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들 얼굴 사진 5000만 장 찍어서... 인공지능 업체에 싹 다 넘긴 정부
2021-10-21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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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식별추적 시스템' 개발 중인 정부
출입국 사진 1억 7000만 장 인공지능 업체에 넘겨
정부가 출입국 심사에 사용할 인공지능을 개발한다는 명분 아래 약 1억 7천만 건의 내·외국인 출입국 얼굴 사진을 민간 인공지능 개발 업체에 넘긴 것으로 확인됐다. 내국인 얼굴 사진만 5760만 건에 달했지만 당사자 동의 없이 민간 업체에 제공했다. 정부가 인공지능 산업 육성을 위해 인권을 침해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지난 20일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정부가 구축하고 있는 '인공지능 식별추적 시스템'이 출입국 심사 과정에서 확보한 안면 사진 같은 중요 개인정보를 무단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법무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인공지능 식별추적 시스템' 구축을 위해 민간 업체들에 무려 1억 7000만 건이 넘는 안면 사진 데이터를 제공한 것으로 확인됐다. 여기에는 내국인 안면 데이터 5760만 건도 포함돼 있었다.
민간 업체들은 외국인 얼굴 데이터 1억 2000만 건 중 1억 건의 데이터는 '인공지능 학습용'으로 사용했고, 나머지 2000만 건은 알고리즘 검증 용도로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여기에 더불어 내국인 출입국자 얼굴 사진도 '인공지능 학습'에 쓰인 것으로 확인됐다. 법무부는 "인공지능 식별추적시스템 사업에 내국인 안면 데이터 5760만 건을 사용했다"라고 밝혔다.

법무부는 입국 심사에 내국인의 안면 사진 같은 생체 정보를 수집하지 않고 있다. 다만 2008년 도입된 자동 출입국 심사 신청자에 한해서만 얼굴 사진과 지문 같은 민감한 개인정보들을 저장하고 있다. 법무부는 이렇게 확보한 사진과 정보들을 과기부에 이관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민감 정보를 제3자에게 제공하거나 처리하기 위해서는 별도 동의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법무부와 과기부는 이러한 정보를 원래 주인 동의 없이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법무부는 박주민 의원에게 "신중한 검토를 거쳐 출입국 심사라는 정보 수집목적 범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정보 주체의 동의는 받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이를 두고 "유례없는 인권 침해라는 반발이 나오고 있다. 한겨레와 인터뷰한 장여경 정보인권연구소 상임이사는 21일 "내·외국인의 실제 데이터를 고지나 동의도 없이 인공지능 개발 용도로 사용한 사례는 국제적으로도 찾아보기 힘들다. 충격적이다"라고 전했다.
박주민 의원도 "인공지능식별추적시스템이 출입국 심사를 용이하게 하고 공항 내 안전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는 측면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사업이 개인의 민감한 정보를 다루면서도 당사자 동의 없이, 특별한 근거 규정 없이 추진된 사업이라면 적법성을 다시 검토해야 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