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기 현장서 자리 떠난 여성경찰' 두고 현직 경찰이 남긴 말... 직딩들 분노 대폭발했다
2021-11-22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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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기 난동 벌이는 피의자 두고 자리 떠난 여성 경찰
'블라인드'에 현직 경찰이 올린 내용
현직 경찰이 '인천 층간소음 흉기 난동 사건'에 대해 평가한 글이 이목을 모았다.

22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여자 경찰사건 개인적 견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자신을 현직 경찰이라고 소개했다.

작성자는 “인천 여자 경찰을 옹호하는 건 아니지만 경찰이라는 직업 자체가 법률의 테두리 안에서 이뤄지는 ‘직장인'이다"라며 “사명감은 물론 있어야 한다. 하지만 추상적인 언어가 현실의 벽 앞에 부딪혀 본 경찰들은 공감하지만, 일반 시민들은 공감 못 할 것이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칼을 들었다는 신고에 경찰은 얼마나 많이 출동해봤을까?”라며 “절대 그 현장을 보기 전까지는 아무도 그 상황을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양평 흉기 난동 사건 때 가해자가 칼 들고 저항하는데도 바로 경찰이 총 못 쏘는 건 안 보이냐"라며 "그게 우리나라 법의 현실이다. 차라리 삼단봉으로 대응하다가 칼에 한 번 찔리는 게 낫다. 서로 누가 먼저 총을 쏴서 독박 쓰길 엄청 바랐을 거다"라고 주장했다.
또 “빌라 구조가 어떻게 되어 있는지는 모르지만 좁은 공간에서 칼을 든 (이에 대한) 두려움은 어마어마하다”라며 “영화에서처럼 총을 든다고 칼을 든 피의자가 순순히 두 손 들고 일어나지 않는다”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현장을 직접 경험한 당사자가 아니고서야 그 위급함을 설명할 수 없다”라며 “사건을 비난하는 것은 자유지만 그렇게 깎아내리는 것에 힘을 쓰기보다 공권력이 약한 것에 힘을 더 싣도록 도와주었으면 좋겠다”라고 당부했다.
작성자는 해당 글이 논란이 되자 "개인적인 문제와 조직 안의 문제가 같이 있다는 걸 얘기하고 싶었다”라고 해명했다.
블라인드에서 이 글을 공유한 네티즌들은 "현직 경찰관인데 전혀 동의를 못 하겠다", "세월호 선장도 그럼 봐줘야 하나", "어떤 직업이든, 사명감까지는 아니라도 책임감은 있어야 한다" 등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한편 인천 층간소음 흉기 난동 사건은 지난 15일 오후 인천 남동구의 한 빌라에서 층간소음 갈등으로 인해 A(48)씨가 아래층 일가족에게 흉기를 휘두른 사건을 말한다.

당시 현장엔 남성 경찰 1명과 여성 경찰 1명이 도착했다. 남자 경찰이 3층 거주자이자 신고인인 남성 B 씨와 건물 밖에서 신고 내용에 대해 듣는 사이, 여성 경찰은 3층에서 B 씨 아내와 딸을 진정시키고 있었다. 이때 4층 집으로 돌려보냈던 A 씨가 흉기를 들고 내려와 신고인 아내와 딸을 흉기로 공격했다. 여성 경찰은 A 씨를 제압하는 대신 도움을 요청하려고 1층으로 내려갔다. 두 경찰이 무전으로 지원 요청을 하며 1층에 머물러 있는 사이 B 씨가 3층으로 급히 올라가 몸싸움 끝에 A 씨를 제압했다.
목에 치명상을 입은 B 씨의 아내는 병원으로 급히 이송됐으나, 지난 20일 병원에서 뇌사 판정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