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시절 희망 안긴 '박찬호·박세리' 손, 남양주 이석영家와 맞잡아

2021-08-26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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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재산과 목숨까지 바쳐 신흥무관학교 설립
이석영 선생과 그 형제들을 기억하는 곳
항일 역사 체험을 통한 의미 재인식
편안한 휴식 함께하는 특별한 시민 공간

경기 남양주시 금곡동 홍유릉 앞. 오랜 기간 방치됐던 낡은 예식장 건물이 사라지고현재는 독립운동가 이석영 선생 6형제를 기억하는 의미 있는 공간이 자리 잡았다.

이석영광장∙REMEMBER 1910 와관 경관 / 이하 남양주시청
이석영광장∙REMEMBER 1910 와관 경관 / 이하 남양주시청

바로 지난 3월 26일 위대한 독립운동가 안중근 의사 서거 111주년에 문을 연 '이석영광장∙REMEMBER 1910' 이다.

조광한 남양주시장은 취임 직후부터 도시 정체성을 표방할 의미 있는 역사 공간 조성을 구상했다.

철거전 목화예식장
철거전 목화예식장

이에 시는 2018년 8월 계획 수립 이후 부지 매입, 예식장 건물 철거, 문화재청과의 협의 및 현상변경허가 심의, 조성공사 등을 2년여 만에 마쳤다.

‣ 남양주에서 부활한 이석영 선생과 항일독립운동의 역사

이석영 선생(1855~1934)은 1910년 경술국치로 일제에 나라를 빼앗기자 현재 가치 약 2조원의 남양주 가곡리 일대 땅을 모두 팔아, 다섯 형제의 일가족과 함께 만주로 망명한 후 신흥무관학교를 설립해 무장독립투쟁의 기틀을 놓은 위대한 독립운동가다.

조선 최고의 명문가이자 부자였고 일제에 협조했다면 편하게 살 수 있었지만, 나라를 위해 모든 재산을 독립운동에 바치고 두부 비지로 연명하다가 결국 80세에 굶주림으로 상해 빈민가에서 생을 마쳤다.

이석영 선생 6형제는 높은 사회적 신분에 상응하는 투철한 도덕의식과 솔선수범하는 공공 정신인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표본이나 마찬가지이다.

시는 이 숭고한 정신과 희생을 기억하고 미래에도 이어가기 위해 이 공간을 조성했다.

우리나라 역사에서 가장 아픈 장소가 이제는 희망의 공간, 남양주뿐 아니라 더 나아가 대한민국의 역사 정체성을 담은 의미 있는 공간으로 거듭나게 된 것이다.

이로써 남양주는 정약용 선생에 이어 이석영 선생이라는 또 하나의 도시 브랜드도 갖게 됐고, 이석영뉴미디어도서관, 이석영신흥상회와 더불어 이곳은 시가 표방한 도시발전 축(軸)의 하나인 '이석영 축'의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다.

‣ 역사와 함께하는 풍성한 삶의 공간 리멤버 1910...상징조형물 '빛을 잇는 손'으로 완성되다!

리멤버 1910 내부 전경
리멤버 1910 내부 전경

이석영광장과 REMEMBER 1910은 역사적 공간인 동시에 누구나 편하게 찾아와 휴식을 즐길 수 있으며, 다양한 볼거리가 있는 시민친화 복합문화공간이다.

1만4천㎡ 규모의 이석영 광장에는 이석영 선생 6형제가 나라를 되찾기 위해 결의를 다지는 모습을 상징하는 표지석과 6개의 돌, 만주로 망명할 당시 건넜던 압록강을 상징하는 바닥분수가 조성돼 있다.

컨퍼런스 룸
컨퍼런스 룸

또한 그늘막 아래 테이블에 앉아 멋진 소나무 숲과 푸른 잔디를 감상하며 휴식을 즐길 수 있으며, 야간에는 미디어 파사드와 경관조명, 가로등 불빛이 어우러져 색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다.

