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다 캐리어가 똑같아요?” 아미들이 똑같은 캐리어로 통일한 이유 [LA 현장취재]

2021-11-27 15:31

add remove print link

방탄소년단 콘서트 보러 LA로 향한 아미들
보라색 캐리어로 '아미 정체성' 드러내

따로 아미(방탄소년단 공식 팬클럽)냐고 물어볼 필요도 없었다. 미국에 출발하기 전부터 인천국제공항에는 캐리어만으로 아미를 판별하고 대화를 나누는 이들의 웃음소리가 가득했다.

방탄소년단 LA 콘서트 현장 사진 / 빅히트 뮤직
방탄소년단 LA 콘서트 현장 사진 / 빅히트 뮤직

27일(현지 시각) 방탄소년단의 대면 콘서트 'BTS 퍼미션 투 댄스 - LA'가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다. 한국에서도 이 공연을 보기 위한 팬들의 출국이 이어졌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많은 하늘길이 막히면서 공항은 약 2년 동안 꾸준히 한산한 상태를 유지했지만 방탄소년단의 콘서트를 앞두고는 아니었다. 미국행 비행기에 탑승하려는 승객들로 공항은 오랜만에 활기를 띠었다.

특히 눈에 띄는 건 캐리어였다. 방탄소년단을 상징하는 보라색 캐리어들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대부분이 같은 브랜드, 같은 디자인의 캐리어를 끌고 공항에 나타났기 때문.

아미들의 보라색 캐리어 / 사진=LA(미국) 정진영 기자
아미들의 보라색 캐리어 / 사진=LA(미국) 정진영 기자

한 아미는 "방탄소년단과 컬래버레이션한 캐리어이기 때문에 많이들 사용하는 것"이라고 귀띔했다.

아미들에게 사랑받은 캐리어는 가방 브랜드 쌤소나이트 레드가 방탄소년단의 노래 '다이너마이트'를 이용해 출시했던 컬렉션. 레트로 팝 무드를 풍기는 보랏빛 캐리어로 기내용으로 제작된 연보라색 캐리어에는 영문으로 아미(ARMY)가 각인돼 있다.

모두 같은 캐리어를 들고 다니면 도착해 짐을 찾을 땐 어떻게 구분할까. 한 팬은 "자신만의 개성을 담은 '참'으로 구분한다"고 설명했다.

쌤소나이트 레드의 BTS 다이너마이트 컬래버 캐리어 / 쌤소나이트 공식 홈페이지
쌤소나이트 레드의 BTS 다이너마이트 컬래버 캐리어 / 쌤소나이트 공식 홈페이지

참은 가방 등에 달고 다니는 장식품을 일컫는 말. 실제 많은 팬들이 'BTS' 문구가 적힌 네임택이나 방탄소년단을 상징하는 여러 참들로 트렁크를 장식해 놓고 있었다. 특히 방탄소년단 멤버들이 디자인과 세계관 설정 등에 참여한 캐릭터인 BT21 관련 장식품들이 많았다.

이 외에도 방탄소년단이 앰베서더로 활동하고 있는 루이비통 가방 등으로 아미라는 자신들의 정체성을 은은하게 드러낸 팬들도 있었다. 공항에서 만나 가방으로 서로를 알아보고 이것을 인연으로 비행기에서도 웃음꽃을 피우는 이들도 있었다. 아미라는 정체성을 보여주는 가방 하나가 국적, 인종, 나이를 초월한 커뮤니케이션을 성사시키는 광경은 실로 놀라웠다.

home 정진영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