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작구 공공주택 지원했더니… '자기소개서'를 요구합니다"
2021-10-07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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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공공주택 모집에 자기소개서 요구한 서울 동작구
“현재 살고 있는 집 장단점” 항목까지... 네티즌 반발
서울시 동작구청에서 '청년 맞춤형 공공주택' 입주자를 모집하며 자기소개서를 요구한 사실이 확인됐다. 자기소개서가 주택 선발 과정에서 무려 40%나 되는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네티즌들의 비판을 받았다. 동작구 관계자는 주거 취약계층을 정확히 파악하기 위한 방법이었다고 설명했다.
동작구는 지난달 29일부터 '청년 맞춤형 공공주택 입주자'를 모집했다. 자기소개서의 평가 비중은 전체의 40%로 당락을 가를 수 있는 수준이었다.

동작구는 해당 모집공고에서 4문항으로 이루어진 자기소개서를 요구했다.
문항은 간단한 자기소개, 지금 사는 집의 장단점과 청년주택을 신청하게 된 이유, 입주자를 위한 프로그램 및 교육 제안, 공동체주택 입주자로서 본인이 할 수 있는 역할과 배려하기 위한 아이디어로 이루어져 있었다. 동작구 측은 한 문항 당 최대 5~6줄 이내로 작성하라고 지시했다.

20대와 30대가 주로 이용하는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격렬한 반발이 터져 나왔다. 인터넷 커뮤니티 더쿠에서는 "좀 있으면 월세랑 전세 들어가는데도 자소서 쓰겠다", "비중이 40%나 되면 아는 사람 넣어주는 거 아니냐", "기분이 나쁘다", "가난까지 스펙인 세상이다"라는 반응이 나왔다.
또 다른 인터넷 커뮤니티 FM코리아에서도 "집이 없어서 들어가는 건데 지금 사는 집의 장단점을 적으라는 게 말이 되냐", "이제 임대주택 들어가려고 해도 글을 잘 써야 하는 거냐", "명확한 기준을 정하고 사람을 받아야 하는 거 아니냐"라는 반발이 나왔다.

동작구 관계자는 7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해당 자기소개서는 개인정보를 파악하기 위한 의도가 아니라고 해명했다. 동작구 관계자는 "해당 주택은 공동체 주택인 만큼 커뮤니티실도 마련해 준다"라며 "아파트처럼 관리사무소가 있는 게 아니라 입주자들이 자율적으로 규정을 만들어 층간소음 같은 문제를 해결한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안내를 했음에도 공동체에 참가하지 않는 분이 생기면 주택 운영이 어려워진다. 입주자들이 공동체 활동을 인지하고 참여하겠다는 의지를 확인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국토교통부 규정에 따라 입주 모집 공고를 냈다. 정량평가만 진행할 경우 주거 취약계층 판단이 어렵다"라고 설명했다.
동작구에서 입주자 선정 과정에서 자기소개서 항목을 도입한 것은 처음인 것으로 확인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