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비 시해, 생각보다 간단해…” 일본 외교관의 명성황후 암살 고백 편지 발견됐다
2021-11-17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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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매체 아사히 신문이 보도한 내용
을미사변 당시 일본 외교관이 쓴 편지 발견
명성황후 시해 사건인 을미사변 실행그룹 중 한 명인 일본 외교관이 “우리가 왕비를 살해했다”고 밝힌 편지가 126년 만에 발견됐다.

일본 아사히 신문이 "당시 일본 조선공사관 영사관보였던 호리구치 구마이치가 쓴 편지 8통을 발견했다"라고 지난 16일 보도했다. 이 편지에는 명성황후 시해 사건 경위가 상세히 기록된 것으로 파악됐다.
호리구치는 을미사변 다음날인 1895년 10월 9일 자 편지에 사건 현장에서 자신의 임무를 상세히 기술했다. 그는 “진입은 내가 담당하는 임무였다. 담을 넘어 오쿠고텐(奧御殿·귀족 집의 안쪽에 있는 침소)에 이르러 왕비를 시해했다”라며 “생각보다 간단해 오히려 매우 놀랐다”고 소감까지 적었다.

해당 편지는 일본 나고야에 사는 우표·인지 연구가인 일본계 미국인 스티브 하세가와가 고물상에서 입수했다. 글자는 재일 역사학자 김문자 씨가 판독했다.
을미사변은 1895년 10월 8일 일본 육군 중장 출신 미우라 고로 일본공사의 지휘로 일본 군인, 외교관 등이 경복궁을 기습해 명성황후를 암살한 사건이다. 하지만 1876년 일본에 유리하게끔 맺은 강화도 조약으로 당시 살인범들에게 조선의 재판권이 미치지 않았다. 사건 다음 해인 1896년 1월 일본 육군 장교 8명은 일본 군법회의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호리구치 등 48명은 증거 불충분 등을 이유로 석방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