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현장취재] “'AMA'에서 정국이 하려던 말이 뭐였어요?” BTS가 솔직하게 답했습니다 (일문일답②)

2021-11-29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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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A'에서 수상소감 이야기하다 끝맺지 못했던 정국
'포커스 온' 그 뒤 진짜 하려던 말 공개

"우리는 앞으로 집중하고 싶습니다. 그러니까, 음…(We wanna focus on…)"

28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소파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앞서 포즈 취하고 있는 방탄소년단 멤버들. 뷔, 슈가, 진, 정국, RM, 지민, 제이홉(왼쪽부터) / 이하 빅히트 뮤직
28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소파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앞서 포즈 취하고 있는 방탄소년단 멤버들. 뷔, 슈가, 진, 정국, RM, 지민, 제이홉(왼쪽부터) / 이하 빅히트 뮤직

지난 21일(이하 현지 시각) '포커스 온'이 온 SNS를 장악했다. 이 날 정국이 '2021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에서 올해의 아티스트상을 받은 뒤 미처 끝맺지 못했던 수상 소감의 마지막 말이었기 때문이다. 뒤에 하고 싶은 말을 잊은 듯 살짝 버벅이는 정국을 본 멤버들은 소감을 빠르게 마무리해 달라는 관계자의 요청을 보곤 정국을 웃으며 끌어냈다. 정국은 '포커스 온(focus on)'을 향한 뜨거운 관심을 의식했는지 이 날 방탄소년단의 공식 트위터에 "포커스 온 아미(방탄소년단 공식 팬클럽 이름)"라는 글을 남겼다.

정국은 28일 방탄소년단의 콘서트가 열리는 미국 로스앤젤레스 소파이 스타디움에서 '포커스 온' 뒤에 실제 하고 싶었던 말에 대해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콘서트에 오지 못 한 아미들이 많다. LA 이후 추가 공연 계획이 있나.

정국="우리도 오지 못 한 아미분들을 뵙지 못해 아쉽다. 우리도 얼른 공연을 더 할 수 있게 됐으면 좋겠다. 지난 2년여 동안 한번도 직접 뵙지 못했기 때문에 이곳저곳 찾아가서 많은 공연과 퍼포먼스, 무대를 보여드리고 싶은데 상황이 상황인지라 아쉬운 마음뿐이다. 일단은 우리를 보러 와 주신 아미분들을 위해 열심히 공연을 하겠다. 그리고 하루빨리 직접 뵙는 순간이 오길 바란다. 가수로서 제일 원하는 것 가운데 하나다."

방탄소년단 멤버 정국
방탄소년단 멤버 정국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에서 수상 소감이 크게 화제가 됐다. "포커스 온" 뒤에 하고 싶었던 말이 뭔지 알려줄 수 있나.

정국="'포커스 온' 뒤에는 많이 부끄럽지만. 세 단어밖에 없었다. (웃음) 원래는 '포커스 온 엔조잉 에브리 모먼트'(focus on enjoying every moment, 모든 순간을 즐기는 데 집중하겠다)가 원래 하려던 말이다."

방탄소년단 멤버 슈가
방탄소년단 멤버 슈가

-방탄소년단은 항상 고민하면서 성장해온 것 같다. 과거에 노래들로 두려움 같은 감정을 표현한 적이 있나. 지금은 그것에 대해 어떻게 느끼나.

슈가="그때와 비교해서 두려움과 망설임이 완전히 해소가 됐느냐고 하면 그렇지는 않다고 할 수 있다. 이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두려움과 망설임은 언제나 공존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그때와 현재 달라진 것은 그 사이에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이 있었다는 것이다. 팬데믹 상황을 겪고 나서 멤버들끼리 입을 모아 얘기했던 게 '왜 그때 그 순간을 즐기지 못했을까'였다. 막상 즐기고 싶어도 그럴 수 없는 상황이 오니 우리에게 주어진 것을 온전히 받아들이지 못하고 두려워하고 무서워했던 때가 생각났다. 그래서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에서의 대상(올해의 아티스트상)은 진심으로 기뻤다. 약 2년 만에 관객들과 직접 만난 것도 무척 기뻤고 좋은 결과도 얻어서 기뻤다. 전과 마음가짐은 같지만 조금 더 즐길 수 있게 돼 한편으로는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계속해서 전성기(화양연화)를 보내고 있는데.

슈가="화양연화라는 표현을 해주셨는데 무척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우리가 미국에서 어떤 인터뷰를 하더라도 어떤 매체나 우리에게 '어떻게 그렇게 열정적인 팬덤과 함께 활동을 할 수 있느냐'는 말을 한다. 아미 여러분들이 함께해 주신 덕에 이렇게 오랫동안 계속 활동할 수 있는 것 같다. 어제(27일) 공연을 하면서 아미들의 목소리 때문에 우리가 살고 있단는 걸 다시 한번 깨달았다."

방탄소년단 멤버 RM
방탄소년단 멤버 RM

-지난해부터 세계 곳곳에서 아시아인들을 향한 혐오가 표출되는 일이 벌어졌다. 이러한 '아시안 헤이트'에 대해 방탄소년단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나.

RM="항상 굉장히 큰 책임감을 느낀다. 아시아인으로서 외국에서 태어나 자라지는 않았지만 아시아인으로서의 장벽을 느낀 적은 있다. 어떤 장벽은 눈에 선명하게 보이지만 어떤 장벽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아시안 헤이트와 함께 그동안 우리가 걸어온 길을 생각해 보면 우리가 하는 음악과 받는 상들이 외국에 살고 있는 아시아 사람들에게 큰 힘이 되고 있다고 하더라. 그런 힘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영광으로 생각한다. 우리가 아시안 헤이트에 대해 목소리를 낼 수 있다면 내고 싶고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들을 하고 싶다. 질문 감사하다."

방탄소년단 멤버 제이홉
방탄소년단 멤버 제이홉

-큰 성공을 거뒀음에도 항상 겸손한 자세를 유지하고 있는데. 그런 일이 어떻게 가능한지.

제이홉="성공에 기준을 많이 안 두려고 하는 편이다. 요즘 드는 생각인데 어떤 기준을 세우면 그것에 다다르려고 굉장히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게 되는 것 같다. 그래서 지금 하는 일들을 열심히 하고, 현재의 내 삶과 상황, 기분을 잘 느끼면서 만족하면서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렇게 하다 보면 노력에 대한 결과물들도 자연스럽게 나올 거라고 믿는다. 성공에 연연하지 않고 평정심을 유지하려고 정말 노력하고 있다."

RM="나도 여기에 대해 한마디 하고 싶다. 성공을 100%라고 하면 50%는 아미의 덕이다. 그리고 멤버들 각각 5%의 지분을 가진다고 본다. 그렇게 되면 85%다. 나머지 15%는 하이브(방탄소년단의 소속사)와 빅히트 뮤직(하이브의 레이블)이 노력해서 채워주는 부분이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트로피를 하나 받는다면 거기에서 내가 차지하는 지분은 작은 끄트머리 정도다. 그렇게 생각을 하는 게, 어떠한 성공을 내가 만든 것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만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게 내 자신을 겸손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만든다. 그게 이 일을 하면서 살아남기 위한 중요한 요소인 것 같다."

home 정진영 기자 story@wikitree.co.kr