광장 지하 1층에 자리 잡은 REMEMBER 1910은 학생이나 가족 단위의 시민들이 역사체험과 함께하는 문화생활과 휴식을 즐길 수 있는 복합 문화 공간으로 꾸며졌으며, 코로나19 상황에도 불구하고 개관 이후 3만4천여 명의 방문객이 다녀갈 정도로 인기다.

서대문 형무소가 재현된 역사감옥
서대문 형무소가 재현된 역사감옥

남양주출신 독립운동가 102명의 이름이 새겨져 있는 독립의 계단을 지나 지하의 체험관 내부로 들어서면, 친일파를 심판하는 반민족 행위처벌 특별법정(역사법정)을 비롯해 독립투사들이 수감됐던 서대문형무소와 안중근 의사가 수감됐던 뤼순감옥 매국노 징벌방을 재현한 체험 공간을 만나볼 수 있다.

징벌방
징벌방

시설내부에는 이석영 선생의 호(號)에서 이름을 딴 '영석'라운지와 베이커리카페가 있어 브런치를 즐기며 편하게 앉아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반민족행위처벌 특별법정
반민족행위처벌 특별법정

또한 독립운동 영상 등을 상영하는 미디어룸, 독립운동 관련 자료를 찾아보고 자유롭게 모임을 가질 수 있는 컨퍼런스룸 도 있어 편안히 휴식할 수 있다.

특히, 시는 8월 말부터 REMEMBER 1910의 대표적인 상징 조형물 '빛을 잇는 손'을 시민들에게 선보이며 이석영 선생 6형제의 희생정신을 기리기 위해 조성된 이 공간의 상징적인 의미를 완성할 예정이다.

'빛을 잇는 손'을 설치한 나점수 작가는 고난의 역사를 상징하는 이석영 선생 6형제의 손이 21세기 대한민국의 현재를 빛낸 자랑스러운 한국인의 6명 손을 맞잡은 형상으로 조형물을 배치해 역사를 기억하고 도전하는 민족의 의지를 표현했다.

나점수 작가는 "'빛을 잇는 손'은 새로운 시대를 이끌어 가는 한민족의 기상과 다짐을 상징하는 오브제”라며 “민족의 정서를 함축한 백색의 공간은 여백을 통한 묵상의 공간이며 '빛을 잇는 손'은 과거와 현재, 미래를 잇는 소통을 상징한다"라고 전했다.

빛을 잇는 손(조수미)
빛을 잇는 손(조수미)
빛을 잇는 손(박세리)
빛을 잇는 손(박세리)
빛을 잇는 손(박찬호 오른쪽)
빛을 잇는 손(박찬호 오른쪽)

‘빛을 잇는 손’은 이석영 선생의 후손인 이종찬 전 국정원장과 조수미, 박세리, 박찬호, 원혜영(풀무원 설립자 후손)이 작업에 참여해 더욱 의미가 있으며, 마지막으로 21세기를 이끌어 나갈 어린이의 손이 더해지며 완성됐다.

지난 3월26일 개관식에서 헌사를 하는 조광한 남양주시장
지난 3월26일 개관식에서 헌사를 하는 조광한 남양주시장

조광한 남양주시장은 "신흥무관학교가 광복군의 산실이었듯이 이석영 광장과 REMEMBER 1910은 우리 자랑스러운 역사를 다시 한 번 되새기며 미래의 희망이자 주역으로 성장하는 교육현장이 될 것이다. 남양주시는 아픈 역사의 상처에 머물지 않고, 그 상처를 딛고 일어나 새로운 미래로 나아가는 역사문화도시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REMEMBER 1910은 시민들의 이용 편의를 고려해 코로나19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발열 체크 및 QR 체크인 등 방역 수칙을 준수하며,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연중무휴(1월 1일, 설날·추석 제외) 무료로 운영되고 있다.

한편, 코로나19 감염 방지를 위해 각종 교육∙체험프로그램은 모두 연기된 상태이며, 주기적 소독 조치가 이루어 지고 있다. 또 수용인원을 일부 제한하고 있다.

home 이상열 기자 sylee@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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