반응
흔히 사용되는 ‘반팔', '반팔티’라는 단어에 차별적 표현이 들어있다?

지난 9일 방송된 YTN 뉴스FM ‘슬기로운 라디오생활’에서는 신지영 고려대 국어국문학과 교수가 출연해 최형진 아나운서와 차별적 표현이 든 단어들에 대해 다뤄보는 시간을 가졌다.
최형진 아나운서는 “반팔이라는 게 우리가 요즘 매일 입는 반팔 티셔츠를 말하는 거지 않냐? 여기에 어떤 차별적 표현이 들어 있다는 거냐?”라고 질문했다. 그러자 신지영 교수는 "저는 팔 다 있다. 반팔, 뭔가 좀 이상하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신 교수는 “팔이 반팔이면, 팔이 반이라는 뜻 아니냐”라며 “사실 제가 입고 있는 것도 지금 사실 소매가 반이지 팔이 반인 건 아니다. 소매의 길이에 대한 얘기인데, 팔의 길이로 이야기하니까…”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보통 반바지라고 표현하는 거 있지 않냐. 바지 길이가 반이란 뜻이다. 반다리, 이런 말 안 쓴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러니까 사실은 반팔이 아니고 ‘반소매라고 표현하는 게 더 좋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한다. 사실 자료를 찾아보니까 60, 70년대는 물론 80년대 초반까지 ‘반소매’라는 말이 반팔이라는 말보다 훨씬 더 많이 쓰였더라. 그러다가 한 84년, 90년대에 압도적으로 갑자기 반팔이라는 말이 훨씬 더 많이 쓰이게 됐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에 최 아나운서는 “반팔 티셔츠 같은 경우에 사실 환자나 장애를 희화화한다기보다는 사실 잘 몰라서 사용하는 것 같다. 문제인지 저도 잘 몰랐었다”고 털어놨다.
그러자 신 교수는 “맞다. 저도 사실은 인식을 못했다. 그런데 어떤 글을 읽다가 신체장애를 가지신 분께서 반팔이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마음이 불편해지고 깜짝깜짝 놀라고 상처가 된다는 이야기를 쓴 걸 봤다. 그래서 그때부터 ‘아, 반팔이라는 말을 우리가 쓰는 거 자체가 누구에게는 상처가 되고 조금 불편하게 느껴지겠구나. 그런데 우리는 반소매라는 말을 가지고 있잖아요. 반소매라는 말을 쓰면 되지 왜 우리가 반팔이라는 말을 써야 할까?’, 이런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말하는 사람은 아무 생각 없이 쓸 수 있지만, 듣는 사람이 불편하다면 그건 그 거리를 좁혀가야지 우리가 의사소통을 원활하게 할 수 있는 거 아닐까?”라며 “‘우리가 정상적이라고 생각하는 팔이라는 건 이래야 되는데 그것에 미치지 못하니까 반이다’이렇게 생각하는 정상성에 기초한 거기 때문에 소외를 가져올 수 있고, 자연스럽게 차별과 연결된다. 다양성을 존중하지 못하는 표현이니까 반소매라는 표현으로 바꿔서 이야기해보면 어떻겠냐”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해당 내용은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인스티즈 등에 올라오며 네티즌들에게 주목받았다. ‘반팔(티)’라는 단어 사용과 관련한 새로운 시각에 네티즌들은 다양한 의견을 주고받으며 토론을 이어나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