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700만원 버는데 용돈 40만원 받습니다. 설거지론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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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 열심히 해 전문직을 가졌다는 남성
아내가 돈을 거의 다 써 허무하다는 가장

결혼 생활이 억울하다는 전문직 남성이 진지한 글을 올렸다.

지난 27일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 주식 갤러리에 '설거지론 읽고 오늘 연가 썼다'는 제목의 글이 떴다.

현직 변리사라는 글쓴이 A 씨는 자신의 결혼 생활에 대해 고백했다.

이하 기사와 관련 없는 사진 / 이하 셔터스톡
이하 기사와 관련 없는 사진 / 이하 셔터스톡
A 씨는 "학생 때부터 잘하는 것도 별로 없었고 외모도 특출나지 않았다. 그래도 우직하게 공부하는 법은 알아 서울 소재 공대에 들어갔다"며 "군대에서 선임이 변리사 공부하길래 나도 따라 해 전역하고 3년 동안 지지고 볶아 겨우 붙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시험에 붙은 뒤 연수를 갔고 그때 주변 대학교 여학생들과 미팅을 했다. 거기서 만난 여자와 어쩌다 보니 결혼했다"며 "아내는 학벌도 좋지도 않고 집안도 그냥 평범했지만 나한테 살갑게 대해주는 게 좋았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주식 갤러리
주식 갤러리

A 씨는 "결혼하고 시간이 지나면서 월 700만 원 벌어다 주고 용돈 40만 원을 받는 나. 돈 아까워서 2000원짜리 커피 이런 거나 마시면서 하루에 12시간씩 일하는 나. 휴일도 없이 일하고 주말에는 고객 만나러 다니고 자존심 다 버리고 아부하는 내 모습이 보이더라"며 "결혼 안 한 동기들 만나면 다 명품시계에 외제 차에 화려하던데 나는 그냥 수습 시절 샀던 중고 소나타 타고 다닌다"고 했다.

그는 "와이프 가방이 늘고 '골프가 유행이네' 이러면서 돌아다녀도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며 이런 게 가장의 모습이라고, '결혼하면 다 이렇게 사니까', '난 가정이 있어 행복하니까'라고 생각했다"며 "그런데 설거지론을 보는데 내 얘기 같더라. 어쩌면 애써 부정했던 건지도 모르겠다. 오늘 집에는 안 들어갈 것 같다"고 했다.

이하 기사와 관련 없는 사진 / 이하 셔터스톡
이하 기사와 관련 없는 사진 / 이하 셔터스톡

A 씨는 다음 날인 28 '어제 글 쓴 변리사, 후기 올린다'라는 제목의 글도 추가로 등록했다.

그는 "어제 술 먹고 집 앞에 호텔에서 한숨 자고 들어갔더니 들어가자마자 (아내가) '어디 갔다 왔냐', '술은 왜 이렇게 비싼 거 먹었냐'라며 엄청 뭐라 하더라. 카드는 아내 명의로 돼 있다"며 "다른 건 모르겠는데 술 비싼 거 먹었다는 말에 너무 열이 받았다. 친구랑 둘이 마시면서 20만 원 안 되게 나왔는데 달에 700씩 가져다주는 내가 그거 하나 못하나 싶더라"고 했다.

'월 700만원 버는데 용돈 40만원 받습니다. 설거지론 봤습니다'

이어 "그래도 삭히면서 그동안 모은 돈을 보여달라고 했더니 8000만 원이 있었다"며 "7년 동안 열심히 일해서 나한테 남은 건 월셋집과 중고 소나타와 아내가 타고 다니는 벤츠 할부 남은 것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조용히 일어났다"며 "오늘 이혼 전문 변호사인 친구 만나서 조언 한 번 받아보려 한다"고 했다.

'월 700만원 버는데 용돈 40만원 받습니다. 설거지론 봤습니다'

A 씨가 말한 '설거지론'은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새롭게 등장한 신조어다. 청년 시절에 연애를 미루고 공부해 고소득 직장을 얻은 남성들이, 젊었을 때 문란한 시절을 보낸 여성과 결혼하게 되는 경향이 있다는 주장이 담겨 있는 말이다. 설거지에 쓰이는 세제에 빗대 '퐁퐁남', '퐁퐁단' 등의 속어까지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