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밝았던 동생, 군인 남편한테 '가스라이팅' 당하다 결국…” (+카톡 대화)
2021-09-08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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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라이팅 및 가정폭력 일삼던 부사관 고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게재된 글
지속적인 가스라이팅과 가정폭력에 시달리던 여성이 극단적 선택을 했다.
지난 7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가스라이팅 및 가정폭력으로 제 동생을 죽음으로 몰고 간 부사관의 처벌을 요구합니다'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청원인은 숨진 A 씨의 친언니라고 본인을 소개했다. 청원인에 따르면 A 씨는 오랜 기간 연애 후 지난해 직업군인인 B 씨와 혼인신고를 했다. 연애 기간은 장장 10여년, 혼인신고 후 부부로 산 기간은 단 1년뿐이었다.
청원인에 따르면 A 씨 부부가 신혼집을 마련하는 과정부터 조금씩 불화가 발생했다. B 씨는 A 씨의 어머니에게 당연하다는 듯 현금을 빌려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다가 결국 B 씨 부모의 도움과 A 씨 부부가 모아놓은 돈으로 신혼집을 마련했다. A 씨 어머니가 신혼집 청소를 도와주고 저녁 식사를 하던 중 B 씨는 갑자기 화를 내면서 '이 집은 내 명의 집이니까 딸(A 씨)을 데리고 둘 다 나가라'고 다그쳤다. 급기야 캐리어와 이불, 옷 등을 던지고 폭력을 행사하기도 했다.
A 씨 어머니는 B 씨 폭행에 대응하려다가 B 씨에게 손톱으로 상처를 만들었다. B 씨는 자기에게 상처가 생기자 A 씨 가족에게 현금 5000만 원을 요구했다. 이후 A 씨를 향한 B 씨의 언어 폭행은 더욱 심해졌다. 결국 A 씨는 B 씨와 언쟁 끝에 지난 7월 28일 유언을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
B 씨는 A 씨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어 "XX, 딸 죽었으니 데리고 가라"면서 욕설을 뱉었다. B 씨는 A 씨의 휴대폰을 숨겨놓는가 하면, 장례식장에서도 내내 이상 행동을 보였다. 유가족은 A 씨 생전 휴대폰을 확인하고 나서야 B 씨가 A 씨에게 심리적 괴롭힘을 지속해왔던 사실을 알게 됐다.
청원인은 B 씨가 평소 A 씨에게 '내가 널 제일 잘 알아', '모두 네 잘못이야', '이번에도 네 잘못이야', '나니까 참고 사는 거야', '복종해', '빌어' 등 일방적인 말을 계속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유가족이 직접 A 씨 SNS에 공개한 메신저 대화 내용을 보면 B 씨의 폭언이 그대로 담겨있다. A 씨는 라면스프 1봉지를 다 넣었다는 이유로 B 씨에게서 "빌어. 이건 사과 말고 빌어야 해. 자존심 버리고 빌어. 마지막 기회 줄게. 이혼해" 등 말을 들었다. 이후 돈을 요구할 때는 '애기'라는 애칭을 쓰다가도 입금이 늦어지면 곧바로 욕설과 함께 "이기적인 X", "이혼해" 등 협박을 일삼았다.



A 씨는 앞치마를 살 때도 B 씨의 허락이 필요했다. B 씨는 "뭐 잘했다고 밥을 먹어. 시킨 것부터 해"라며 앞치마를 주문하라고 했다. A 씨가 구매했다고 하자 "못 믿겠어. 증명해"라며 어떤 디자인을 샀는지까지 개입했다. 그러더니 "진짜 기분 더럽게 하네. 자기 마음대로 고르고 선택하네"라며 폭언을 시작했다. 그는 "내 입장 한 번이라도 생각해봤어? 10년 동안 단 한 번이라도? 사람 XX 만들고 배는 고프지?"라고 말했다. A 씨의 가족을 언급하기도 했다. A 씨는 B 씨의 말이 다 맞다면서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청원인은 8일 SNS에 고소장과 생전 A 씨가 받았던 병원 진료 기록 등을 공개하기도 했다.

현재 해당 청원은 8일 오후 4시 기준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알려지면서 이틀 동안 약 2만회 동의를 얻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게'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