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섭게 생긴 분을 찾아요“ 어떤 여자가 당근마켓에 이런 글을 올린 이유

2021-10-15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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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윗집 양아치 3명에게 대신 항의해달라”
'이웃 위협' 부탁 들어주면 협박범 가능

영화 "범죄도시" 스틸컷
영화 '범죄도시' 스틸컷

층간소음을 일으키는 윗집 청년들에게 따져줄 '대타'를 찾는다는 글이 중고거래 앱 '당근마켓'에 올라와 논란이다. 덩치 크고 우락부락하게 생긴 남자여야 한다는 단서가 붙었다. 그런데 사례비가 달랑 1만원이라 누리꾼들의 실소를 자아냈다.

아무튼 층간소음에 둔감한 이웃집에 심리적 압박을 가해달라는 부탁, 들어줘도 괜찮을까.

최근 인벤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 '근처에 계신 덩치 크고 무섭게 생기신 남자분 도와주세요'라는 험악한(?)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은 중고거래 앱 당근마켓에 게시된 사연을 퍼온 것이다.

인벤
인벤

윗집 층간소음으로 골머리를 앓던 여성 A씨는 번뜩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힘 좀 쓰게 생긴 남성과 해당 집을 찾아가 항의하면 문제가 해결될 거라는 판단이었다.

A씨는 2000만명이 넘는 가입자를 자랑하는 대형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에 구인글을 걸었다. '양아치' 3명이 거주하는 윗집에 가서 따끔한 한마디를 해줄 사람을 구한다는 내용이었다. 

구인글에서 그는 그간 윗집 때문에 자신이 겪어야 했던 피해를 나열하기도 했다. 윗집 사람들이 주차장에 쓰레기와 담배꽁초를 함부로 버리는가 하면 심할 때는 새벽 3, 4시까지 쿵쿵 뛰기도 한다고 했다.

A씨는 하지만 "여자 혼자라 무서워서 윗집에 찾아가 항의하지도 못한다"며 "지나치는 길에 윗집 사람들을 몇 번 마주쳤고 그때마다 얘길했지만 전혀 통하질 않는다"고 한탄했다.

이어 "이번 일은 바퀴벌레 잡는 거보다 쉽다"고 주장하면서 수고비로 1만원을 제시했다.

누리꾼들은 '의롸 내용도 소름이고 단가도 소름이네', '1만원 실화냐', '10만원 줘도 갈까 말깐데 단가 후려치네', ''20만원 주면 씨름선수 데리고 간다' 등 주로 사례 금액을 놓고 여러 말이 오갔다.

펙셀즈
펙셀즈

구인글만 봐서는 A씨가 원하는 항의 발언의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하기 어렵다. 하지만 윗집 사람들에게 협박으로 들릴 만한 말을 했다간 형사책임을 질 수 있다. 

구인글에 응한 B씨가 윗집을 찾아가 층간소음을 문제삼으며 면전에서 주먹을 쥐어보였다고 가정해보자. B씨 발언으로 윗집 사람들이 공포심을 느꼈다면 협박죄가 성립한다. 폭행을 하는 등 직접적으로 위해를 가하지 않았더라도 말만으로도 범죄가 된다.

B씨가 법적으로 문제가 된다면 A씨 역시 같은 처벌을 받게 된다. 교사범이 되기 때문이다.

home 안준영 기자 andrew@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